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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조언 레전드 - 시어머님이 동서를 너무 잡아요. 본문

썰 전용 모음소/네이트판 전용

네이트판 조언 레전드 - 시어머님이 동서를 너무 잡아요.

스레TV 2018. 3. 2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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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본론 들어갈게요.


전 결혼 3년차입니다.


시부모님 두분과 장남인 남편, 남동생 이렇게 있구요.


서방님은 결혼 5년차예요. 이제 29살인데 동서는 동갑이구요. 좀 일찍 결혼했죠.


(서방님을 그냥 시동생이라고 칭할게요)


저희는 맞벌이, 동서네는 외벌이예요.


 


결혼 전 상견례 후 시댁에 인사드릴 겸 방문했을때


동서 처음 보고 사람 참 곱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아지게 만드는? 그런 사람이였어요.


조곤조곤 말하고 조용하고 웃는 상인데 그냥 배꽃같은 느낌이랄까.


그 날, 저녁 밖에서 남편과 시동생 부부 함께 간단하게 술한잔 했는데


술이 좀 들어가니 방긋방긋 웃으면서 형님 생겨서 너무 좋다더군요.


자기는 친정에도 자매가 없어서 더 좋다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며


제 손을 꼭 잡더라구요.


바로 형님~ 형님~ 하면서요.


신행때도 동서 선물은 굉장히 신경써서 골랐었어요.


그정도로 저에겐 좋은 사람으로 각인 되었거든요.


 


결혼 하고 나서부터 일주일에 한두번씩 연락 하면서 수다 떨고 


주말엔 부부끼리 만나서 술도 한잔씩 해요. (두집 다 아직 아이는 없어요)


동서랑 둘이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하고 남이섬 같은 곳 드라이브도 다녀오고


서로 생일에 케이크 사주고 축하해주고 굉장히 사이가 좋아요.


남편과 시동생은 둘이 결혼 한 것 같다고 이야기 할 정도로요.


 


첫 명절때..  아무래도 첫 명절이라 신경 쓰여서 명절 연휴 첫 날 아침 일찍 시댁에 갔는데


(시댁은 2시간 거리입니다. 동서네는 10분거리 살구요)


도착했을때 10시 조금 넘었나 그랬는데 동서가 이미 있더라구요.


일찍 올거면 말하지 그랬냐구, 같이 내려왔음 좋았을텐데 이랬더니


말 없이 그냥 웃더라구요.


그러면서 음식은 대충 다 되었고 탕국이랑 국 정도만 남았다길래


어머님이 해두셨냐니까 또 말이 없어요.


 


그리고나서..


작년 추석 지나고 동서가 형님 혹시 시간 괜찮으시면 저랑 놀아주세요 하길래


동서랑 둘이 속초 놀러 간 적 있었는데, 둘이 술 한잔 하다보니


동서가 꺼이꺼이 울며 케케묵은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어요.


 


어릴때 엄마 돌아가시고 아버지랑 오빠, 남동생 책임지며 살았다구요.


초등학교 졸업 하기 전부터 가족들 밥 해먹이며 살았대요.


그러다 지금 남편(시동생) 대학교 졸업반에 만나서 연애를 시작했는데


일하면서 경력이 쌓일때 쯤 덜컥 임신이 되었답니다.


부랴부랴 양가 허락받고 급하게 결혼을 했는데


동서는 사회 초년생이고 시동생은 대학생이고.. 모아둔 것도 없어 다 지원 받아 했대요.


시댁에서 전세 해주고 친정에서 결혼식 비용, 혼수 다 해주고


동서 예물이라곤 금반지 하나 받고 왔는데


친정 아버지가 흠 되면 안된다고 예단 다 챙기셨다구요.


그렇게 시집와서 죽고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답니다.


스트레스 심했던건지 유산이 2번..


그럴때마다 시어머니 한테 하찮은 몸뚱아리로 우리 아들 발목 잡았다고


그렇게 욕을 먹었대요.


 




그래도 자기가 잘 하면 알아주실거라 생각했고


친엄마 자리 채워줄 사람 어머님밖에 없다 생각했다고..


명절 연휴 시작도 되기전에 미리 내려오라고 난리난리 치셔서


회사에 양해 구하다 구하다 결국은 그만 뒀다구요..


