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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장편 레전드] 조강지처 버리면 큰일 납니다... -2편:후기입니다- 본문
후기... 글 올리고 난 뒤에 많은 일들이 있어서 아예 정리 자체가 안 되서
올릴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오늘 휴가를 내서 혼자 방 안에 앉아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니 대충 정리가 되어, 제마음도 정리할 겸
이렇게 글을 남겨 봅니다.
남편하고 심하게 언쟁하고 다음 주 주말쯤 제가 남편에게
이혼 얘기를 꺼냈습니다. 사실 남편은 진짜 말을 잘 해요.
제가 듣다가 아, 내가 뭘 잘못했나? 싶을 정도로 잘 합니다.
그런 남편과의 대화에서 늘 자괴감과 고통만 받았기 때문에
저는 길게 얘기하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최대한 간결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남편이 그리 두질 않거든요. 남편은
육하원칙과 이야기의 외면적 뜻, 내면적 함의까지 다 파헤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남편에게 우리 서로 잘 맞지도 않고, 무엇보다 당신이
요구하는 사항을 내가 따라가기가 너무 힘들어서 이혼했으면 한다.
라고 말했더니, 남편이 얼굴이 시뻘개지더라고요. 그러다가, 쥐어짜는
목소리로 "그러니까 네 잘못을 인정한다는 거지?" 라더군요.
그래서 제가 인정한다, 합리성 여부를 떠나서 네가 나에게 요구하는
걸 못 채워주고 있고 앞으로도 못 채울 게 사실이니 이제 그만하자.
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이 "난 네가 그 말 하기를 바랬다." 라고 하더군요.
이혼하자고 하길 바랬다고? 하니까, 제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본인에게 잘 못한다는 걸 인정하길 바랬다고 합니다.
남편 말에 의하면, 제가 야근 때문에 저녁밥을 못해주면 '저녁
못해줘서 미안해.'라고 말하지 않고, 너무나도 당연하게 반찬이랑
밥 해놨으니까 직접 네가 차려 먹어라. 라고 했다고 합니다. 본인 생각에는
그건 미안해야 하는 것인데 전혀 미안해하지 않았대요.
나머지도 다 그런 식이었습니다. 집안일, 며느리노릇, 남편 뒷바라지는
다 아내의 몫인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도 않으면서
돈을 버니까 덜 해도 된다는 식의 자기 합리화를 하는 게 싫었다고
합니다.
제가 가만히 듣고 있다가 다시 말했습니다. "여보, 그 모든 게 여자일이란
건 내가 집안일을 전업으로 할 때 이야기야. 같이 일해서 돈을 버니까
내가 100% 케어해주지 못하는 걸 미안하게 생각할 건 없다고봐."
라고 하니까, 바로 그런 태도가 잘못되었대요.
없는 집에 시집와서, 남자 외벌이로 살기에 뻔히 힘든 사정 알면서
우리 둘을 위해 맞벌이를 하는 것인데, 마치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우리 둘 모두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 남편의 무능때문에 일하는 것으로
치환되어버리고, 그걸 핑계로 아내의 소임을 다하지 않으려는 심뽀가
고약하다는 거죠. 저는 그제야 남편이 왜 그렇게 매번 저에게 화를 내고
게으르고 방만하다고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집에 돈이 없어서 맞벌이를
해야 하는 건 결혼전에 이미 양해, 합의된 사항이니 그걸 가지고 가사를
나눠서 하자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거죠.
그래서 제가, 야근이 없는 파트타임 일로 직종을 바꾸고 집안일을 하겠다
했을 때는 왜 반대했냐고 물으니, 파트타임으로 100을 벌겠냐 200을 벌겠냐며
원래 벌던 돈과 비슷하거나 더 벌 자신이 있으면 몰라도 왜 돈을 줄이려고
하냐는 겁니다. 한마디로 제가 무능해서 야근하는 것을 가지고 가사일을
못한다고 핑계를 대지 말라는 것입니다.
