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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훈훈레전드] 저는 다시 태어나도 이 시댁으로 시집 올겁니다! 본문
아...... 이야기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하는거임?
일단 난 올해 삼십년 쪼끔 넘긴 결혼 2년차 주부.. 컥 아니지 아니지
햇수로 3년차 주부임..
여러 글들을 보니 뭐가 없으면 음슴체로 쓴다던데 나는 아직 아이가 없으므로 음슴체를 쓰겠음요 ㅋㅋ
제목 그대로입니다. 제가 지금 저희 시부모님의 며느리임에 너무 감사한 이유,
시부모님과의 기억에 남는 일들 몇가지 적어볼게요..
##에피소드1##
결혼전 상견례 자리.
나 편모 밑에서 자랐고 그래서 나,엄마, 그리고 신랑과 신랑 부모님이 자리를 같이했음.
아~ 참고로 나는 무남독녀 외동딸임 ㅋ
여느 상견례 자리가 그렇듯 이런저런 담소가 오가고
저희 시어머님께서 말씀하시길....
하나 있는 딸 시집 보낸다 서운하게 생각지 마시고, 아들 하나 더 얻는다 생각하세요~
저희도 딸들만 다섯이라 아들 다섯명 얻었습니다~ 호호호호~~
저희야 딸도 아들도 많지만 궁둥이(신랑께서 부르는 내 애칭중 하나) 어머님은 궁둥이 하나뿐이니
나중에라도 깽깽이랑(우리 신랑 애칭중 하나)궁둥이랑 데리고 같이 사셔요~
하시는게 아니겠어요??
글 읽는 분들은 뭐 저게 뭐?? ㅇ.ㅇ? 하실수도 있게지만.. 우리 신랑도 시댁에서 하나뿐이 없는
아들인데, 저렇게 말씀 해주셔서 저희 엄마 돌아가시는 길에 무척 감격하셨어요. ㅎㅎ
울 신랑이 집에서 막내라 시부모님 연세도 있으신 편인데.. 저런 사고방식을 갖고 계심에
가끔씩 놀랄때가 많아용~ 참고로 저희 어머님 정말 쿠울~~ 하십니당 ㅋㅋ
##에피소드2##
그렇게 우린 결혼을 했고 신랑이랑 알콩달콩 매우 잘 살고 있어요 네네~
결혼후 몇번 겪지않은 명절이지만.. 명절은 하는거 없이 참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머 제가 하는거라곤 잔설거지뿐이지만.. 형님네 식구들에 조카들에 할튼 다 모이면은
2~30여명?? 할튼 입이 떡 벌어져요~
무튼.... 식구들이 한꺼번에 앉아서 밥을 먹기는 하지만 좀 불편하게 낑겨앉아서
먹어야해요.
그러면 어머님은 꼭 같이 식사를 안하시고 가족 일부가 식사 먼저 끝내시고 일어나시면 그제사
앉아서 드세요.. 그리고 천~천~히 매우 천~천~히 모든 분들이 식사를 끝내고
다른 방으로 들어가시거나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실때까지 그때까지도 식사를 하고계세요..
얼렁얼렁 치우고 설거지를 해야는데 말이죠.............
그 이유인 즉슨, 바로바로바로 느려터진 저의 식사속도를 맞추기 위함이지요.... ㅠ
네~ 제가 좀 많이 느려요~ 어우~ 마돈~나 느려.. 아하하하하 ㅋㅋ 요거요거 재밌었는데 ㅋㅋ
에궁 아뭏든 밥이든 뭐든 입으로 들어가는건 정말 다 늦게 먹어요
저도 왜 그런진 모르겠지만 좀만 급하게 먹으면 체하기도 잘 체하고요,
어쩔땐 제 자신이 답답할때도 있지만 씹을께 아직 입에 남아있는데 도저히 못넘기겠어요 ㅋㅋㅋㅋ
값비싼 뷔페 가면 제일 좋아하는게 야채습 양송이습 막 이런거에용 ㅋㅋ
안씹고 그냥 넘겨도 대 아오 죠아~ㅋㅋㅋㅋㅋㅋ
여튼 그런 저땜에.. 식구라곤 하지만 저에겐 어려운 시댁 식구들인데 그분들 다 드시고 저 혼자만
덩그라니 밥상을 지키며 먹고 있으면 제가 급하게 먹거나 많이 못먹거나 할까바..
어머님은 그렇게 저와의 밥먹는 속도까지도 맞춰주면서 식사를 하고 계셨던거에요....
한숟가락 양의 밥을 몇번씩 몇번씩 젓가락으로 나눠서 다른 반찬들과 드시며..
저희 어머님 원래 폭풍식사 하시는 분이거든요.. ㅎㅎ
가끔 저희 내려갈때 제가 좋아하는 게찌개 해주시는데요, 두분은 폭풍식사 하시니 먼저 드시고
축사 가서 소 밥 주고 올테니 천천히 먹고싶은만큼 먹어라~ 하시며 자리 비켜주세요..
##그 외##
위에도 언급했듯 저희 형님이 다섯분이세요, 결혼전 솔직히 주변에서 걱정들 많이 하셨었어요.
형님들이 제게 한마디씩만 잔소리 하셔도 다섯마디가 된다고, 견딜수 있겠냐고, 걱정 안되냐고....
제가 성격이 좀 긍정적인 편이라 내가 잘하면 되지 뭐~ 라는 생각으로 무턱대고 시집 왔는데요,
저희 형님들.. 와~ 정말정말 제게 잘해주세요. 제가 날짜관념도 정말 없고 그래서 생신도 못챙겨드리고 전화도 또 자주 못드리고 하는데요, 항상 문자나 통화나 할때보면 우리이쁜올케 이쁜올케~ 라면서 꼭꼭 이쁜이라는 말씀을 넣어주세요.
