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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빡침주의 레전드 썰 - 제가 와이프의 결혼에 들러리가 된 기분입니다 본문
안녕하십니까 결혼한지 70일 지난 신혼부부의 남편입니 다
와이프랑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여기에 글 올려보라고 해서 올립니다
글 올리기전에 와이프가 확인을 할거라 최대한 객관적으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1. 결혼식 축사
양가 아버님께 3분 내외로 축사를 부탁드렸습니다
신랑 아버지는 약 2분, 절반 이상이 축하말씀, 나머지는 며느리에게 보내는 편지였습니다
신부 아버지는 축사와 축시 낭송까지 약 10분 정도였고,
예정에 없던 신부 어머니가 갑자기 나오셔서 또 축사를 하셨습니다.
두분 다 90프로 이상이 딸에게 보내는 편지였고,
사위에게는 "우리 딸 잘 부탁한다" 딱 한마디 하셨습니다.
축사 내내 신부 가족들은 정신없이 울었습니다
장내에 마이크를 타고 꺽꺽 거리는 소리가 가득이었습니다
마치 신부를 도둑질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2. 결혼식 축가
신랑이 축가를 직접 불렀고, 한 곡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신랑의 축가가 끝나니 신부의 여동생, 즉 처제가 축가를 준비했다며 나왔습니다.
신부는 알고 있었고 신랑은 몰랐습니다.
신랑을 위해 준비해준 처제에게 너무 고마웠습니다.
근데 머릿속에는 웨딩홀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는데
이미 축사에서 15분 이상을 까먹었기 때문에 노래 중간부터는 남은 순서들이 걱정이었습니다
축가가 전부 끝나고 신부와 처제는 너무 울어서 잠시 진행이 끊겼습니다
3. 부케
부케받을 수 있는 친구가 개인사정으로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다하여 신부가 걱정이었습니다
저는 꼭 여자가 받을 필요는 없다 생각했고 비슷한 사례가 있는가 찾다보니
SNS에서 남자가 부케를 받는 걸 봤습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고 오히려 색다르고 기억에 남을거 같아 친구에게 부탁했고
친구도 신부도 다른 하객들에게는 비밀로 하자고 하며 좋아했습니다
부케 던질때 제 친구가 신부 뒤에 서자 친구들도 가족들도 박수치고 환호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신부측의 이모님이 남자가 부케받는 모양새가 민망하다며
이모님의 따님을, 즉 신부의 이종 사촌을 강제로 올려보냈습니다.
하기 싫다고 투덜거리고 오만상을 찌푸리는데도 강요하시고 실랑이를 했습니다
안그래도 시간이 부족한 터라 사진기사님이 재촉하셔서 제 친구가 양보하고
결국 이종 사촌이 부케를 받았습니다
4. 피로연
예식장은 서울, 신랑 신부의 신혼집도 서울, 신부의 본가 같은 서울입니다
신부의 대부분의 가족들은 서울 및 수도권에 계시고 신랑의 가족들은 전부 통영에 계십니다
신부측의 큰아버님 되시는 분이 신랑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으셨습니다
신랑측 손님들은 통영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오셨습니다
버스 출발 시간이 있기 때문에 먼저 인사를 하고 돌아오겠다고 하였으나
남의 집 귀한딸 데려가면서 벌써 시댁부터 챙기냐는 소리 들어서 그냥 있었습니다
통영에서 오신 손님들은 저를 기다리다 버스 시간때문에 가셨다고 합니다
손님들과 아무도 인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신부가 집안의 개혼이고 소중한 딸이니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별말 안했습니다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신랑 본가 분위기부터 먼저 말씀드리자면
할아버지 형제도 전부 남자, 아버지의 형제도 전부 남자, 어머니 형제도 전부 남자입니다
심지어 부모님의 형제들이 전부 아들만 낳으셨습니다.
