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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훈훈 레전드 - 꿈에 그리던 결혼생활. 다들 하고계신가요? 본문
남편이 자는 머리카락을 쓸어넘겨주며 이불을 덮어줘서
날 사랑한다고 느꼈다는 글을 보고 저도 생각나는 것들이 있어
몇자 적어봅니다 .
나이는30. 결혼한지는 2년. 10개월된 아들이 있어요
남편하고는 동갑이고 초등학교 동창으로 제 첫사랑이에요 ㅋㅋ
교회뒤?에서 처음으로 뽀뽀한것도 지금의 남편 이랍니다 ㅋㅋㅋㅋ
초등학교6학년 때 멋모르고 대화장을 주고 받으며 서로 좋아했었어요.
그러다 헤어지고 중학교 3학년때 버디버디를 하다가 다시 만나게 됐죠
서로 다른 고등학교에 진학했는데 제가 다니던 학교가 엄청 먼곳이라
남편이 걱정 됐는지 졸업식날 집앞으로 찾아와 반지 껴주며 고등학교 가서도
헤어지지 말자고 눈물 흘리던게 생각나네요 ㅋㅋㅋㅋㅋ
하지만 몸이 멀어지니 마음도 멀어졌던 우리는 결국 헤어졌고
20살 학교 졸업후 패밀리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를 하고있던 저에게
신입이 들어왔으니 접시닦는거 가르쳐 주라며 매니져님이 데리고온 사람은
다름아닌 남편 이였어요 ㅋㅋㅋㅋ 놀라움과 반가움 그리고 심쿵 ㅋㅋㅋ
그땐 그게 뭔지 몰랐는데 지금 말로 딱 썸 이였네요 ㅋㅋㅋ
그치만 계~~속 썸만타다가 끝났어요ㅠㅠ 남편은 대학문제로
저는 진로 문제로 서로 고민도 많고 갈등도 많았던 시기라
지금 생각해보니 어려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없어
각자 갈길을 갔던것 같아요. 그 후 남편은 군대에 갔고
저도 제 할일 하느라 연락이 끊겼어요.
그리고 5년후.. 25살.
자전거 타길 좋아하던 저는 또 남편을 자전거 타다 만났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저는 이때 남편을 딱 본순간 속으로 생각했어요
"아 이남자가 내 운명이구나. 꼭 이사람과 결혼해야지"
그렇게 같이 자전거를 타고 한강에 가서 맥주 한캔씩 마시고
헤어지길 몇주. 답답해진 제가 고백을 했고 그렇게 3년의 연애끝에
우리는 결혼했습니다.
결혼준비 하면서도 단한번도 싸운적 없구요
남편이 늘 저를 배려 해줬던것 같아요.
주변에서 결혼하면 달라진다 애낳면 달라진다
얘기많이 하는데, 남편은 늘 한결 같아요.
가장 고마웠던건 애기낳고 밤중수유로 잠을 제대로 못자
힘들어 할때 한번도 빠짐없이 같이 일어나서 옆에 있어줬어요.
여자들이 이럴때 많이 우울해 한다고 들었다면서..
꾸벅꾸벅 졸면서 가끔 잠결에 이상한 소리를 해대면서도
늘 옆에서 같이 있어줬어요. 제가 새벽에 짜증낸적이 정말 많았는데
본인은 다음날 출근해야 하면서도 제 짜증 다 받아주고
제가 각방 쓰자고 했거든요. 너무 피곤해 하는것 같아서
그랬더니 한방쓰는건 부부의 의리라면서.. 끝까지 저랑 애기랑 같이 잤어요
애키우면서 남편 안입는 목늘어난 티에 하루종일 씻지 않고 있어도
싫은내색 한번 없는 우리남편..
샤워하고 나오면 늘 등에 로션 발라주고
임신했을때 매일매일 배랑 엉덩이에 튼살크림 발라줘서
애기 낳는데 튼살하나 없네요 ㅋㅋㅋ
결혼하고 본인 하고싶은거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늘 인터넷으로 구경만 하고 "사줄까?"하면 아니됐어 하는 우리남편.
한달 용돈 20만원 아끼고 모아서 "내가 고등학교때 진짜 갖고싶던
시계가 있었는데 그걸 못차봐서 아쉬웠어" 라고 하니까
지금이라도 차보라며 선물한 우리남편.
어버이날 본인이 모은 용돈으로 나모르게 울엄마 용돈드린 우리남편 ㅠㅠ
본인은 몇년된 낡은 옷 입고 다니면서도
백화점에서 내가 뭐 갖고 싶다고 하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사주려는 우리남편..
시댁에 가서 늘 나에대해 좋은말만 해주는 우리남편.
분명한 내 잘못인데도 싸우면 무조건 먼저 다가와 장난치고
미안하다고 해주는 우리남편.
결혼은 현실이고 집문제, 육아, 직장, 시댁, 돈 등등
힘들고 넘어야할 산들이 많지만
다들 너무 사랑해서 이사람 아니면 안되서 결혼하신 거잖아요??
남편은 가끔 그래요
나보다 더 좋은사람 만날 수 있었을텐데 왜 나랑 결혼했냐고..
물론 조건좋은 남자야 만날 수 있었겠지만
전 그냥 남편만 있으면 뭐든 두렵지 않았어요.
설령 망해서 길에 나앉게 되더라도 이사람이랑 살면
뭐든 다 할수 있겠다. 내가 곁에서 힘이 되주고 싶고 지켜주고 싶다.
돈이 아무리 많고 아무리 멋진 사람이 와도
이사람이 아니면 그 어떤 무엇도, 누구도 싫었어요.
어떤분의 말처럼 결혼이 기업합병도 아니고 서로 재고 따지고
내꺼니꺼 하다보니 니네부모님 이만큼 우리부모님 이만큼
그러면서 싸우는거 같아요.
제 선택에 후회없게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끌어 주는 남편에게
항상 늘 고맙고, 애기낳고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네요.
많은 분들이 보고 댓글도 달려서 남편이 이글 보면 좋겠네요^^
톡보면 결혼을 왜하지 싶은 암울한 시월드, 결혼생활 얘기가 많은데
저처럼 행복하게 잘사는 분들도 아주 많아요~ ㅋㅋㅋ
이 글보고 접었던 결혼 판타지를 다시 펼쳐 주세요 ㅋㅋㅋㅋ
결혼하신 분들, 하실분들 모두들 행복한 결혼생활 하시길 ^^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기
와!!톡이다!!ㅋㅋㅋ 남편 보여주니까 뿌듯해 하는듯
ㅋㅋㅋㅋ좋은말들로 댓글 써주신거 정말 감사합니다
남편에게 더 잘해야지.. 다짐해 봅니다ㅋㅋㅋ
돈많이 못벌어다줘서 미안하다는 여보!
난 지금도 충분히 감사하고 만족해ㅜㅜ
애낳고 너무 표현을 안하고 산거 같은데
진짜 사랑해! 다시 태어나도 나랑 결혼해줘
난 여전히 애기보단 여보가 먼저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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