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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반대 레전드 썰 - 전화기 너머로 남자친구의 말을 들었습니다. 본문

썰 전용 모음소/네이트판 전용

네이트판 반대 레전드 썰 - 전화기 너머로 남자친구의 말을 들었습니다.

스레TV 2018. 3. 2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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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28 남자친구(이하 오빠) 29인 4년차 커플입니다.


보통 오빠가 저를 맞춰주고 싸우더라도 먼저 손 내밀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좀 예민해도 오빠가 잘 받아주고 무엇보다 죽이 잘 맞아 지금껏 만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저번주 금요일에 있었습니다.


그날은 오빠 회사네 동기 회식이 있었는데 이전부터 오빠가 말해서 알고 있던 스케줄이었고 저는 여기에 불만이 없었습니다. 다만 다음날인 토요일, 저와 남이섬으로 당일치기 여행이 약속되어 있어서 적당히 마셔라고만 얘길 했었습니다. 


 

 

호프집에서 치맥하는 중이라고 카톡이 왔고 11시쯤 노래방으로 이동중이라고 전화가 왔습니다. 이렇게 약속이나 모임에서 자리이동이 있으면 그때그때 얘길 해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지만 11시에 노래방을 왔다고 하니 기분이 썩 좋진 않더라구요. 늦게 귀가할 것이 예상되고 다음날 숙취가 있을까 짜증이 났습니다. (남자친구가 주량이 쎈 편이 아닙니다.) 그리고 사실 두어번 전날 술자리 때문에 저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던 전적도 있어 제가 미리 걱정한 것도 있습니다.


 


제가 언제갈거냐고 닦달하자 자기는 이미 말을 했고 내일에 지장없도록 조절중인데 왜 짜증을 내냐고 도리어 화를 내더라구요.(사실 저는 제가 그렇게 짜증을 내며 말했는지도 몰랐습니다.) 끊으라는 뉘앙스로 말하길래 저도 화가 나서 말도없이 전화를 끊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대구에서 친한언니가 올라와서 마중을 나갔구요. 언니가 맥주한잔 하러 가자길래 집 근처 호프집으로 갔습니다. 언니랑 오빠도 이미 몇차례 술자리와 식사를 해서 친해진 사이인데, 갑자기 오빠한테 전화를 걸자고 하더라구요. 다툰 티를 내고 싶진 않아서 회식중일거라 못받을거다 고 했지만 막무가내로 (본인 휴대폰으로)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1시가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빠는 자기가 전화를 받은지도 모르고 동기들이랑 떠들고 있더라구요.


얘 전화온지 모르나봐 이러면서 언니가 수화기를 넘겨주는데 아주 신이 났더라구요.


괘씸해서 좀 더 들어보고 있는데 3차로 편의점가서 컵라면이랑 캔맥을 먹자 뭐 이런 얘기가 오가고 있었습니다. 회식이 마무리되나 싶어 그만 전화를 끊으려 하는데 그 순간 오빠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리더라구요. 정확히 '아니 무슨 남이점을 가쟤~ 그냥 집에서 잠이나 자고싶다' 이러더군요. 그리고 옆에 동기들이 깔깔대고 웃었습니다. 순간 뒷통수를 맞은듯이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당황해서 황급히 전화를 끊고 티나지 않게 화장실로 가서 카톡을 했습니다.


 


너 전화온지도 모르고 막말하더라 평소에 사람들 앞에서 그딴식으로 말하고 다녔냐.


니가 남이섬 가자는걸 부담스럽게 생각하는지도 몰랐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나를 눈치없고 짜증나는 여자친구 취급하는지도 몰랐다. 설령 나는 오빠앞에서 오빠를 무시하는 투로 말했을지언정 한번도 내 친구들 앞에서 오빠를 우습게 말한적 없다.  


 


제가 이렇게 말하니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모르는척 하더니 나중엔 본인의 진심이 아니었다고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동기 회식이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몇달에 한번 하는데 일찍 간다고 놀리더랍니다. 그래서 그냥 그 상황을 모면하고 일찍 파하려고 했던 말이랍니다. 자기 진심이 그게 아니고 당시 같이 있었던 동기들도 그렇게 생각하질 않았는데 뭐가 문제냐고 합니다.


 


진심이든 아니든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 말을 오빠가 내가 아닌, 나를 모르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뱉었다는게 문제이고 저한텐 충격입니다. 더 배려하고 양보하고 쪽이 오빠였고, 남이섬 얘기가 나왔을때도 싫은 내색없이 본인도 좋아했기 때문에 더 충격입니다. 제 앞에서는 제가, 저와의 약속이 우선인 것처럼 얘기해 놓고 밖에서는 저렇게 행동하고 다녔나 하는 의심도 들기 시작합니다.


 



그 날 이후로 카톡 전화 다 씹고 있는 상태입니다.


오늘 아침에 언제까지 혼자 생각할거냐며 자신한테 해명할 기회를 달라고 하는데요.


저는 오해한 것이 없으니 해명을 할 것도 들을 것도 없다고 했습니다.


지금 제 반응이 오바인가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다시는 그런식으로 말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저는 자꾸 그말이 생각납니다. 




+++추가



추가))))


댓글이 이렇게 많이 달릴 줄은 몰랐는데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에 댓댓글까지 꼼꼼히 읽어 봤습니다. 남자친구 욕도 있지만, 제 욕도 참 많네요. 남자친구가 뱉은 한마디에 꽂혀서 스스로의 잘못은 생각 못했던것 같습니다. 친구들한테 말하기엔 내 얼굴에 침뱉기라 판에 올렸던 건데 기분 나쁜 댓글도 있었고 피식피식 웃음 나온 댓글도 있었어요. 진짜 친구처럼 동생처럼 조언해주신 분들은 두고 두고 읽으려고 캡쳐해 뒀네요.


근데 한가지. 너는 남친 뒷담화 안해봤냐고 하시는데 저는 4년 동안 저런식으로 말해본 적 없습니다. 서로 맞지 않는 부분, 다른 부분을 연애상담식론 얘기했어도 남자친구를 낮춰 말한 적은 없네요. 남자친구도 그러겠거니 믿었던 터라 저한텐 충격이였고요.

 

남자친구도 본인의 잘못을 인정했고 두번 다신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더 꺼내진 않으려구요. 많은 분들이 지적해 주신것 처럼 저 역시 남자친구를 닦달하지 않고 좀 더 느긋해지도록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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