99%가 아들밖에 없는 집안에 유일한 딸이 저의 여동생입니다
집안에서 여동생이 종교이자 신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엄청난 존재입니다
여동생과 연애를 오래 했던 매부가 집안 분위기를 잘 알고 있으니 사돈어르신과 상의하여
설날에는 시댁에만 가고 추석에는 친정인 본가로 옵니다
여동생이 추석에 시댁에 안가고 집으로 오니 당시 여자친구였던 와이프가 물어보길래 말해줬습니다
그리고 올해 제가 결혼하고 첫 명절이었던 올해 구정에 연휴가 짧다보니
통영까지 오가는 길이 힘들다며 부모님이 서올에 2박 3일 일정으로 역귀성을 하셨습니다
연휴 첫날 저녁에 오셔서 식사, 커피 같이 먹고 호텔로 가셨습니다
연휴 당일 아침에 신혼집으로 오셔서 세배하고 어머니가 싸오신 음식으로 식사했습니다
오후에 동창 모임이 있다고 하셔서 3시쯤에 약속장소에 모셔다 드렸고 저희는 처갓댁에 갔습니다
부모님은 그후로 저희에게 연락없이 다음날 첫차타고 내려가셨습니다
처갓댁에 갔더니 결혼하고 첫 명절인데 "저녁"에 왔다며 장인어른, 장모님이 화를 내셨습니다
비겁하지만 오후 3시 30분 정도에 갔습니다
저도 제 여동생이 첫명절에 집에 늦게 오니 부모님이 내내 기다리시는거 봤던지라 이해했습니다
(여동생은 결혼 일년뒤부터 명절 번갈아 갑니다)
장인어른과 대화하던 중에 올해 추석부터는 명절을 번갈아 가는것이 어떠하신지 여쭤봤습니다
저희 부모님이 제안을 하신거고, 제가 중간에서 여쭤본겁니다
그러니 장모님이 그럼 명절 한번은 딸을 볼 수 없는거냐고 역정을 내십니다
일 하는라 힘든 딸을 연휴에 통영까지 끌고 가는 것도 모자라 며칠을 묶어두는 거냐고 하십니다
앞으로 명절마다 저희 부모님이 이번처럼 올라오시는게 좋겠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제가 기분이 상해서 그건 안되겠다고 했습니다
장모님 말씀처럼 와이프를 시댁에 끌고 가지 못해 안달이 나서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몰아가고 통보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기분도 나쁩니다
그리고 와이프는 결혼하고 두달동안 주말마다 처갓댁에 갔습니다
와이프만 간것이 아니라 저도 같이 갔습니다
같은 서울 하늘 아래에 살면서 마음만 먹으면 금방 가서 볼 수 있는 곳에 딸을 두고 사시면서
앞으로 기껏해야 일년에 두세번 통영에 가는것이 그리 못할짓인가 싶습니다
장인어른, 장모님을 뵈면 저는 평일에 딸을 보살피는 사람 정도로 밖에 보지 않는 듯 합니다
와이프는 딸이라 부모님이 애틋한걸 이해 못하냐고 따지고
제 여동생도 명절에 시댁 안가고 친정에만 오는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는거냐고 합니다
그 쪽은 이미 양가 부모님들과 부부가 상의하고 내린 결정이고 우리는 일방적으로 제가 통보받은거라
상황이 다르다고 하니 결국은 맥락은 같은거라며 고집을 피웁니다
저는 절대 "시댁에 가지 않는 며느리"를 탓하는게 아니라,
결혼을 했음에도 그저 품안의 자식으로 대하는 장인어른, 장모님과
양가가 상의를 해야 하는 일을 한쪽에서 일방적인 입장만 내세워 주장을 하는 것과
시댁=헬게이트 라며 미리 선을 긋고 저런식으로 나오는 아내가 불만입니다
자꾸만 아내의 결혼 생활에 저는 동반자가 아닌 아내의 결혼생활을 채우는 들러리가 된거 같습니다
그리고 딸이든 아들이든 하나이든 둘이든 가치를 따질 수 없지만
집안의 종교와 같은 제 여동생도 그리 안하는데
자꾸 제 동생을 들먹이며 이렇게 나오니 참담합니다
맨앞에 결혼식 이야기를 장황하게 쓴것은 와이프에게 한번도 말한적이 없기 때문에
이 글을 와이프가 확인하게 될거라 말해주고 싶어서 쓴겁니다
이거 때문에 자꾸 싸움을 걸어와서 이번주에 처갓댁에 같이 안가겠다고하니 난리도 아닙니 다
의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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