결혼 하고 나서 명절에 친정 한번도 못가봤고 자기는 명절에 친정가면


집안이 망하는 줄 알았답니다.


친정에 ㅊ만 꺼내도 시어머니 노발대발 하면서 본 데 없이 커서 그렇다고


어디서 못배운거 티내느냐고 그리 거품을 물어서요.


근데, 형님은 친정에 보내주시는걸 보고 화가 나는걸 감당을 못하겠더라


이야기 하더라구요.


 


그걸 왜 참고 살았냐고 화를 냈더니


우리 아빠 저 시집 오기 전 날 울면서 밤 새우시고


빨갛게 충혈 된 눈으로 식장 사진 찍으셨어요 언니.


제가 화를 내고 집을 나가면 갈데라곤 친정밖에 없는데


우리아빠 마음 아파하는거 어떻게 봐요 이러는데..


정말 너무 마음 아프고 슬프고.. 이 아이가 뭘 그리 잘못해서 싶고..


남편이랑 시동생까지 다 미워지더라구요..


 


집에 돌아와서 남편에게 이런거 알고 있었느냐 말했더니


알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근데 왜 어머님 안말렸냐니까 말렸답니다.


시동생이 화도 내고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한번은 명절에 동서는 집에 두고 혼자 내려갔더니


그 길로 어머님이 직접 운전해서 동서 끌고 오더랍니다.


시동생이 동서에게 시댁 연 끊자고 보지말고 살자 했는데


시어머님이 난리도 그런 난리 없을 정도로 들들 볶아서


결국 두손 두발 다 들고 그나마 명절에 동서 도와서 해주고


쉴 시간 만들어 주는게 다랍니다.


듣다 보니 기도 안차더군요..


 


올해 설에 동서에게 나랑 같이 내려가자 했더니


어머님 난리 날거라며 안절부절 하길래, 괜찮으니 나랑 같이 가자 했어요.


연휴 2일전부터 동서에게 빨리 내려오라고 난리라고 시동생 연락 왔길래


제가 어머니께 전화 드렸어요.


동서랑 일이 좀 있어서 당장 못가니까 연휴날 점심에 내려 가겠다구요.


걔가 일이 있긴 뭐가 있느냐고 음식은 누가 하느냐고 소리 지르시길래


그런 일 있어요. 하고 끊어버렸어요.


 


연휴 날 아침에 시동생이랑 남편 먼저 보내고


가는 길에 시장에서 산 명절음식 쥐어줬어요.


이거 나랑 동서 둘이서 다 했다 하고 어머니 갖다 주라구요.


그리고 동서랑 영화 보고 놀다가 저녁에 갔더니 어머님 얼굴이 완전..


뭐 하다 이제 왔냐고 동서한테 또 윽박 지르시길래


내가 동서 도움 필요한 일 있어서 도와 달라했다.


이제 제가 맏며느리인데 동서가 하던 음식들 제가 해야죠.


그거 좀 가르쳐 달라 했어요. 이랬더니


쟤(동서)는 이 집 귀신이지만 너는 손님이라고.


크면서 손에 물 한번 안 묻혀 봤을건데 그런거 어떻게 하겠느냐 하시던.


(저희 친정이 좀 잘 살아요. 그래서 더 동서랑 저를 차별 하신 것 같기도 해요.)


 


대꾸도 안하고 시동생한테 동서 음식 하느라 피곤 했을테니 쉬게 해주라고


나물 몇가지 정도는 내가 해도 금방이라고 그랬어요.


시동생은 이미 입이 귀에 걸리면서 예예 형수. 예 형수님 그럴게요. 감사합니다 하고


동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불안해하고.


그냥 방에 들어가라고 밀어넣었어요.


더 말이 나오진 않았어요. 저희 어머님 저한텐 그렇게 함부로 안하시고


막말도 안하시거든요. 뒤에서 무슨 말을 하고 다닌다해도 내 귀에 안들어오면 그만이구요.


 


설에 나올 때 동서 데리고 같이 나왔어요.


집에 손님 더 올지도 모르니까 남편은 하루 더 있다 오라 했어요.


시동생네는 결혼 후 첫 명절 친정 나들이인데 같이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같이 나가자 했구요.


여자가 명절에 친정 가는게 무슨 경우냐고 내일 가라고 또 윽박 지르시길래


저는 지금 갈건데요 어머님? 이랬더니 더 말은 안하시고 그냥 얼굴만 울긋불긋..


