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빼달라는 신병 어머니 feat. A급 관심병사

오죽하면 행보관도 포기했을정도임.

나 상병말쯤이였는데 새로 전입온 이등병이 있었음.

걔랑 같이 온 전입동기들 네명이랑 같이 전입신고를 하려는데

군번이였나? 어쨋든 그 관심병사가 제일 빨라서 걔가 전입신고를 해야됨.

근데 이새기가 지는 하기싫다고 징징거림.

행보관이 이등병새끼니깐 이해해준다는 식으로 잘 달래면서 잘 할수 있다고 격려해주고

나 가리키면서 쟤도 했다고 너도 하고 나중에 올 애들도 다 하는거니깐 실수없이 목소리만 크게 해라 했더니

자기는 목소리 크게 지르면 목이 아파서 안된다고 지랄

결국 그새끼가 하긴 했는데 외우라고 한 내용도 전부 틀리고 목소리도 작게해서

대대장이 행보관 불러서 신병들 교육좀 제대로 시켜서 보내라고 혼냄.

이새끼는 혁명가였는데, 그 당시 군생활의 특성상 일부 악폐습이 남아있었음.

나도 물론 당했지만, 다른 부대에 비해서는 상당히 양호했는데

생활관 내에서 누워있든 영화를보든 티비를 보든 신경 절대 안씀.

개인정비시간에 뭘 하든 자유. 이등병끼리 PX가도 되고

안되는거를 꼽으라면

'전입온지 100일 안된 신병들끼리 개인행동하는건 금지. 이동시엔 분대장에게 보고'

였는데 이거는 악폐습이라고 보기도 힘듦.

끽해야 뭐 깔깔이 입고 돌아다니기 금지 같은 당연한것만 금지임.

말년들이나 하는 그런거 있잖아

밥안쳐먹고 뽀글이 쳐먹는 그런거

주말에 당직서는데 그 관심병사가 활동복 반바지 입고 위에 반팔티에 깔깔이 입고 돌아댕김.

내가 걔 불러서 뭐라뭐라 지적했더니 누구누구 상병도 이렇게 입고 다녀서 되는줄 알았다고 함.

이등별님이시니까 모를수도 있겠다 싶어서 말해줬음.

솔직히 어이없기도 하고 평소 행실이 좆같기도 해서 다소 거친 언행으로 말했는데, 욕은 절대 안함.

'니가 머리가 있으면 생각을 좀 해봐라. 상병이랑 너랑 똑같은 취급 받을거면 계급이 왜있냐?'로 시작했던걸로 기억함.

그렇게 조금 뭐라뭐라하다가 금마 결국 복장 제대로 입고 헤프닝으로 끝나나 싶었는데

점심식사집합시간에 애새끼들 다 모아서 인원점검하는데

이 신병새끼 보이지가 않음.

걔 맞선임한테 걔 어딨냐고 물어보니깐 모른다고 함. 생활관 인원 아무도 모름.

찾아보니깐 싸지방에서 페이스북 하고 있었음.

밥쳐먹으라니깐 자기 지금 소화가 안되서 밥 안먹는다고 함.

환자보고도 안했고 지금 니 윗선임들은 다 니 오기전까지 밥도 못먹는데 나오라니깐

그제서야 밍기적밍기적 슬리퍼 질질끌면서 신발 갈아신고 나와서 밥먹음.

그 날 야간에 내가 얘한테 존나 뭐라고 했음

얘 뿐만 아니라 얘 맞선임한테도 뭐라고 했고 군생활 똑바로 하라고

한 20분정도 털다가 보냈는데 다음날 폭언 및 가혹행위로 마음의편지 찔림.

혹한기 훈련때는 더 지랄이였는데

내가 알기로는 걔네 아버지가 선생이고 어머니가 전업주부였던걸로 기억함.

혹한기 전에 이새끼가 면회를 나갔다가 와서 중대장한테 뭔가 편지를 건냄.

난 대대참모부고 여러가지 업무 처리 하다보니깐 중대장이랑 친했고

더군다나 중대장은 거의 말년이라 나랑 형동생같은 느낌으로 지냈기 때문에 그 편지 내용 알려줌.

"우리 아들내미는 고생한번 안해본 아이니 훈련이 힘들 것 같다. 열외로 빼달라." 는 내용이였음

중대장이 관심병사 따로 불러서 걔네 부모님이랑 통화해도 되겠냐고 물어본담에

걔가 된다고 해서 일단은 부모님한테 연락드렸더니

훈련 받다가 애새끼 사회생활에 지장있으면 그쪽이 책임질거냐는 식으로 말해서 말다툼만 하다가 끊음.

중대장이 오죽하면 관심병사랑 그 부모님 때문에

'이 병신새끼는 이미 사회생활에 지장이 있는 새낀데 얼마나 더 병신같아질 생각이냐'며 화냄.

그러다가 부모가 내 아들내미 훈련 보내면 소송건다고 협박까지 함.

솔직히 소송이 제대로 될리도 없지만 대외적으로는 여러가지 논란에 휩쓸리기 쉬웠음

결국 중대장이 대대장한테 보고했더니 바로 A급 관심병사로 분류하고 사단직할에

관심병사들 모아서 관리하는 곳으로 보내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