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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썰] 정보사령부, 특수 기밀부대 출신자가 푸는 군대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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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썰] 정보사령부, 특수 기밀부대 출신자가 푸는 군대썰

스레TV 2018. 12. 2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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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이 연기한 남자주인공이 소속됐던 그 정보사령부에서 복무했음.

정보사령부는 대북공작요원 양성, 북한정보수집, 해외정보 수집 등등 다양한 일을 하는 군정보부대였는데 난 그중에서 외국어 할줄아는 자원들 뽑아서 운영하는 부대에 있었음.

전역한지도 꽤 돼서 지금은 구조, 하는 일 등이 많이 바뀌었겠지만 내가 군생활했을 당시 기준으로 써보겠음.

남들이 웬만해서는 잘 모르고 비밀리에 운영되는 군정보기관이다 보니 일반적인 야전부대와는 매우 다른 환경, 생활방식이라 이런 부대도 있구나 하고 읽어줬으면 좋겠음.


1. 위치

지금은 부대 이전을 해서 안양 어딘가로 갔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음. 내가 복무하던 당시에는 강남한복판에 있었음.

지하철 서초역에서 나와서 대법원을 지나서 언덕으로 쭉 올라가면 바로 부대 정문이 있는데 군부대처럼 안보이고 영문앞 초병들도 짙은 남색 사설경비복같은거 입고있어서 군인처럼 보이지 않음.

외국어를 잘한다=유학생활을 했다=집 형편이 괜찮다 라는 공식이 어느정도 성립했기때문에 실제로 자기 집이 부대에서 보인다고 얘기하는 후임도 있었음(강남의 그 높은 주상복합 건물). 당시 부대가 너무 오래돼서 시설이 매우 낙후했기 때문에 군정보부대라는 명성에 맞지 않게 건물도 후지고 막사도 귀신나올거 같았음.


2. 선발조건

내가 아는건 두가지임.

첫번째는 그냥 영장 나와서 논산훈련소로 끌려갔다가 프로필에 일정 기간 이상 해외거주기록 있으면 외국어 능력이 있는것으로 간주하고 차출.

두번째는 병무청 사이트에서 일정 주기로 통역병 선발 시험 공고가 뜨는데 거기서 지원하는 외국어 시험 합격하는순간 병과가 이미 정해지고 논산훈련소 갔다가 높은 확률로 정보사로 배정됨.

본인은 두번째의 경우이고 당시 서초동의 사령부에 배치됨.

정보사로 배치가 되더라도 사령부로 배치가 되느냐 지방 예하대로 배치가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예하대 생활은 그냥 굉장히 작은 소규모 부대 행정병같은 생활이라고 하는데 자세히는 모름.


3. 논산훈련소 끝나고

다른 훈련소 동기들은 후반기교육이라는것을 받기위한 부대로 가는것과 달리 나를 포함해 정보사 배정된 인원들은 논산에서 기차타고 용산역까지 올라왔음. 동기들이랑 같이 용산역까지 왔더니 어떤 아저씨가 인솔해서(군무원이거나 간부였던거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남) 용사의집 근처에서 잠시 기다리라고 하면서 전화랑 군것질 하라고 함. 얼마만의 사회인지 눈이 휘둥그레져서 동기들이랑 같이 공중전화로 전화도 하고 아이스크림도 사먹은 기억도 남. 

정보사 내에서 소속부대 배치 받기 전에 일주일동안 '교육대'라는 곳에서 정보사가 뭐하는 부대이고 어떻게 이루어져있는지 1주일 정도 교육 받고 정식으로 소속 부대에 배치됨.


4. 부대구성

사령부 내에는 우리 부대처럼 특정 임무를 위한 부대들도 있지만 그 외 본부근무중대, 경호소대, 시설대 등 사령부 운영을 위한 소속부대들도 있었는데 왜때문인지는 몰라도 육해공군이 다 섞여서 근무했음. 예를들면 시설대 내부반에 선임이 공군 또는 해군이고 후임이 육군 막 이래서 후임이 먼저 전역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함.

공군, 해군같은 경우는 2차발령? 뭐 그런걸로 지원해서 온다고 들었던 기억이 있음. 우리 부대는 육군으로만 이루어져서 그런일은 없었음.

사령부라서 병사보다 간부들이 많았음. 아침에 막사에서부터 사무실 올라갈때 사령관(투스타) 만나는 일도 비일비재 했고 바로 옆 사무실에 원스타 집무실 있었음. 작업같은거 하면 소령들 막 뛰어댕김. 물론 여군도 꽤 많았음.


우리 사무실에서 젤 높은분은 '과장'이라고 불렀었는데 중령이었음. 대위3-4명 정도가 우리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각 언어병 통역병들 담당하는 팀장으로 있었고 그 밑으로 부사관(중, 하사) 3명정도. 부대원들의 부대 내 생활 관리하는 행보관역할 하는 부사관도 있었음.

현역 북파공작훈련받는 요원들은 주로 지방의 작은 예하대 같은데서 훈련함. 난 그런 분들은 본적 없었고 나이 좀 있는 부사관들중에는 과거 북파공작훈련 받은 분들도 꽤 있었음. 겉보기에는 그냥 배나온 옆집 아저씨들인데 작업하시다가 대못 같은거 휙휙 던져서 나무상자에 박는거 종종 볼 수 있었음.