저는 애초에 이 남자의 머릿속에서 남자=바깥일/ 여자=집안일의 공식을
쫒아낼 수 없었다는 것을 확신할 수가 있었습니다. 수당 없는 야근 철야에
고객사 담당자로부터 부당한 일을 당해도, 동종업계에서 그나마 연봉 많이 준다는
지금 회사에서 떠나지 않았던 것이 모두 우리 부부의 경제적인 사정을
조금이나마 낫게 하려는 것이었는데 남편은 그것은 여자가 걱정할 부분이
아니라고 하네요. 돈을 더 벌려고 노력하고 아둥바둥 하는 것은 남자의 일이고
여자는 어떻게하면 회사일을 집안일에 피해가 가지 않게 조절할까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그렇게 말하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집의 사정에 제가 돈을 덜 버는 것도 안 되고요.
버는 돈은 지금이 최하향선이고, 지금 벌이를 유지하면서 최대한 회사일을
하지 말라는 게 남편의 요구였네요.
남자와 여자는 애초에 동등할 수가 없고, 우월이 있지는 않지만 아예
포지션이 다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문화적으로도 생물학적으로도 잘못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결혼전에 분명 남편이 집안일을 돕겠다는 이야기를 한 걸 기억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집안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회사일을 줄이는
모습을 보여줄 때(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해준다는 소리였다고......
여기까지 듣고 나자 너무 지쳐서 더 이상은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저를 지도하는 코치나 선생님, 부모님, 상사 등과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배우자와 살고 싶었던 것인데 그게 안 되니까...
남편의 입장은 현대의 성관념과 너무나도 다르지만, 본인은 그게 진리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바꿀 수도 없을 거였고요.
결국 저는 이혼을 하자고 확실하게 다시 말했고, 시부모님께는 당신이 가서
말씀드리고 친정에는 제가 말씀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저에게 어떻게 이혼 소리를 꺼낼 수 있냐고 다시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본인이 이혼 소리를 꺼낸 것은 어떻게든 잘해보려는 마음이 있어서 강한
자극을 주려고 한 것이고, 진심이 아니며, 따라서 문제가 안 되는 것이라고 하네요.
저는 진심으로 이혼하려고 하는 것이니 잘못했다고 합니다.
줄줄 쓰다보니 제 하소연이 너무 길었네요.
그냥 제가 남자를 잘못 보아서, 저와 너무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과
살아나가려고 했던 게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 시댁에서도, 친정에서도 좋은 소리는 못 들었으나
곁가지 이야기같으니 이 부분은 그냥 줄일게요.
저와 남편의 이야기로도 이미 정말 긴 글이 되어버려서...
저번 주말에 이혼을 끝까지 반대하면 이혼 소송을 할 것이다.
당신이 나에게 폭언을 하고 부당한 대우를 한 것에 대해서
관련 문자, 메일 등이 있다. (전화는 녹음하지 못했네요.)
내가 마음이 확고하니 이제 포기해라. 라고 말해놓았습니다.
여러분도 결혼 전에 나이 찼다고, 괜찮은 사람처럼 보인다고
바로 결정하지 마시고, 남편의 가치관과 인생관, 성격 등을
정확히 검증해보시고 결혼하세요. 제가 그 부분이 부족하여
오늘 이런 꼴을 당하게 된 것 같습니다.
긴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몇개월 전에 남편이 계속
이혼하자고 한다고 고민하는 글 올렸던 사람입니다.
근데 아직 이혼은 안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별거 상태고요.
사이다를 바랬던 분은 죄송합니다^^;
일단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간략하게 하자면
이혼 얘기 나오고부터는 저는 회사일에 더욱 집중하고
집안일은 거의 안 했습니다. 남편은 뭐 거품 물고 거의 넘어가죠.
일단 집에 딱 들어설때부터 엄청 열받아있습니다. 집안 꼴이
어수선하고 저녁도 안 만들어져 있다고 ㅋㅋㅋ 빡쳐하는거죠.
저는 그냥 퇴근하면서 저 먹을거 포장해오거나 먹고 들어오는데
그렇게 한달 가까이 하고 포장해온 포장지도 재활용 모으는 통에다
씻어서 쌓아놓을 뿐 버리지 않았거든요.
