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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빡침 레전드 - 서른둘에 500만원 들고 결혼하자는 여자친구 본문
제발 조언좀 주세요. 전 지금 서른 두 살이고 지금 여친이랑 동갑입니다. 사귄거는 5년 정도 됐습니다.
작년부터 여친이 결혼을 계속 얘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도 슬슬 자리를 잡고 싶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고요. 근데 얼마 전 결혼 얘기의 일환으로 서로 얼마나 모았는지 얘기를 했는데 제 여친이 정말 돈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여친은 학원 강사로 6년째 일하고 있는데 (중간에 이직하면서 몇 달 쉰 적은 있음)
지금까지 자기가 모아둔 돈이 50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솔직히 저도 치사하지만 그럼 (여친)집에서는 얼마를 해 줄 수 있을 것 같냐고 했는데 부모님도 지금 사시는 아파트에 현금이 다 묶여서 아마 큰 도움을 받기 어려울거라고 합니다...
전 제 전공 관련 중소기업에서 4년차이고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어서 좀 빡빡하게 돈을 모아서 지금까지 7천 정도를 제가 모았고 부모님은 1억 ~1억5천(상가가 팔리면) 정도를 주실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여친은 500... 기분이 좀..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전 남자가 결혼에서 좀 더 내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어떤사상이 있어서 그런건 아니고 그냥 제가 생각했을때 그렇습니다.
근데 2억이랑 5백은 좀... 너무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여친이 사치스러운건 아닌데. 왜 돈을 못 모앗냐고 하니까 어떤 큰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수입 자체가 적고 들쑥날쑥해서 그렇다고 합니다.. (기본급에 인센티브 형식으로 월급 받는다고)
그런데 여친은 제가 이런식으로 생각하는게 섭섭하다는식입니다. 섭섭하다고 딱 짚어서 말은 안 하는데, 제가 500? 하면서 좀 황당해하니까 그 이후로 굉장히 기분이 다운되서 틱틱대고 날카롭게 행동합니다.
지금도 결혼한다면 얘랑 결혼하고 싶은데.. 이게 돈이 정말 충격이라..
당장 결혼하면 살 집이랑 이런거 저런거 돈 들어갈것 투성인데, 자긴 저정도 돈을 들고 결혼을 언제 하자느니 말을 했다는건 나머지는 제가 다 부담할거라고 당연하게 생각했다는거겠죠?
제 주변 친구들은(다 남자들) 정말 좋으면 감수해야한다는 쪽이 한 40%정도고 여자가 생각이 없다. 니가 호구잡힌거다가 50%정도입니다. 10%는 이것저것 기타의견들..
제가 연봉이 아주 높고 부모님이 부자면 솔직히 결혼할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아서 더 고민입니다.
아무튼 궁금한건,
1. 30대 초반 여자들은 보통 얼마정도 돈을 모아서 시집을 가는지
2. 제가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는게 나을지..
이것입니다. 속물인것 같아서 지금도 좀 기분이 이상한데.. 제발 조언 부탁드립니다.
++추추가
얘기 오래하다가 지금 집에 왔는데 댓글이 엄청많이 더 달렸네요ㄷㄷㄷㄷ 감사합니다.
오늘 만나서 한달 지출내역 전부 확인하고 카드값 뭐에 나갔는지도 확인했는데 원생들 간식값(치킨. 피자. 분식 등) 지출이 생각보다 크네요. 그쪽일은 잘 모르지만 일종의 영업활동인지..
그 외에는 하루 식비 커피값.. 자잘한 생필품이나 소모품같은것들이 있고 그 외 옷이나 신발 화장품 같은 인터넷 쇼핑도 조금 있긴 한데 한 번에 크게 쓰진 않더라구요. 3만원 5만원 이런식으로.. 몰랐는데 강아지 장난감? 이런 것도 인터넷으로 사고.
그리고 예전에 아버지 어머니 환갑때 약간 무리해서 각각 500만원씩 드렸었다고 하는데 사실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고. 미안한데 뭔가 의심하게 되네요. ..
오늘 만나서 얘기할때는 짜증내거나 토라지거나 뭐 그러지 않았고.
일단 만약 내년 가을 결혼이라고 하면 자기가 그전 까지 조금 무리하면 2천만원은 모을 수 있을것 같다고 하네요. 근데 그게 지금 가능하면 왜 여태까지는 못한건지. 뭔가 해결되지 않은 답답함은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정 사정 나쁘면 결혼식 시청 같은데서하고 신혼여행 생략하고 우리 부모님집에서 같이 살 수도 있다고 했는데(지금 제가 쓰는 방에 침대만 바꿔서) 자기는 그런건 괜찮고 오히려 저한테 미안하다고 말하네요.
아무튼 저는 못해도 3천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라(500이라고 말하기 전엔 그정도는 있을 줄 알았음) 내년 연말까지 돈 모으고 여친집에서 보조해주고 해서 그 돈 맞추자고 말했고 여친도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게 안되면.. 솔직히 결혼은 못할 것 같네요. 오늘 글 쓰고 댓글 읽고 하면서 뭔가 정리가 된 것 같은데. 그렇다고 딱 잘라내기에는 마음이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고. 일단 지켜보면서 다른 문제가 있는건 아닌지 적극적으로 확인을 해 볼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글 쓰길 잘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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