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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빡침썰] 공군 입소 잘못해서 한양대 못가고 4수한 썰 ㄷㄷ 본문
공군 기초군사훈련단에 도착했다.
공군 훈련소 입구 옆의 식당에서 맛없는 육개장을 씹었다. (군대 앞 식당은 걍 맛이 없는 거 같다. 사실 최현석이 식당차려도 맛 없을듯...;;)
입대장병 집합소까지 부모님 차로 이동했고 결국 운명의 시간 3월 23일 오후 1시 50분 입대장병 집합 명령이 떨어졌다.
국기에 대한 경례, 부모님께 작별 인사(절하고), 뭐 여자친구 대표가 나와서 연설하고(나는 여자친구가 없었다... ㅂㄷㅂㄷ 물론 지금도 없다..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ㅂㄷㅂㄷ), 엄마 대표가 나와서 연설하고 등등 좀 서 있다가 결국 막사 안으로 입장.
대대 중대 소대배치 받고 (4대대 1중대 1소대 였던 듯..) 담당 조교가 배치되었다. (750기 2015년 3월 23일 공군입대.)
뭐 첫날은 생활관 배정받고 조교한테 가방 쥐는 법(왼손 파지 라고 하던가..)이나 이불 까는 법, 이불 개는 법, 책상 펴는 법, 책을 책상 위에 올리는 법, 책상에 앉는 법 등등을 배운 것 같다. (책상이 생활관 안에 까는거라 사용하기에 매우 불편;;)
사실 공군 입대 후 첫 5일간은 훈련병이 아니다. 입대장병이라 부르고, 공군은 1차로 서류 2차 면접을 통과해서 최종 합격하여 입대하더라도, 입대해서 3차적인 걸러내기가 존재한다. (1200명 입대하면 80명정도 쫓겨난다고 보면 된다.)
걸러지는 방식은 뭐.. 흉부 엑스레이, 혈액검사, 운동능력 검사 등을 통한 신체 결격사유나 인성검사(150문제가 있으면 대충 50문제가 '나는 자살하고 싶다' 에 o x를 답하는 문제임..)를 통한 인성 결격 사유이다.
4대대가 건물이 매우 후지고.. 특히 1중대 1소대가 사용한 생활관은 1층 입구가 바로 옆이라 시도 때도 없이 조교가 들락날락했다. 어차피 5일간 매우 할 거 없는 날들이라 생활관에서 앉아있는 게 일과인데, 이게 양반다리로 오래 앉아있기가 상당히 고통스럽다. 그래서 보통 등 뒤에 있는 침구류에 몸을 기대서 반쯤 눕는자세로 앉아 있곤 한다.
그런데 왔다갔다하는 조교 중 절반은 "지금 자세가 뭡니까? 군인다운 자세 하도록 합니다. 군인다운 자세는 정자세로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두 손은 무릎 끝에 주먹을 쥐고 놓는 자세입니다."라고 반복학습시키고 소리쳤다. 그리고 왔다갔다하는 조교 중 절반은 흘끗 보면서 눈치주고..
우리는 아직 훈련병도 아니고 할 일도 없는데 너무하는거 아니냐며 첫날부터 조교를 씹어댔다.. (솔직히 '군인다운 자세' 라는 용어에서 얼탱이가 없었다..)
그리고 소대장(중사 아재)이 생활관에 와서 대충 소개를 했다.
대충 그렇게 하루가 지난 것 같은데.. 사실 내가 머리털나고 잠자본 곳 중에서 제일 잠이 잘 오는 곳이 공군 훈련소였다. 모포 따땃하고 현대 전자기기와 완전한 작별을 고하니 코골이 소리가 들려도 30분만에 잠이 들어버린 것.. (전날까지 새벽 3시에 잠들었고 군대에선 10시에 취침임에도 불구하고..!)
대충 둘째 날 ,셋째 날에는 뭐 인성검사라던가.. 흉부 엑스레이 검사, 혈액 검사 정도.. 하고 보급품(군복 종류 별로, 속옷, 양말, 면도기, 비누, 휴지 등등등등~~)을 받아 오는데 시간을 보냈다. 인성검사도 셋째날인가 했던 듯.