참다못한 남편은 그 통을 막 걷어차고 재활용 쓰레기
사방에 날아다니고...
그러더니 씽크대에서 쥐나오게 생겼다고 소리를 지르고
거의 발작을 하는데 제가 저는 집에서 음식 해먹은 적 없으니
당신이 해먹은 건 치우고 설거지를 하라고 하고 안했습니다.
집은 점점 거지꼴이 되어가고 ㅋㅋ 밥솥에 남은 찬밥은
아무도 치우지 않아서 곰팡이가 났더군요.
물론 안 치우고 바로 닫았습니다.
이 지경이 되고 나니까, 저는 제가 이혼하자고 하면
남편이 굉장히 혼쾌히 헤어져 줄줄 알았는데,
네가 나 버리고 가면 뭐 잘될줄 아느냐, 그나마
나니까 너 받아주고 참아주고 사는거다, 네가 언제까지
젊고 예쁜줄 아느냐, 살도 찌고 인물도 타고나길 못나서
(남편은 저희 친정 사람들이 다들 평균 이하로 못생겼다고 합니다)
애초에 글러먹었다 하는 식으로 지속적인 비하와 폭언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혼 절차 밟는 것에 대해서는 비협조적이고요.
말이라도 예쁘게 하면 생각이라도 다시 해보겠는데 곧죽어도
자기 아쉬운 소리는 안 해요. 잘못했다는 말도 물론 없고요.
그리고 이혼한다고 하니까 시부모님께서 절 잡으시더라고요.
특히 시어머니께서 당신께선 남편이 성격이 별나다는 걸 아셨다고,
아내 힘들게 할 거 알았는데 아들 장가보내고 싶은 욕심에
결혼한다는 거 그냥 뒀다고 저한테 미안하다고 하시더군요.
아들도 안하는 사과를 시어머니께서 하시니 참......
솔직히 아들 잘못 키우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평생 회사일에 집안일, 육아까지 도맡아서
환갑에 벌써 허리가 굽어가기 시작하시는 그분을 차마 외면하질
못하겠더군요. 제가 참 무른 인간인것 같아요.
제가 이러니까 당하고 살았구나 싶습니다...스스로도요.
하지만 남편 얼굴은 진짜 보기가 싫었습니다.
제가 더 많은 돈 보태서 마련한 집이라서 제가 나가기도 싫었고요.
어느날 남편이 집꼴이 너무 더러워서 병걸릴거 같아서
집에 오기 싫다길래 잘됐다 싶어서 그럼 나가 살라고 했어요.
남편은 시댁에 갔고요. 시부모님이 전화오셔서 둘이 좀 떨어져서
생각해보라고, 남편은 시댁에서 데리고 있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지금 2개월 넘게 흘렀습니다.
설 때 시댁에 갔더니 남편 없더라고요.
시댁에서는 그냥 회사일 때문에 나갔다고 하는데, 그 회사
평일에도 출장 안 보내는데 설 때 어딜 보낼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친구를 만나러 가서 밤새 안들어오는거든지, 여자를 만나서
안들어오는거든지....
전 좋습니다. 가출도 남편이 먼저 한 거고,
여자가 생기면 그건 그것대로 좋다고 생각해요.
전 놓아주겠죠.
집은 내놓은 상태고요. 이 집 팔리면 바로
각자 냈던 돈 나눠가지고 협의이혼할 생각입니다.
남편이 뭐라고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는데
본인도 여자 생기면 맘 바뀔거라고 보고요.
(여자 엄청 좋아해서 분명 금방 생길거예요.)
안되면 올해 안에 소송이혼 가야죠 뭐.
남편 없으니까 스트레스 안받아도 되고,
매끼니 챙길 걱정 안해도 되니까
회사일도 잘 되고 너무 좋습니다.
이런 결혼을 애초에 왜 했나 싶을 정도네요.
나이 쫒겨 결혼한게 이렇게 제 인생에 걸림돌이 될줄은.......
그나마 애가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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