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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레전드] '7번의' 제사때문에 파혼생각 중이예요. 제가 철이없는건가요.. 본문
안녕하세요.
2년넘게 사귄 남자가있어요.
좋은마음도 있었고 프로포즈도 받고 결혼 준비 중이었답니다.
빠름 내년 봄 늦음 가을쯤에 식 예정이라, 일단 봄예식 생각에 스드메관련 이야기하다.
명절 이야기가 나왔거든요.
결혼할건데 이번 추석부터 어른들께 인사드리러 오라는거예요.
그래서 결혼전인데 벌써부터 그래야하냐고 싫다했어요.
그러니 먼저와서 어머니도 좀 도와드리고, 과일도 좀 깎고 그러면 집안 어르신들도 널 이쁘고 좋게 보지않겠냐, 먼저와서 이쁨받음 얼마나 좋아 이러길래,
왠지 좀 기분상해,
결혼하면 집안어르신들 신경써야하는건 알겠는데, 내가 왜 이쁨받으려고 결혼도 하기 전에 남친집에 가서 설거지하고 과일깎고 이쁨받을짓 해야하냐고, 그럼 이번엔 오빠가 우리집와서 그래, 난 내년 설에 갈게^^
라했더니 살짝 정색하면서 그건 아니지.. 이러는거예요 ㅋㅋㅋㅋ
그러면서 둘이하는 결혼이지만 알다시피 내가 큰아들이라 넌 큰며느리가 될건데,집안 대소사도 미리 알아두고, 제사에 관해서도 공부하고(저희집은 제사가 없어요) 그러면 얼마나 좋녜요.
사실 제사를 크게 생각안하고있다.
제사라는 단어에 꽂혀 그런데 오빠집은 제사가 몇개야? 라고물어보니
명절 제외 7개래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7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7개
누가 제 뺨을 때리는 기분이 들면서
스드메가 중요한게 아니다. 내가 사랑에 홀려 제사지옥에 빠진다는 생각에
정색하면서 미쳤다.. 이랬더니 자기도 기분나쁜지 입 댓발 나와서 설득하려길래 피곤하다면서 집에와버렸어요.
연락오는게, 할머니 돌아가시면 제사 반으로 줄일거다.
남동생도 곧 결혼한다 제수씨랑 둘이하면되자않냐(미친)
하다보면 익숙해진다.
남자들은 벌초하러간다. 여자혼자 일하는게아니다(?)
그런식으로 가버리면 자긴 어떻게 생각해야하냐
지금 상황 엄청 웃긴거 아냐
우리나이가 있는데 결혼을 쉽게생각하냐
이런이유로 파혼이면 넌 정말 철없고 이기적인거다, 등등등등 연락오길래
오빠 난 제사있는 큰집 큰며느리로 시집가서 평생 조상님들 상차려 드릴 자신이없어.. 내가 싫다고 안할수도 없잖아.. 나 생각 좀 더하고 연락할게 말하고 연락 안하고있어요..
남친집에 제사있는건 알았는데..
일부러 말을 안한건지 그냥 말안한건진 모르겠지만
사귀는동안 저렇게까지 많고 크게할 줄 몰랐어요.
전 제사 못지내겠거든요. 우리언니 작년에 제사지내는 집에 시집가서 제사/명절 치루면 울면서 전화와요. 거지같다고 ㅠㅠ .. 그 성격좋던 언니도 못살겠다고 힘들다고 난리인데, ..
요즘 시대가 어떤시댄데.. 제사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살아야하나요..
제사 때문에 파혼생각하는게 이상한건가요 .. 남친이 난리네요. .
++추가
제 이야기에 이렇게 많은관심 가져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ㅠㅠ
저는 작년까지 제사라는것에 큰 생각이없었어요.
어릴땐 친구들이 명절때 제사/손님접대에 힘들다고 할땐, 아 ..힘든거구나..ㅇ-ㅇ..
이정도의 가벼운 마음뿐이었어요..
마음깊이 확 와닿은건 작년에 결혼한 친언니덕분입니다 ㅠㅠ..
언니 결혼하고 첫 명절인 설때 집에 온 언니가 저랑 엄마 얼굴 보자마자 펑펑 우는거예요 ㅠㅠ
진짜 사람이 소처럼 일한다는게 이런거냐면서 ..
남자들 다 앉아 자거나 티비보거나 놀러갈때 여자들은 부엌밖으로 나갈 수가없데요.
힘들게 제사음식 만들고있음, 남자들은 부엌에 머리만 들이밀며 배.고.파 이러는데, 진짜 사람이 어떻게 저러지 생각도 들었다 그러고,..
평소에 그렇게 잘해준다는 형부는 진짜 언니 일할때 코빼기도 안보였데요..
제사 지낼땐 절한번 후딱하고 부엌으로 반쯤 끌려들어가 반찬통에서 김치랑 갈비같은거 그릇에 옮겨담고있는데 절 다하고 남자들은 상에 둘러앉아 ,밥내오라한데요.
떡이랑 수박같은것들 좀 옮겨주지 ,..손 하나 까딱안한데요 ㅡㅡ..
