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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빡침 레전드 - 아침밥 때문에 두달 넘게 전쟁 중이네요 본문
인터넷에서 분기별로 한번씩은 보던
아침밥 문제를 제가 겪을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현재 결혼 한지 1년 조금 지났는데요
결혼 직전에 개인적인 일 때문에 직장을 몇달간 쉬었고
결혼 하고나서도 몇달 쉬다가
3~4개월 전부터 친언니 회사에서 일을 시작하고 있어요
물론 신혼때는 어차피 하는 일이 따로 없으니
아침에 일어나서 밥 안치고 씻고 찬 준비하고
깨워서 같이 밥 먹고 출근 시키고 나면 청소하고
저녁 전에 장 보고 퇴근 시간 맞춰서 식사 준비도 하고 했죠
헌데 저도 이제 일 시작한 참이고 하다보니 시간이 참 안 맞더라구요
저는 8시 출근 7시 퇴근이고 신랑은 11시 출근 10시 11시 퇴근인데
보통 퇴근 하면서 장보면서 신랑하고 통화하고
밥 안 먹었다고 하면 저녁에 찬 준비하면서 조금 덜어서 전 요기하고
청소하고 씻고 언어공부 하다가 신랑 퇴근 시간쯤 되서 밥 차려 놔요
그럼 신랑 도착해서 씻고 밥 먹으면 11시 12시인데
전 졸려서 뒤로 넘어가요 대충 몇마디 거들다가 밥 차려주고 수저 뜨는거보고
잠들고 아침에 일어나서 설거지 해놓고 밥 새로 안치고
씻고 출근하면서 취사 눌러 놓고 나와요
찬은 그냥 저녁에 먹던거 일때도 있구요
아침에 덜 바쁘면 계란말이라던지 두부부침, 스팸부침 이런거 해놓고요
신랑도 별 문제없이 받아들였고 서로 익숙하게 여겼어
헌데 두달도 전에 시부모님이 서울에 잔치가 있어 올라 오셔서 이틀 주무시기로 했는데요
신랑이 출근 전에 시부모님 픽업해서 잔치에 모셔다 드리고 출근했고
제가 퇴근하면서 모시고 저희집 오면서 식사도 밖에서 하고 들어왔어요
이부자리 봐드리고 신랑 찬까지 할 엄두가 안나길래 저녁은 먹고 들어오라고 했고
신랑 오는거보고 대충 시부모님이랑 이야기하다가 2시 넘어서 잠들었구요
새밥, 새국 없음 안 되시는 시아버지 덕에
아침 6시 조금 넘어서 일어나서 밥 취사 누르고 국도 끓였어요
조미김, 시금치하고 무나물 식탁에 올렸고 계란말이하고 시댁서 가져온 깍두기 올리고
전날 저녁에 식당에서 소불고기 포장 해온거 뚝배기에 올려놓고 씻으러 들어 갔네요
머리 감고 세수하고 나오면서 신랑 깨웠고 밥 다되가니까 뚝배기 불 켜고
밥 다 되면 좀 차려 드리라고 하고 저는 옷 갈아 입었구요
나는 머리에는 물이 뚝뚝 떨어져도 다 닦지도 못 하고 바둥거리는데
신랑이 짜증내면서 좀만 더 있다가 하니까 맘이 급해서 나 짐 나가야해 빨리 하고 크게 소리내고
신랑은 알았다고 하고 일어났구요
물 뚝뚝 떨구면서 집 밖으로 나섰는데 차키를 안들고 나와서 집에 다시 올라갔더니
신랑은 침대 누워있고 시어머니가 밥 퍼서 두분이 드시고 있길래
답답하드라구요
그래서 신랑한테 왜 다시 자냐 한 마디 했는데
갑자기 큰 소리가 나더니 머리에 뭐가 부딪히더라구요
시어머니는 등뒤에 있었구요
정신이 멍해서 뒤 도는데 바닥에 숟가락 굴러다니고
순간 상황 파악이 안되서 당황 했네요
본인 아들한테 아침부터 큰 소리한다고 제 머리를 밥 먹던 숟가락으로 때린거였어요
너무 어이없죠?
