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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레전드 - 제가 최고라하더니 결혼할때 되니 말 바꾸네요 본문
안녕하세요.
양가 상견례도 다 끝내고 결혼준비 이제 막 시작하고 있는데요
예랑이 지나가던 사람 100이면 100명 붙잡고 물어보라고, 니가 너무하다 그럴거라고 자신하길래
정말 그런건지 여쭤봅니다
제가 성인되어 대학생활을 하면서부터 늘 다짐했던게
'연애할때는 그냥 아무것도 따지지 말고 마음가는대로, 결혼은 철저하고 확실하게' 였어요.
그래서 지난 과거에 몇번 연애를 하면서 저는 한번도 데이트비용을 5:5로도 해본적이 없어요.
제가 늘 더 많이 냈거든요.
대학 졸업하자마자 취직하고 만나게된게 지금의 예랑이라
그전까지 대학생 신분으로 했던 연애에서는 같은 학생신분인 남친들은 대부분 여유롭지 못했어요.
그래서 비교적 용돈도 넉넉하게 받는 제가 자처해서 더 많이냈고
심지어 데이트비용 거의 100프로 부담하면서 오랜기간 만난 사람도 있어요.
친구들한테 너 어디 하자있는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연애하냐고 답답하단 소리도 많이 들었는데
상대방이 돈이 적건 능력이 되건안되건 그런거 하나도 안따지고, 그냥 나를 많이 사랑해주는지 그게 중요했거든요.
부모님이 어릴적부터 하도 바쁘셔서 떨어져있던 시간이 길어 애정결핍 비슷한 그런게 생겨서,
그냥 어차피 돈이야 내가 가지고 있으니까 상대방에 나를 사랑해주고 예뻐해주고 그냥 마음을 충족시켜주면 그게 무조건 좋았어요.
게다가 제가 대학교 3학년 정도 됐을때 한창 된장녀니 뭐니 이런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그딴 얘기 듣고싶지도 않아서 그런 경향이 점점 더 강해졌고요
취직한 후에 지금의 예랑이랑 연애를 시작하게 됐고, 저보다 나이가 좀 많아서
이미 사회생활 꽤 했던 예랑은 처음엔 좀 당황하더라고요
제가 먼저 계산대가서 제가 먹은거 계산하니까요
(예랑은 그래도 경제적으로 부족한 사람은 아니었으니까 더치하면 되겠다 생각했거든요)
왜 계산을 해 내가 사주려고 했더거야. 이제 막 일 시작한 애가 돈 막 쓰면 안돼
그러길래
나는 데이트비용 공평하게 하는게 좋다. 그래야 부담도 없고 내가 편하게 연애할 수 있다.
칼같이 말하니까 좀 회유해보려고 하다가 결국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여튼 한동안은 딱딱 더치하는걸 약간 어색해하다가
연애기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더 좋아하고 저를 막 칭찬했어요
너같은 여자는 진짜 처음보네 니가 최고다
어디있다 지금나타났냐느니 그러면서요
그도 그럴게, 연애기간 3년 내내 공식적인 데이트비용은 더치지만
그래도 연애하면서 오는 생일이나 기념일 같을 때에는 더 잘해주고 싶어서
20만원짜리 받으면 저는 30만원 40만원짜리로 돌려주고 그랬으니까요.
선물 줄때마다 기뻐하며 받아주면서 "우리 이쁜 애인님, 나는 뭘해주면 되나?" 할 때마다
당장은 아무것도 바라는 그런거 없고
그냥 결혼까지도 쭉 지금처럼 확실하게 갔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예랑은 매번 당연하지! 외쳤고요
그렇게 큰 탈없이 쭉 연애하다가 프로포즈도 받고, 상견례도 성공적으로 했고
이제 슬슬 결혼준비를 본격적으로 하게됐는데
그러면서 문제가 생겼어요
제가 진짜 당당하게 제가 바라는거 요구하면서부터예요.