또 그걸 언니가 몇번이고 옮기고, 형부도 그때쯤 눈치보였는지 슬그머니 일어나려하니 집안 어르신 중 한분이 일부러 말거신건지 타이밍 참 그지같게 요즘 너 회사생활이 어떻냐 ? 이러니 형부 또 자리에 앉고 (이때 언니 진짜 대성통곡하면서 말했어요),
밥이며 국이며 수저,젓가락 김치 갈비등 식사 준비 다 해드리면 남자들은 진짜 숟가락만 들고 밥먹고 일어난데요.
제일 기분나쁜게 겸상도 안한다는거예요.......요즘 세상에 말이되요?
제사지낸 큰상에 남자들 앉아 양반처럼 식사하고, 그옆에서 제사상의 3분의1밖에 안되는 조그만한상에서 여자들은 옹기종기 모여서 식사한데요 ㅡㅡ
여자가 노비도 아니고 어떻게 사람이 이래요?
그 지옥속에서도 제일 악몽같았던게 설거지였데요.
사람이 10명이 넘고 가지수가 많으니 설거지양ㅇ...한시간 반넘게 설거지하고, 30분동안 그릇물기 닦고 15분동안 시어머니랑 그릇정리했데요.
중간에 남자색기분들 과일도 깎아 가져다드리고요.
그리고 기절할듯 자고 일어나서 새벽부터 임금님 수라상마냥 거하게 차려드리면,
남자들 당연한듯 숟가락들고 밥먹고 쳐일어나신데요.
... 진짜.. 저희 언니가 노비인가요.. 혼인신고서라는 종이한장이 사랑의 서약서가 아니라
나는 명절과/제사때 이집의 무임금 노예가 되겠습니다 시켜만주세요 멍멍 해야하는 노예계약서인가요?
설때 친정 온 저희언니 명절 끝날때까지 정말 잠만 자더라구요.
형부는 눈치보이는지 가시방석에 앉은사람마냥 쩔쩔매는데 언니는 형부쪽으로 쳐다도안보고 단 한마디도 안하더라구요, 언니얼굴 반쪽된거보니 형부가 싫어서 예의는 지키데 그전처럼 친근하게 못대하겠더라구요.
저랑 제일 가까운 언니가 옆에서 제사 관련 개고생하는걸 보던 제가 제사지내는 집에 시집가고 싶겠나요 ㅠㅠ..
어제 언니랑 길게 통화했는데, 언니가 남편하고 3번 이혼할뻔했는데, 첫번째가 명절지내고 집에오자마자 대판싸우고 이혼하자 그랬데요.
사람이 어떻게 자기가 그렇게 고생하는데 편히 있을 수있냐면서요.
그랬더니 형부가 자기도 편히 있던게 아니라했데요 ㅋㅋㅋㅋㅋㅋ 마음이 불편했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큰 고생하셨네요.
두번째도 제사때문이었던게, 언니는 직장인인데, 제사 6일전에 시어머님께 전화와서 내일 회사쉬라고, 시장 장보고 생선 다듬어야한다고(바닷가지역이세요) 상에 올릴려면 지금부터 자연바람에 생선 말려야하니 미리미리해야한다면서,.. 진짜 언니가 너무 급작스러워서 회사 못뺐더니 정말 세상정색하시면서 며느리의 미덕(?????)이 없다며 언니한테 뭐라하셨데요.
그리고 당연히 제사 당일땐 무조건 연차쓰라고 회사 쉬라고 제사음식은 정성이라고, 바득바득 우기셔서 진짜 회사에서 눈치 엄청 보고 회사쉬고 아침부터 개고생^^
세번째는 자기도 진짜 너무 화나서, 이번엔 연차 못쓴다고 너무 바빠서 뺄수가 없다하니
전화로 그렇게 면박주면서 한참을 잔소리하다 전화 뚝끊고 문자로 회사 쉬고 오라하셨데요.
회사 출근했고, 퇴근 후 가니까 컵씻던 시모가 고무장갑을 땅에 패대기 치면서 언니 끌고 방에 들어가서 제사상 차리기 전까지 잔소리 했데요 ㅡㅡ
그리고 집오는길에 형부하고 개판으로 싸웠데요. 이혼할거라고,..
어제 이야기 리얼로 듣는데 진짜 소름이 쫙쫙 끼치는거예요 ...
언니가 저한테 나는 지금하면 이혼인데, 넌 파혼이다.. 난 이번 추석때 보고 정말 진지하게 이혼 생각할거야. 제사때문에 회사까지 관둬야할판인데, 난 내삶을 위해 가정을 포기할래.
...ㅠ
자긴 이혼하면 큰흠이 생기는데, 넌 파혼이니 괜찮다고 다른 좋은사람 만나래요.
그럴려구요 ㅠㅠ.. 언니의 리얼 삶의현장 덕에 겁도 엄청 먹었고, 댓글 읽어봤는데..
충격적인게 .. 제가 버티고 이겨내고 그렇게 살고있음. 내 소중한 딸이 고사리같은 손으로 전부치고 노동할거아니예요...
아무리봐도 아닌거같아요.
사랑은 중요하죠. 그런데 전 제자신을 더 사랑하나봐요.
힘든일 하기싫어 도망가는 겁쟁이같지만, 평생 몸/마음고생하느니 지금 겁쟁이 나쁜냔이 되렵니다..ㅠㅜㅠ
그리고 제사로인해 고생하시는 많은분들 정말 .. 정말 힘내세요..
그리고 저랑 비슷한 상황이신 분들은 .. 정말 고민 많이 해보세요..
인생의 주체는 바로 자기자신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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