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   2025/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세상 모든 잡동사니 집합소 스레TV

네이트판 중2 레전드 - 8년 사귄 남자친구가 역겹습니다(feat. 블로거) 본문

썰 전용 모음소/네이트판 전용

네이트판 중2 레전드 - 8년 사귄 남자친구가 역겹습니다(feat. 블로거)

스레TV 2018. 7. 24. 21:51
728x90
반응형


8년 동안 사귄 남자친구와 올해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상견례도 마쳤고요.


 제 남자친구는 예전부터 조금 특이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남들하고 생각하는 것도 좀 다르고 자기만의 세계가 강한 사람이거든요. 취미가 독서 그리고 글쓰기인데 작가가 꿈이라며 요즘 저와는 대화도 거의 안하고 퇴근하면 항상 블로그에 글을 씁니다. 전부터 제가 자신의 글을 좀 읽어 줬으면 하길래...읽고 나름 덧글도 달아주려고 블로그에 글들을 읽기 시작했어요. 자신의 감정들...저에게 표현하지 않고 글에 담았더라고요.


저와는 전혀 그런 것들에 대해서 대화하지 않고 블로그에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사실 조금 섭섭했지만 몇몇 글들은 저에게는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글 중간에 지나가는 말로 제 음식은 자신의 입에 맞지 않고 자신이 만든 음식은 둘의 입맛에 맞기 때문에 요리는 자신이 한다는 말...읽고 나니 눈물이 주르륵 나더군요. 그날 장봐다가 반찬 만들려고 블로그 열심히 뒤져서 메모했던 제 자신이 무척이나 한심해졌어요...섭섭해서 전화로 따졌더니 그건 그냥 내용상 잠깐 의미없이 나온 부분이라며 신경쓰지 말라고 하더군요...


그 일이 있고난 뒤 그러지 말았어야 되는데 궁금증에 또 블로그에 들어가서 글을 읽었습니다.


얼마전 남자친구가 친구 결혼식에 혼자갔었는데 그 날 쓴 글이더군요. 내용은 결혼식에 온 남자들은 뛰어나게 잘생기거나 꾸미고 온 사람이 드문 반면에 여성들은 돋보이려고 한껏 꾸미고 왔더라. 그중 한 처자가 자신을 보고 있길래 설마 자기를 보는 것인가 했더니 정말로 자신을 보면서 홍조를 띄고 관심있어 하더라.  그녀가 자신을 보면서 설레이고 두근거려 하지만 자신은 그 욕망을 충족시켜 줄수가 없다. 남이하면 불륜이고 자신이 하면 로맨스가 될 심산이 크기 때문이다. 자신의 상상을 자세히 적고 싶지만 예술도 지나치면 외설이 되기때문에 참기로 한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지금 저랑 싸우고 글을 지워버려서 완벽히 같지는 않지만 생각나는 부분은 거의 정확해요.


더 가관인건 그 블로그에 자주 찾는 이웃이라는 사람이 덧글에 연애를 새로 시작하시면 좀더 글이 생생하지 않겠냐고 달아놨는데 남자친구가 덧글로 제 연애는 끝났습니다. 저는 동료애가 있는 지금의 여자친구로 만족합니다. 뭐 이렇게 써놨더라고요.


연애가 끝났다니...마치 저를 사랑하지는 않지만 편해서 걍 살련다 라는 뉘앙스가 느껴졌어요.


그리고 정말 제가 읽고 역겨웠던 글이 있습니다. 길가에 지나가는 스타킹을 신고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을 보면 치마를 걷어 올리고 다리를 만지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이 건 전에도 비슷한 글을 봤던거 같은데 전에 친구 애기 돌잔치 간다고 기차역에서 지나가는 여자들 보고 스타킹신은 여자들 다리 만지고 싶다고...


진짜 역겹습니다. 일 끝나고 자고 있는 남자친구 얼굴에 휴지를 집어 던졌습니다. 왜 그러냐고 하길래 글 읽었는데 진짜 저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게 역겹다고 정떨어진다고 했더니 그건 모든 남자들의 본능이랍니다. 그리고 100여편의 글 중에서 그 두 개의 글 가지고 뭐라고 하냐고...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정말 남자들 모두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8년 사귄 남자친구가 쓰레기 같고 저 자신도 쓰레기처럼 느껴집니다...




-------------------------------------------------------------------------------------------


(추가)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 주실 줄은 몰랐네요. 댓글들 모두 잘 읽었습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다는 것이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네요. 제가 지난 8년 동안 저희 사이에 있었던 모든 일들을 적은 것은 아닙니다. 물론 저도 남자친구에게 100프로 맘에 드는 여자친구는 아니었겠죠. 그러나 지금의 저는 도무지 이 남자의 머리 속을 이해 할 수가 없습니다. 글쓰는 것이 그렇게 좋으면 혼자 살면서 그 좋아하는 글이나 실컷 썼으면 좋겠습니다.(물론 저에 대한 내용은 빼고요.) 양가 부모님들께 뭐라고 말씀드려야 될지 막막하지만 정리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남자친구가 제게 일부러 그 글을 보라고 해서 본 것이 아니라 몇 년 전에 너는 내 글도 안 읽어 준다며 섭섭해 하던게 생각나서 응원차 들어갔다가 보게 된 거에요. 글을 읽고 화를 냈더니 누가 너 읽으라고 쓴글이냐며 왜 읽었냐고 뭐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모든 글은 남자친구와 관심사가 같은 친한이웃 3명, 저를 포함해서 4명만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제 입장에서 쓴 글이지만 오해로 인해서 욕을 먹게 되는 부분은 없었으면 해서 말씀드립니다.


진심으로 고민하고 댓글 달아주신 분들이 보이네요. 감사드립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