저도 당시엔 너무 당황해서 어버버하는데
시어머니 그냥 우린 오늘 갈란다 하고 짐 싸고 있고
저도 황당하고 어이없어 출근한다하고 나왔구요
저녁에 들어오니 남편이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회사에 하루 휴가내고 시부모님 모셔다 드리고 왔다 하길래
아 그래 하고 넘어가는데
대뜸 자긴 서운하다 하는거예요
그 밥 한끼 제대로 못 차려줘서 밥도 안 먹이고 쫓아내냐하면서
내 부모 아니라 니 부모였어도 그러겠냐 하는데
싸움거는거냐고 내 부모였으면 딸 고생한다고 밥도 차려줬을거라고
누가 아침부터 일하러 가는 자식 머리통을 밥 먹던 숟가락으로 때리겠냐고
대체 누가 누구한테 서운해야하는거냐고
내 부모 니 부모 나눌거였으면 니 부모 아침밥은 니가 차렸어야 맞는거 아니냐
했더니 신혼때는 아침, 저녁 잘 차려주더니 하는게 없다 소리 하길래
집에서 놀고 먹으면서 밥 해주는게 뭐가 어렵냐
해주겠다 너도 다신 어디가서 돈 벌어 오라 마라 소리 말라하고 집에 들어앉아버렸어요
친언니네서 일 하는거다 보니 사정 설명했고
하청업체식으로 신랑 출근 시키고 시간 날때마다 일해서 보내고 건당 수입이구요
신랑은 아직 일 하는지 모르고 있구요
그렇게 두달가량을 아침, 저녁은 일단 꼬박 챙겨주니 좋다 좋다 하더니
당장 가계부 계산기 두들겨보니 아쉬운지 오늘 슬쩍 말 꺼내는데
일 다시 했으면 좋겠다네요
개그 아닌가요?
나 일 보내면 아침, 저녁은 어쩌려고 가정부라도 구할까? 하니
그냥 자기가 라면 끓여 먹겠데요
당장 집대출에 차유지비, 폰 할부, 세금, 적금, 가족계, 친구계, 경조사비 등
나가는게 많다보니 혼자 벌어서는 쪼달리기도 하겠죠
헤어질거 아니면 서로 양보하고 살자 하는데
뉘앙스가 미묘하게 기분 나빠 이혼 소리 꺼내줘서 고맙다하고 집 나와서
피시방에 와 있네요
추가글을 써요
그 새벽에 너무 화가 난 채로 온 곳이 피시방이고
컴퓨터가 눈 앞에 있다보니 속풀이라도 하자 싶어 글을 썼어요
하고 싶은 말은 천가지 만가지였지만
많이 흥분 해 있는 상태에 키보드를 누를 때마다 손가락도 바들바들 떨리다보니
그냥 너무 대충 글을 쓴 듯 해서 죄송해요
글 확인하다보니
일이 말도 안되게 너무 커진듯 해 대략의 추가 글은 있어야 할듯해서
다시 글을 남겨요
우선 저는 결혼 초에 시부모님과 트러블이 있어서
남편에게 시부모님과 크게 접점은 만들지 않을거라고 이야기 해 둔 상태예요
두분다 독불장군 스타일이시고
시어머니가 자해 하는 스타일(어릴적 식모살이 간 집에서 학대를 받아 생긴 후유증)이라
그저 마주치면 서로 식사하고 대충 대화 하고 헤어지고 해요
헌데 결혼 초에 시아주버님 사업 문제로 저희한테 금전적으로 도와 달라 한 걸 거절 했다가
어머님이 볼펜으로 당신 손등과 팔을 찍거나 하는 등의 일이 있었고
제가 너무 놀라 쇼크가 오고 한적이 있어서 겉으로는 어머니 대접 해 드리지만
아예 트러블이 있을만한 요소에서는 저도 무시를 하는 편이예요
당일에도 이런 문제에 당황 한 것도 사실이고 가신다고 짐 싸는데 따라 들어가서
언성 높여봤자 더 최악의 상태가 올 거라 생각해서 그냥 자리를 떴어요
병원 심리치료도 다니고 예전에는 더 심했는데 아픈 분이다, 치료중이다를 상기 하다보니
저도 시어머니 태도에 무뎌졌을진 모르겠지만 제 입장에서도 적당히 무시하는거로
밸런스를 맞추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제 글 역시 아픈 시어머니보다는 신랑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는데
아무런 설명이 없었던 점은 사과 드리고 싶어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시어머니가 한 행동이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건 알아요