그리고 넷째 날... 아침.. 머리를 밀러(3mm 쒸..불.. 쒸... 불.....) 2대대 건물로 갔다.. 4대대 1중대가 전원이 모여서 차례로 머리를 미는데, 갑자기 조교(이런 개새끼가...)가 내 이름을 불렀다.. 부르더니 이유는 말하지도 않고 앞으로 먼저 가서 머리를 밀고 오라는 것이다..
나는 왠 떡인가! 기다리기도 귀찮았는데 잘 되었다! 라는 생각으로 쓱 가서 쓱쓱 밀고(아 3mm는 바리깡에 아무것도 안달고 그대로 쓱쓱 밀어버리면 3mm다..) 왔다.
그런데 조교가 나보고 흉부 엑스레이에 문제가 있다고 항공의무전대에서 군의관 면담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나는 머리를 밀었으므로 당연히 아무 문제 없을 것이고, 별 일 아닐 것이라는 생각으로 항공의무전대로 갔다. 내과 군의관과 면담을 했는데 폐에 공기방울이 있다는 것이다.
군의관 : 폐에 공기방울이 있는데 이것이 터지면 기흉이다. 보통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하면 터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게 위험할지 아닐지는 CT를 찍어볼 필요가 있다.
나 : 그럼 그건 어디서 확인하나요?
군의관 : 밖에서 확인해야지.
나 : (그럼 정밀검사대상에 들어가는건가? 뭐 CT찍으면 별 문제 없겠지..)
1차검사로 모두가 하는 공군 신체검사를 하고, 2차로 군의관과 면담하여 확인하고, 3차로 추가로 검사가 필요하면 차를 타고 정밀검사를 하러 가게 되어 있었다. 나는 당연히 그 '밖'이 '정밀검사하는 곳'을 의미하는 곳이라 생각하고 별 문제 없을거라 생각하고 생활관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5일째 입교식인가? 여튼 입대장병에서 훈련병이 되는 행사가 있어서 그것의 예행연습을 위해 강당으로 갔다. (이 곳이 인성검사를 한 곳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특기시험도 여기서 볼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예행연습하면서 어떻게 하면 조교에게 안 들키고 부정행위를 할 수 있는 자리를 선점할 수 있을까만 생각하고 있었다..) (특기시험을 잘쳐야 좋은 특기를 고를 수 있고 그래야 꿀을 빨 수 있다.)
예행연습 몇 번을 하고, 대답 크게 안한다고 몇번 소리 질러주면서 나는 매의 눈으로 자리마다 특징을 탐색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응? 정밀검사는 왜 안하지?? ... 에이 뭐 머리까지 밀었는데 문제가 있겠어??)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아침밥 먹으러 집합해서 줄서서 밥먹고 왔다. 그리고 생활관에 들어가기 전 집합까지..
소대장 아재가 귀가자 명단을 부르는 시간이 왔다.
XXX, XXX, XXX, 내이름, XXX
어 씨발?? 잘못 들었나???????????
어??? 씨발???????
멘탈 붕괴 그 자체였다.
소대장은 이름을 다 부르고선 하는 말이
"솔직히 말해서.. 귀가 당할 정신 상태면 아예 오지를 마라. 그런 식이면 우리도 받아주기 싫다."
그러고는 2층으로 올라가는거다.
오 씨발 개새끼가? 내가 의지 부족이여?? 개놈이????
하도 어이가 없고 충격적이라 멍청하게 서 있다가 생활관으로 들어갔다.
멘탈 붕괴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조교를 불러서 소대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조교 : 4중대 1소대 소대장님은 지금 외출하셔서 만날 수 없다.
나 : (이 쒸발롬이?? 2분전에 위로 올라가는 걸 내 두 눈으로 봤는데 이 개새끼가 나를 농락해?) 네 알겠습니다.
소대장은 분명 2층에 있을 터인데 만날 방법이 없다... 이런 씨발.. 머리까지 밀어놓고 쫓아내?? 이런 개새끼들이.. 이런.. 씨...발....
