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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장편 레전드] 조강지처 버리면 큰일 납니다... -에필로그:전남편을 만났습니다!- 본문

썰 전용 모음소/네이트판 전용

[판 장편 레전드] 조강지처 버리면 큰일 납니다... -에필로그:전남편을 만났습니다!-

스레TV 2018. 11. 5.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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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에요.

저 금요일 저녁에 이혼한 전남편 만났거든요.

너무 오랜만에 글남겨서 사연을 쓰기가 좀 그런데...

전에 썼던 글 이어지게 해놓을게요.


길어서요. 대부분 읽을시간 없으실거 같아;; 그냥 짧게 줄이면 남편이 저에게 전업주부수준의 집안일과 회사일을 동시에 해내기를 바라고, 폭언과 무시하는 발언을 하는 등 온당치 못한 대우를 해서 결혼하고 1년 좀 넘게 살다가 헤어졌었어요.

아이는 없고요.


전남편이 찾아왔더라고요. 

그런데 어떤 지하철역에서 내릴지는 아는데 정확히 어느 아파트 몇 동 몇호에 사는지는 모르니까 그냥 퇴근시간 지하철역에서 죽치고 있었어요. (제가 내리는 지하철역은 출구가 1개 뿐이에요.)

대강 위치는 전 시어머니랑 마지막으로 통화했을 때 저 결혼전에 살던 동네로 갈까 해요. 한마디 한 걸로 찾아온 거 같더라고요.


저한테 잠깐 얘기 좀 나누자고 하던데, 작은 역이라 역 안에 카페도 없고 역 위치상 주변에도 뭐가 없어서...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할얘기가 없기도 했고요. 그냥 안부 인사하고 좋게 헤어지자고 하니까 계속 우물쭈물하면서 따라오더라고요. 집방향으로 가니까 상가 나오고 해서 카페 보이니까 정말 딱 30분만 내주면 다시는 귀찮게 하지 않겠대요. 그쯤 되니까 싫은 생각보다 호기심이 들더고요. 대체 이 사람이 나한테 이렇게 간절하게 하고 싶은 말이 뭘까... 

왜냐면 전 이 사람과 같이 사는 동안 이 사람이 저에게 이렇게 간절한 태도와 표정으로 뭘 하는 걸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카페에 들어갔는데 전 솔직히 앉기 전까지만 해도 전시어머님이 말씀하신 그 20살 여자랑 결혼하는데 결혼식에 와달라고 하는건가... 미쳐도 그정도까지 미치진 않았겠지 이런 생각하고 있었고... 도무지 무슨 말을 할지 감이 안잡히더라고요.


잠시 시간 끌더니 전남편이 하는 말이, 다시 합치면 어떻겠냐고 하더라고요. 

제가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싫다고 하니까 당황하면서 만나는 사람 있어? 해서 제가 없다고 하니까, 자기도 그렇대요. 무슨 소리지 이게.... 



그래서 제가 어머님께 들었는데 만나는 사람 있다며. 하니까 당황해서 잠깐 같은 대학생 후배랑 친해서 밥먹고 그랬던거지 절대로 그런 관계는 아니었다고 하는거에요....????당최.. 그래서 제가 그 대학생 말고 20살짜리도 만나서 임신시켰다고 들었는데... 하니까 엄청 놀라더라고요. 아마 전시어머니가 어디까지 했는지 정확히 모르는거 같았어요...;;;;; 아니.... 설득하러 오려면 사전조사를 좀 했어야지... 


분위기가 엄청 썰렁해졌고 전남편이 그건 진지한 만남이 아니었다고, 그냥 잠깐 만났던거고 결혼 생각은 없었다고 하대요. 그런 모습 보니까 아, 내가 이 사람을 정말 사랑했었구나. 결혼하기 전에 뭐가 씌였었구나 싶더라고요. 임신까지 시킨 여자를 다른 사람 앞에서 진지한 만남이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는 남자를 몰라보다니... 그냥 제가 제 발등 찍은거고 뭐 그런 생각이 막 들어서 말이 안나오더라고요. 


전남편은 그와중에 떠드는데 미안하다 내가 그땐 잘못했다 이런 내용도 아니고.. .너도 혼자살면서 나 그립지 않았냐, 엄마가 계속 이혼시키지 말걸 하신다, 솔직히 너도 나 좋아하지 않았냐, 아직 좋아하지 않냐?? 이런 소리뿐이고. 사과하러 왔으면 그나마 마음이 좀 나았을텐데 정말 착찹하고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이... 화가 나기보다는 측은하고. 


전남편도 눈치는 있으니 제 표정 보고 더 말은 못하고 우물쭈물 하길래 저도 할말 다했으면 간다고 했죠. 그랬더니 전남편이 사실 이런 말 하려고 온건 아니라면서 줄거 있다고 뭘 내밀길래 보니까 결혼반지더라고요. 제가 갈라설 당시에 결혼반지 같은 거 챙길 생각도 없고 해서 그냥 두고 나왔던 건데... 필요없다고 했습니다. 이와중에 결혼반지를 왜 받나요..;;; 그랬더니 막 흥분하면서 사실 자신은 이런 얘기 하러 온게 아니고 반지를 꼭 돌려줘야겠어서 온거랍니다. 그리고 반지 탁자 위에 둔 채 그냥 카페 나가버리더라고요. 부끄러운줄은 아는지....... 


근데 전 진짜 반지 필요없는데.... 결혼반지 새로 안 맞추고 그냥 커플링으로 결혼반지 했는데, 티타늄이거든요. 금도 아니고 티타늄 반지를 어떻게 하라고... 처분할수도 없고... 남한테 줄수도 없고... 그래서 갖고 나와서 카페 재털이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그게 전남편하고 제 사이네요. 재털이에 처박히는게.

 

그리고 집에 와서 가만 생각해보니, 기분 좋더라고요. 사과는 안했지만 어쨌든 남편이 지 잘났다고 온갖 여자 만나다가 다 실패하고 저한테 와서 아쉬운 소리 한거잖아요. 제가 복수한건 아니지만 통쾌하다고 할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렇게 비굴하게 굴거면서 뭐 내가 없어도 여자는 많아? 아는 여자 중에 내가 제일 떨어져? ㅋㅋㅋㅋㅋㅋ 한참 웃다가 에어컨 바람 시원하게 쐬며 잤네요.


전에 댓글에서 전남편 근황 알게 되면 알려달라는 분 계셨던 거 생각나서 글 씁니다. 저도 참, 남의 불행 가지고 비웃으니 못된 사람은 맞는데요. 솔직히 너무 웃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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