잘못 된 행동이지만 환자이기도 하니 어느정도 이해하고 무시하고 하면서 적당히 넘어가고 있어요
글로 하고싶은 말을 다 표현한다는게 참 어렵네요
했던 이야기 또 하고 하는 거 같아도 오죽하면 하는 마음으로 이해해주세요
아무튼 신랑과의 이야기에 관해서예요
시부모님 내려 가신 저녁에 쫓아내냐고 했던 말이나 니부모 내부모 발언이나
그 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간신히 버텼는데 그런 소리 들으니 기분이 나빴고
저도 적당히 되받아치면서 생각을 다잡았어요
이제 겨우 1년 살았는데 이런 이유로 이혼 운운 하는건 너무 섣부르다 싶었어요
그래도 4년 넘게 연애하다 죽을때까지 같이 가자고 한 결혼이니까
서로 아껴주고 배려하고 배워가면 된다라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아침 저녁 차리니 마니 하길래
일 그만 둔다고 하고 집에 앉아 살림 하면서 여가 시간 쪼개
프리로 신랑 몰래 일을 시작했어요
우선은 신랑이 눈치있게 스스로 알아줬으면 했거든요
저라고 좋아서 일 그만둔다하고 아침저녁 해다 바친건 아니예요
제가 아침, 저녁 꼬박 차리면서 집에 있는 동안
제가 일을 했을 때와 안 했을때의 상황도 남편 스스로 가계 상황을 파악하거나 하는
눈을 길렀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어요
무턱대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면서 서로 싫은 얼굴 하기 싫었거든요
그래서 신랑에게도 몰래 일을 시작한거였어요
어차피 빠듯하니 남편이 깨닫고 맞벌이 하면서 가계 키워 나가자 했으면
저도 사실은 부업식으로 하고 있었다 하면서 가계부 부족한거 매꾸고
서로 배려하고 잘 살자 하고 훈훈하게 끝내는 모습을 상상한거였는데 빗나갔네요
일 다시 시작 했으면 좋겠다고 했을때도 돈이 쪼들리니까 일 해라는식의 말이여서
가정부라도 구할까? 하고 비꼬았더니 라면 끓여 먹고 다니겠다는 말에
저는 아, 이젠 배우자로서 존중 받지 못하는구나 싶었구요
헤어질거 아니면 서로 양보하자는 소리가 니가 감히 이혼 이야긴 못 꺼낼껄 하면서
평소에 얼마나 날 깔보고 있었던걸까 하는 생각에 저도 결심을 굳히기 시작 했어요
많은 분들이 생각하신 것 만큼 아직 그 사람의 아내로 있고 싶기 때문은 아니예요
다시 이야기를 해 보고 나서도 최악의 상황으로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고
느껴지면 저 역시도 저에게 옳은 선택을 할거예요
그저 너무 억울한 일이 있었고 배려 받고 존중 받지 못하는 느낌이 있었지만
서로 변할 수 있을거라 믿고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게 허사였다는걸 깨닫게 되서
쓴 글이예요
줄여 말하면 이렇게 간단한데 본글을 너무 대충 쓰다보니
보충 하는데에 더 시간이 걸려 버렸네요
아무튼 상황에 처하면 바로 대처하기보다 틀을 만들고 지켜보다가 아니다 싶으면
돌아서는 성격이다보니
글 속에서 제 행동에 답답해 했던 분들께 괜히 죄송하네요
그래도 이래저래 글을 써다보니 제 생각도 다시 한번 정리하게 되고 해서
조금은 마음에 여유가 생기는 기분이예요
조언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피드백도 전부다는 아니지만 읽어 보았어요
오늘 저녁 신랑하고 이야기 하면서 조언 해 주신 이야기들과 제 생각들을 정리해서
진중하게 이야기 해 볼 생각이예요
다시 한번 조언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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