5. 부대생활

-배치 직후

소속부대가 생기고 내무반 배치가 되면 맞선임이 집에 전화하도록 하는데 이때 집에다 외출용 사복과 사제 신발을 보내달라고 해야 함. 부대 특성상 군부대라는것을 알리지 않기 위해 영문 통과시에는 사복으로 갈아입고 다녀야 하기 때문(출타, 복귀 동일). 물론 머리 길이도 간부머리 정도의 길이를 허용해줬음.

부대 내 복장은 근무복이라고 불리는 정복 비슷한거랑 구두 단화를 보급해주면서 전투한 한개 회수해갔음. '너희들은 나갈때 a급 전투화가 필요없으니 이건 회수해간다' 라고 들었음.

소속부대원들이 해외유학파거나 아랍어같은 특수언어 구사가능 인원이었기에 공부 할만큼 하고 온 사람들이라 다들 나이가 많았음. 나도 꽤 늦게 군대를 갔는데도 불구하고 내 선임중에 나보다 어린사람이 한두명정도.


-업무

하는 일은 주로 외국 뉴스방송이나 외국 인터넷언론 기사 번역, 외국 군사문헌 번역등이 주를 이루었음. 간혹 외국 군 관련 방문객이 올 경우 통역을 하는 일도 있었으나 매우 드물었음.

우리 부대는 뉴스방송, 인터넷기사 번역하는팀과 군사서적, 문헌 번역하는 팀이 각각 나뉘어져서 내무실도 따로 썼는데 그 이유는 방송, 기사같은것들은 시간대와 상관없이 24시간 생산 되므로 3교대 근무를 했기 때문. 


a조 06시 기상 08:00~12:00 근무. 전날 00:00까지 근무 후 10:30까지 취침한 b조는 11:30 점심식사 하고 근무를 올라가 a조와 근무교대. a조는 점심식사 후 16:30까지 개인정비 및 오침. 17:00 저녁식사후 다시 b조와 근무교대하여 17:30~00:00까지 근무(야식있음) 후 새벽반 전담조인 c조와 근무교대. b조는 17:30에 저녁식사후 22:00 취침을 하게 되므로 다음날 자연히 06시 기상하여 a조가 됨. a조와 b조는 기상시간 취침시간 근무시간이 매일 번갈아가면서 바뀌고 새벽반인 c조는 거의 고정.

이런 괴랄한 근무교대시간 덕분에 우리 부대원들은 불침번만 있고 경계근무 제외대상이었고 원래 유격도 안받았었는데 형평성 논란이 자꾸 일어나고 주변 시선도 곱지 못해서 유격은 받는걸로 바뀌었다고 함. 혹한기훈련같은건 없었음


6. 휴가

휴가는 기본적으로 첫 100일휴가, 일병/상병/병장 휴가 각10일 이외에 특박이라는것이 존재했는데 대충 두달에 한번정도 1-2박씩 전역할때까지 쓸 수 있는 양이 나왔던걸로 기억함. 기밀부대라서 면회나 주말 외출같은것이 없었고 휴일에도 업무를 쉬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상으로 특박을 줬음. 오히려 이게 더 좋았던거 같음. 육체적으로 업무가 힘든건 수면시간이 불규칙적이라는거 말곤 없었기 때문. 하도 자주 나와서 주변사람들중에 내가 공익인줄 알았던 사람도 있었음.


7. 그 외

비슷한 시기에 야전부대에서 군생활 했던 사람 얘기 들어보면 구타 있었다고 하는데 적어도 나는 구타는 커녕 쌍시옷 들어가는 육두문자도 들어본적 없음. 물론 업무적으로 갈굼 당하거나 간부상대하기 짜증나는건 있었지만 갈구고 혼날때도 욕은 들어본적이 없음.

핸드폰 사용은 불가능했음. 가져올 깡이 있는 사람도 없었던거 같고 보안규정이 엄청 강해서 걸리면 X된다는 얘길 하도 들어서.... 그리고 그당시엔 스마트폰이 없던시절이라 폰이 있어봤자 폰으로 할수있는게 없었음. 전화 문자가 다인걸 ㅋㅋㅋ

정보사 안에 외부계약업체가 운영하는 코인노래방, 코인플스방 있어서 적당히 놀 수 있었음.

집이 서울이었기 때문에 휴가, 특박 나갈때 지하철로 다닐수 있어서 개꿀.

전역 후 동원훈련 가면 정보사출신만 따로 모아서 훈련했고 통제하러 오는 간부들도 현역 정보사 간부들이 왔었기때문에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보기도, 때려죽이고싶은 얼굴을 보기도 하는 진풍경. 심지어 밥도 정보사 취사병이 와서 해줘서 밥맛도 그대로 재현하는 추억;;;;


 

나 스스로도 내가 편하게 군생활 했다고 인정하는 바임.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개인적으로 부럽다고 생각한 군대를 뽑으라면 카투사 밖에 없는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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