안되겠다 나를 머리밀게 만든(분명히 엑스레이 상에 문제가 있다는 걸 인지하고 나를 머리 밀게 만들었다..) 조교 새끼를 족쳐야한다.. 이 개새끼를 찾자..
복도 걸어가던 걸 붙잡았다.
나 : 왜 어제 이발할 때 머리를 밀게 만들었습니까?
최XX 조교 : 뭐라고?
나 : 어제. 아침에. 4중대 1소대 머리 밀 때. 왜. 나를. 먼저. 머리. 밀도록. 했습니까.
최XX 조교 : ?? 아! 아! 아! 아.. 귀가자입니까?
나 : 네. (그래 이 개새끼야)
최XX 조교 : 아... 아 그건.. 내가 뭐라 해줄 말이 없는데... 아..
나 : (살인충동)
엄연히 22미리와 3미리는 급의 차이가 있다.. 22미리 밀고는 모자 안쓰고 돌아다녀도 별 상관이 없지만 3미리 밀고 돌아다니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죄다 쳐다본다.
매우 살인충동이 일어났지만.. 꼴에 군대 5일 있었다고 후환이 두려웠기에 그냥 참았다.
그리고 조교의 지시에 따라 받은 보급품을 모두 반환하고(면도기는 그냥 훔쳐왔는데 아직도 잘 쓰고 있다. 5중날이라 쓸만하다..) 귀가자 안내를 위한 건물로 가서 귀가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
거기선 항공의무전대 담당인 상사가 설명을 맡았다.
담당자 : 잘 들어요, 병무청의 신체검사는 최대한 현역병을 만들기 위한 검사에요. 우리 공군에서 하는 검사는 최대한 내보내려고 하는 신체검사이고. 왜냐하면 이게 훈련하다가 잘못되면 책임 소재가 우리에게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내보내는 거에요. 질병 문제에서 치료기간이 정해져 있는 경우는 치료 잘 하고 다시 한달 뒤나 두달 뒤에 입대하면 되니까. 그때 와. 알았지? 부모님한테는 우리가 다 문자로 연락을 드려 놨으니까 걱정말고~
거의 정확하게 저런 이야기를 한 30분간 떠들었는데, 들으면서 매우 화가 나는 것이다. 그러면 그 사이에 끼는 사람들은 어쩌라는 건지? 나는 심지어 치료기간마저 안 적혀 있었다. 나의 경우는 폐의 공기방울을 없애는 게 불가능하니 그냥 공군 입대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었다.
병무청은 3급이니 군대가라하고, 공군은 너 공기방울 있으니 나가라 하고. 씨벌 나는 어쩌라는거여?
담당자를 불러서 이거 치료 못하면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니 왈..
담당자 : 육군가~
이런 씨벌놈이??
그렇게 안내를 받고.. 귀가 여비(거리에 따라 다르게 주는거던데 거의 버스비+점심 값 정도.)를 받고 버스를 타고 시외버스로 퇴출당했다.
그렇게 나는 나라로부터 머리터럭도 빼앗기고
한양대에 입학할 기회도 박탈당하고(당시 날짜를 확인해보니 군휴학 취소하고 입학이 가능한 날짜를 2일정도 초과해 있었다.)
손에는 푼돈 3만원..
롯데리아에서 점심을 먹고
버스 시간까지 분노의 LOL 두판하고(둘다 져서 더 빡침)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내내 ㅆㅃㅆㅃㅆㅃㅆㅃ 만 되뇌이면서 공군에 대한 분노와 증오로 가득차 있었다.
그리고 부모님 일하시는 사무실에 도착하니
아빠 : XX아 왜 왔노!
엄마 : ?? XX아 뭐고!
쒸벌놈들이 부모님한테 연락한다고 해놓곤 하지도 않은거다.
5일 체험판으로만 갔다왔지만 이런저런 군대의 X같은 행정처리를 매우 잘 느끼고 왔다. 쒸.벌.놈.들....
그렇게 자초지종을 설명드렸다.
귀가자 명단에 내 이름이 있던 그 순간부터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해야될 지 머리를 겁나게 굴려댔는데... 사실 결론은 정해져 있었다.
4수.
쒸....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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