제가 이쁜것보다 이런 소리 듣고 남동생한테 더 잘하라는 형님들의 지혜로우심일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늘 감사하고 그러네요..
요번엔 큰형님께서 보약도 지어서 보내주셨어요. 아가 잘 서는 약은 아니니 깽깽이도 같이 먹어도 되지만 깽깽이는 살쪘으니 되도록 주지 말고 궁뎅이 약한것같으니 너만 먹으라시며.... ㅋㅋ
결혼한지 2년이 넘어가는데 아직 아이가 없어서.. 시부모님 연세도 있으신데.. 너무 죄스러운 맘에
얼마전엔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었어요.
제가 어머니이임~~~ (어른들껜 좀 코 막힌 소리를 마니 해요;; ㅎㅎ) 하고 불렀더니..
저희 어머님 말씀하시길.. 왜?? 반찬 떨어졌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역시 쉬크하신 저희 어머님.. 아 이 얘기 적으니 또 다른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작년 부활절에 어머님 아버님 교회에서 세례를 받기로 몇달전부터 약속을 했었거든요..
근데 날짜가 다가오면서 달력을 보니 그때가 또 정말 친한친구 애기 돌인거에요 ㅠ.ㅠ
흐엉 흐엉 이런 난처할때가.. 시댁이 독실한 크리스찬이라서.. 어머님께 어떻게 말씀드려야 하나
혼자 끙끙 앓다가 어렵게 전화를 드렸었지요..
또 어머니이이임~~ 저 그때 부활절날 여차여차해서 못갈거같은데 구구절절 뭐라뭐라 찡얼찡얼
그래서 어떡하냐~ 못가겠다~ 죄송하다~ 정말 어렵게 말씀을 드리니 어머님 딱 한마디 하심.
그래라~~?? 어우 그 쿨하신 말투.. 들려드리고싶음 ㅋㅋ
결혼전에도 두분다 좋은분인줄 알고있었지만 결혼후에 그 크신 사랑 너무 충만하게 느끼고 있어요
입버릇처럼 신랑한테 하는 말이.. 내가 다음생에 태어나면 오빠랑 또 결혼하는건 생각좀
해볼테지만.. 우리 아버님 어머님 며느리로 또 들어가서 살고싶다고..
딸이면 더 좋겠지만 그럼 우리 엄마가 서운해하시니.. ㅋㅋ
그럴때마다 우리신랑.. 그럼 나도 다음생에 우리부모님 아들로 태어나서 너랑 또 결혼하지??
이래요 ㅎㅎ
판 즐겨보는 편인데.. 보면 참 신기하고 이해안가고 그런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특히 '시'자 붙은 사람들요..
그런거 보면 아직 미혼인 분들 걱정부터 앞서 결혼하기 싫어질것같아요 ㅎㅎ
세상엔 꼭 그런 시부모님 시누이 남편만 있는게 아니란걸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우리 시부모님 형님들 남편.. 막 자랑하고 싶기도 했구요~ ㅎㅎ
아 마무린 어떻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 난감하다고 ㅋㅋ
이런거 너무 뻘쯤해 아오 ㅋㅋㅋㅋ
다들 안녕요!!
+++추가
아 그리고.. 음 그 저기 궁금해하시는거 ㅋ
전화드려서 어머니임~ 하고 부르니 어머님께서 왜? 반찬 떨어졌냐??
하시고 그 담에요, ㅋㅋ
순간 웃음이 나서 어머님하고 같이 잠시동안 웃다가요, ㅎㅎ
좋은 소식 빨리 못들려드려 너무 죄송하다.. 면서 울먹거리며 말씀 드렸었어요..
그러자 어머님께서 그런거 신경 쓰면 더 애 안들어선다~ 니들 재밌는 신혼생활
오래오래 하라고 하나님이 조금 천천히 주시나부다~~ 아이는 하나님이 알아서
적당한 때에 주시는거니 마음 갖지 마라~ 셨어요..
저 추가글 올리는 길에 한가지 또 생각난거 올려도 대요?? ㅋㅋ 아이고 혼자 신나따 ㅋㅋ
저랑 신랑이랑 시댁에 내려갔다가 점심 먹고 피곤해서 잠깐 자고있었어요.. 달콤한 낮잠 ㅋ
어머님은 잠깐 어디 가시구요..
근데 시댁 근처에 저희 형님중 한분이 사시거덩여??
오셔서 대충 둘러보시곤 아무도 없는것같으니깐 시댁에 전해줄것만 놓고
그냥 가셨나봐여.. 그리구선 어머님께 애들 어디 갔냐고 그러셨나봐용 ㅋㅋ
저희 일어나고 얼마 안대서 어머님 오셔서 그 말씀 해주시더라구용..
그래서 너희 잔다 소리 하기 싫어서 그냥 어디 드라이브 갔나부다~ 라고 하셨다구요..
네 그래요, 마쟈요, 저희 어머님.. 당신은 아무렇지도 않으시지만 혹시나 당신 딸들이
하나밖에 없는 며느리 그런걸로 책 잡진 않을까 하는 마음에 낮잠잔것도 돌려서 말씀
해주신거에요..
사소한 일 하나하나에도 그렇게나 마음 써주시는 배려심이.. 그 지혜로우심이..
정말정말 저도 너무 닮고싶어요..
정말 하나하나 제가 감동 먹었던거 다 써내려갈라면 해도해도 써도써도 끝이 없겠네요 ㅋ
아무쪼록 모두들.. 저처럼 평온~ 하고 사랑 충!만! 한 시댁 만나셔서 행복하게 사세요~~
모두들 그럼~ 즐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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