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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조언 레전드] 결혼식 때문에 욕먹고 있어요...하... 본문

썰 전용 모음소/네이트판 전용

[판 조언 레전드] 결혼식 때문에 욕먹고 있어요...하...

스레TV 2019. 12. 2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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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올 여름에 결혼 예정인 30대 초반 여자입니다.

가끔씩 보곤 하는 판인지라,

글 올리는 게 살짝 겁도 나지만 마음이 심란해서 욕이든 칭찬이든 꾸중이든 털어놓고 싶어서요..

 

또래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결혼이 늦은 편이고,

그동안 소위 헌신하다 헌신짝되는 연애를 한 편이었다가

지금의 예비 신랑을 만나게 되었어요.

많은 연애와 소개팅 등등을 거치며 사랑과 결혼 자체에 회의적이였던 제게 정말 잘 해주는 좋은 사람이예요.

 

그동안 친구들이 결혼 생각없냐고 할 때마다

못 하고 있는거 절반, 하기 싫은 거 절반이다 라고 말했거든요.

혼자서도 잘 지내는데 공연히 남의 집 뒤치다꺼리하며 살기 싫다,

우리 집은 부모님이 노후대책 다 해놓으셨는데

가치관이 다른 집 만나서 남의 식구들 뒤처리하기 싫다고..

(시댁을 무시한다는 게 아니라요, 도움을 당연시하는 집안 분위기가 싫다는 거였어요. 살면서 당연히 부모자식인데 도와드려야지요.)

 

그랬던 제가 결혼을 한다고하니 친구들이 많이 놀라며 축하해줬습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사람을 신이 내게 보내주셨나 의심이 갈 만큼

인성이 반듯하고 마음이 넓은 사람이예요.

더군다나 시부모님 되실 분들도 너무 좋으시구요,

저는 시부모님 되실 분들이 여태 일을 하시고 본인들 계획을 다 세워놓으셨다길래

'아 우리 집하고 비슷한 분위기의 집안이구나' 하고 감사하게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재력이 상당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이 어려운 시기에 너무 감사하게도 30평대 아파트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크게 바라시는 것도 없으시구요,

집안에 딸 없어서 저를 예쁘게 봐주세요.

 

결혼식장도 저는 사실 너무 비싼 건 부담되고 돈 낭비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저렴한 곳을 가자니 평생에 한 번인데 아쉬워서

중간급 이상으로 가려고 했거든요 그것도 좋은데 많으니까..

근데 시아버님 되실 분이 사업을 하시기 때문에 이미지도 있고, 또 외아들이라 딱 한번뿐인 자식 혼사라서 좀 좋은곳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일찍 결혼해서 지금 육아에 전념하고 있는 친구가

저에게 여러가지 얘기를 해주고 있는데,

너무 차이나는 집으로 시집가면 안 좋고,

결혼 시킨 뒤에 본격 시집살이가 시작될 것이며,

특히 저같이 집값의 절반도 안되는 혼수 해가는 커플들은 백이면 백 뒤끝이 안 좋다고 합니다.

(집 위치가 좋은 곳이라 도저히 혼수를 그만큼 해갈 수 없습니다. 시어른들께서 미리 장래 아들 장가용으로 마련해두신 거고, 시댁과 가까운 위치이지만 예비신랑 직장과도 가까운 곳입니다.)

 

저도 소위 중산층이라 일컬을 수 있는 집에서 편안히 자랐고,

제가 모은 돈과 부모님이 보태주시는 돈 해서 7~8천 정도 혼수 및 여유자금으로 가지고 갑니다.

(나이에 비해 모아둔 돈이 많지 않지만 부모님과 합의가 된 상황이고 쓸 일이 있을 때 쓴 거라 이 부분은 떳떳합니다.)

 

특히 친구가, 세월호 때문에 시국이 뒤숭숭한 판에

호화 결혼식하면 사람들이 손가락질하고,

예비 시아버님 사업에도 지장이 있을 거라는 얘기까지 하니 신경이 쓰이네요.

앞으로 집안에서 미운털 박히면 어쩌나 걱정도 되고,

시어른들이 해주시는 결혼식 마다하기도 뭣하고...

 

시어르신들이 자수성가하신 타입이라,

특히 시어머님 되실 분께서 본인도 이런 거 하고 싶으셨다며 평생 한 번하는 건데 너무 아끼지 말라고 좋은 거 해주시려고 먼저 노력하시거든요..

 

모바일이라 화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건지

저도 알 수가 없네요ㅠㅠ

그냥 결혼 앞두고 심란해진 여동생 푸념이다 생각하고 들어주세요..

 

 

 

 

+++후기+++

 

아침에 글을 올리고 중간에 4~5번이 달아주신 거 보고 바빠서 잊고 있었는데

 

퇴근하려다가 문득 생각나서 들어왔는데 깜짝 놀랐어요. 톡이 되다니..

 

퇴근하면서 다시 댓글들은 찬찬히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너무 감사드려요.

 

모바일로 제가 글을 또 수정하려다가는 또 내용이 두서없어질까봐 잠시 덧붙이자면

 

제목을 쓸 땐 뭔가 투정부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나봅니다..

 

글을 쓰다보니 점점 진지하게 써내려간 듯... 제목으로 낚으려고 한 것도 아니고

 

답정너로 친구 욕해주세요~~ 이런 의미로 쓴 글은 정말 아니예요.. 죄송합니다..;

 

마음이 무겁고 아무래도 큰 일이다보니, 한 사람 한 사람이 말이라도 다 듣고 싶어지더라구요.

 

결혼 자체만으로도 사실 저는 기적같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시어른들 만난 것도 기적같고..

 

조금이라도 행동 잘못 했다가 이런게 다 사라질까봐 걱정도 되구요 ㅜㅜ

 

그래서 출근길에 문득 올렸던 글이였어요. 정성스레 달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그 친구, 제 베프이기도 하거니와 제 주변에서 가장 결혼을 일찍 한 친구예요.

 

25살에 결혼했고 벌써 애가 둘이거든요.

 

그래서 결혼 생활에 대해서 가장 뭐랄까 저한테 선배같은 느낌이구요

 

댓글주신 분들 말씀보면서 생각해보니

 

제가 지금 옮긴 직장이 공기업이거든요. 대신 큰 돈을 벌 수 있는 좋은 공기업은 아니예요.

 

그치만 저는 여자라는 것 때문에, 그리고 맞벌이 생각을 했기 때문에(부모님이 강조하셔서..)

 

보수가 조금 적어져도 안정된 복지와 오래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더 따지기 때문에 옮겼었는데

 

그거 옮길 때도 이 친구가 반대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젊을 때 빡세게 일해서 벌어놓고 시집가야지, 사람 일이 어떻게 될 줄 알고 그러냐고..

 

좋은 남자 만나면 결혼하고 일 안 해도 되는데, 뭣하러 일할 수 있을 때 보수 적은 곳으로 가냐고요.

 

가려서 말하고, 가려서 들어야겠어요.

 

조언 정말 감사하고, 저때문에 기분 상하신 분들 죄송합니다.

 

정성스럽게 글 남겨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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