 


집 나서는 길에 동서 많이 울었어요.


명절에 친정 가는거 처음이라고. 형님 정말 감사하다고..


동서네에 이야기 했어요.


어머님 상견례때까지 이런 분인지 몰랐는데 보통 쎈게 아니라고.


서방님(시동생)이나 남편이 어떻게 해보지 못할것 같다고.


싸울 일 있거나 끊어야 할 일 있을때 내가 할테니까 이제 친정 마음껏 다니라고.


서방님이 중간에서 더 열심히 해줘야 한다.


동서 이제 서럽게 만들지 말라 했더니 네네 거리네요.


 


이번 추석도 전날 저녁에 내려 갈거예요. 음식도 사서 보낼거구요. 


동서랑 가까운데 놀러 갔다가 느긋하게 내려 가려구요.


남편에게 설때처럼 할거라고 했더니 좋은데 가서 맛있는거 먹고 오래요.


어차피 어머님은 남편에게도 뭐라 못하시니까요.


  


마음 같아선 아예 시어머님이 동서에게 갑질(?) 못하게 하고 싶은데


지금 제 머리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이거예요.


저희 부부는 무서워 하시는데 시동생네는 발 아래 두려 하시거든요.


원래는 추석 연휴에 남편들만 보내고 동서랑 여행 가버릴까 생각도 했었는데


동서가 말려서 참았어요.


 


좀 더 확실하게 시어머니 갑질을 끊을 방법이 필요해요.


제가 이렇게 중간에서 쳐내는것도 한계가 있는 것 같고


시동생이 어떻게 해보려 해도 씨알도 안먹히구요.


좋은 방법 뭐 없을까요?


 


++추가



 


하루사이 많이 분들이 봐주셨네요.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봐주실지 몰랐어요. ^^;


 


일단..


동서 일 다시 시작 하는거 어떻냐고 몇번 운을 띄웠었는데


그만둔지 오래 되어서인지 아니면 댓글분들 말씀처럼 자존감이 떨어지는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다시 일 한다는것에 막연함을 느끼는 것 같더라구요.


댓글 보면서 저도 생각해 봤지만 .. 역시 그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다시 설득 하번 해볼게요.


의견 주셔서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자작 아니냐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런 글은 다 자작인건가요?


저도 처음부터 마냥 좋은 형님 아니었고 크게 신경 쓰는 사람 아니었어요.


그러니 결혼하고 2년이 될때쯤에야 동서가 입을 여니 알았죠.


평소에 시어머니가 동서에게 하는 행동이 좀 과하다 생각만 했지


그 속을 볼 생각은 안했으니까요.


저는 오히려 데면데면 했고 그걸 돌려놓은게 동서예요.


생각지도 못했던 배려를 받고 이해를 받고 살가운데


이런 사람 만나면 좋아지고 아끼게 되고 마음 쓰이는거 아닌가요?


 


저희 시어머니 정확히는 저보다 저희 친정을 무서워해요.


시어머니 예단 요구 하던거 다 맞춰서 해드리고


친정에서 큰 소리 쳤거든요. 집도 공동명의구요. 집값 반반..


저희 아버지 말투가 경상도 남자시라 뚝뚝 끊어지는 것도 있지만


눈빛이.. 좀.. 아 눈빛으로 사람 죽일수도 있겠다 싶을정도예요;


저도 시집 올 때부터 할 말 다 하는 며느리였고


아버지도 상견례때부터 할 말 딱딱 다 하셔서 그런 것 같아요.


 


동생이 하나 있어요.


올해 28살된, 저랑 터울이 좀 있는 동생이에요.


저는 결혼 생각 없어서 천천히 시집 왔지만 동생은 했다가 돌아왔어요.


시집 살이 힘들어서 못살겠다고 왔던 동생이에요.


어쩌면 동서 보면서 동생을 투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더 화가 나는걸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이렇게 바로발로 제스쳐를 취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아마도 남편의 지원이 있기 때문이겠죠.


내가 너무 심한건가 하고 물어봤더니


어차피 부모님 돌아가시면 남는건 형제들이라고 짧게 대답하네요.


 


추석 지나고 어찌 되었는지 다시 이야기 하러 오겠습니다.


선선한 가을 날씨인데 하늘 좀 올려다 보시면서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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