1.명절날 처가/외가 번갈아가면서 가기. 추석때 시댁갔으면 설날때는 처가로.
2.시댁과 처가 용돈 똑같이. 방문 똑같이.
3.육아를 확실히 같이 부담할 수 있기 전까지는 아이 낳은 생각은 없음
(이건 연애할때도 종종 말했던 얘기예요)
4.직장 그만둘 생각 없음
5.토요일 일요일은 서로 하루씩 자유날. 뭘 하며 시간을 보내건 뭘 먹건 본인 자유. 간섭X.
같이 뭔가 하기를 원하면 적극적으로 함께 할 것. (이건 좋다고 했어요)
위에 두가지가 문제예요. 저게 말이되냐고 하네요.
저도 물론 아직까지 우리나라 결혼정서가 그런건 알거든요.
네이트판 종종 보면서 저걸로 문제되는 경우 많다는것도요.
그래도 전 충분히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여태까지 제가 연애하는동안 직접 행동으로 지켜온 가치관이고
결혼식도 전세금.혼수.결혼식비 딱 계산해서 나도 똑같이 반반 부담하고 할건데 저게 왜 안되냐고.
그러니까 예랑은 자기가 결혼자금 더 대더라도 그건 아니라고해요.
그래서 저는 내가 결혼자금 더 내서라도 저렇게 해야겠다 했어요.
부모님한테 명절을 번갈아간다고 어떻게 설명을 드리냐. 옛분들이신데.. 그러길래
내가 말씀드리겠다 했죠.
어떻게 아무런 희생없이 결혼을 하려고 하냐 이러길래
왜 꼭 결혼을 희생해서 해야되는건지. 그럼 당신은 나와의 결혼을 위해 뭘 희생하느냐.
그럼 넌 나랑 대체 왜 결혼하려고 하는거냐? 근본적인 질문까지 묻더라고요
지금까지처럼 좋아하고 사랑하니까 하려고 하지 다른 이유가 뭐있냐.
너 그런식으로 우기다간 그 어떤 남자하고도 결혼 못한대요.
아 그러냐. 그러면 그냥 혼자살겠다. 내가 결혼못하면 큰일나는 처지도 아니고 혼자 못살 이유 없다
그랬더니 답답하다고 죽겠다고 거의 땅을 치는 드러눕는 수준이예요
이걸로 진짜 몇주간을 냉전과 말씨름 반복하고있는데
도저히 결론이 안나네요
여태까지 연애하는동안 쭉 칼같이 서로 공평하게 해왔고
결혼할때도 공평하게 하기로 했고
그간 제 그런점에 대해 그렇게 칭찬을 침마르게 했던 남자가
결혼할때 되니 이렇게 바뀌는게 진짜 화가나고 어이가 없어요
차라리 연애할때 돈이 부족해서 전전긍긍하는 남자였더라도 그건 제가 더 희생하고
데이트비용 다 부담해서라도 이 남자랑 잘 만났을거예요. 여지껏 그랬던것처럼요
근데 결혼은 아니잖아요. 왜 결혼하면 제가 포기하길 바라는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좋다좋다 했던 제 가치관이, 결혼에 대입하니까 답답하다고 탈바꿈되버리네요.
그래도 제 생각을 존중해주는 남자인줄 알고 결혼까지 오게된건데
본인한테 달 때는 헤헤거리다가
이제 지한테 쓴 맛이 느껴지니까 뱉고싶어하는 그저그런 형편없는 남자를 만나온 기분이예요.
어떻게 해야되는건가요?
긴 싸움 그동안 쌓아온 마음과 정으로 이겨내보려고 애쓰고는 있는데
점점 그냥 결혼 엎고싶어져요.
대체 제가 뭘 위해서 이 결혼을 해야하는지 점점 모르겠어요.
결혼하신분들.. 결혼하면 더 행복한거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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