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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어이 레전드] 맞벌이 부부인데 집안일 나눠하자 했더니 갑자기 이혼하자고... 본문
결혼한지 8개월 다 되가는, 저희 먹고 살기도 급급한 당분간 아이 계획 없는 외국에 사는 맞벌이 새댁입니다.
제 직업 특성상 저는 제 두 손이 생명입니다.
손에 조금이라도 무리 가면 완전 끝장이에요.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예전에 손과 팔들에 화상을 입어서 더더욱 살이 엄청 예민해요.
재활치료 물리치료 등등 엄청 많이 받고 그래도 꾿꾿하게 제 직업 유지하면서 나름 대견스럽다는 소리 들으면서 제 할일 열심히 하면서 살았어요.
당연히 물, 불, 칼, 자극적인 것들 (소금, 레몬 등등 살짝만 손에 닿아도 엄청 따가워요)은 되도록 피해서 최대한 간단히 야채들 많이 먹으면서 살아왔어요, 결혼 전까지.
남편도 연애 일년 동안에는 저 절대 부엌에도 못들어오게 하고 자기가 더 열심히 요리해주고 맨날 손에 로션이랑 바셀린도 발라주고 그랬어요.
결혼하고는.... 제 할일 바빠도 그래도 전 나름 내조 잘하는 아내가 되고 싶었어요.
남편은 그냥 평범한 회사원이라 9-6 일하고요, 저는 주 6회 스케줄 뒤죽박죽으로 일해요. 아 그러고 보니 최근에는 일주일 내내 일했네요.....
아무튼 제가 남편보다 한시간 늦게 나가고 집에 20분 정도 일찍 들어와요.
남편은 연애때 외국식으로 너무 기름지게만 요리해서 저희 둘다 살이 좀 쪘어요.
이러다간 큰일 나겠다 싶기도 하고 그래도 제가 조금이라도 일찍 집에 오니까 전 매일 일 끝나자마자 눈썹 휘날리게 장보고 집에 달려와서 요리를 했어요.
저는 점심 직장에서 나오고요, 남편이 매일 점심 사먹다보니 너무 지출이 심하기에 제가 아침에 남편과 같이 일어나서 점심 싸고 아침 챙겨줘요.
안그러면 전 소중한 30분은 더 자고 나갈수 있지만요.
(여긴 물가가 한국보다 배로 비싸서 주 5일 다 사먹으면 정말 후덜덜해요.)
매일 배고프다 피곤하다 그러니 전 안타까워서 이것저것 안해보던 요리도 찾아서 다 하게 되었고요.
그러니 손에 음식과 물이 닿을 일은 점점 늘어났고.
결국은 저번달부터 극심한 아토피에 시달려서 일하는데 지장이 가네요.
장보는거, 돈관리, 모든 집안 일 제가 다 해요. 남편은 담배 피러 나갈때 쓰레기 버리고 토요일 점심 자기가 한번 만들어요.
가뭄에 콩 나듯 어쩌다 한번 설거지 하고요.
어젠 제가 참다 못해 폭발했어요.
왜 내 커리어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안그래도 민감한 손 다 문들어지게 자기는 손 하나 까닥 안하고, 밥 쳐먹으면 소파에 앉아 코딱지나 후비다가 엄청나게 코를 곯아대면서 쳐자는지.
저는 매끼마다 우리 뭐 먹나 냉장고 열고 머리 굴리고 있고 손은 맨날 진물나고 가렵고.
내가 집에서 노는 사람도 아니고 집안 일은 좀 반반 나누면 안되겠냐, 맨날 밥밥밥밥 챙기는거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남편놈...... 한다는 소리가
"내가 언제 너보러 이렇게 너 하는일에 지장되고 스트레스 받게 집안일 하라고 시켰냐, 그딴 점심 내가 맨날 사먹고 만다 그거 하나 싸준다고 진짜 치사하게 군다, 그렇게 불만이면 내가 일 때려치우고 집안일만 할께, 내가 시킨적도 없는데 네가 알아서 다 해놓고 왜 나한테 난리냐, 나도 그리고 토요일 점심은 요리 한다, 나처럼 뼈빠지게 가족 먹여살리면서 집안일도 도와주는 사람 세상에 없다"
네..... 집안일 시킨적 없죠. 전 맨날 사먹는거 비싸니 조금이라도 아낄려고 했던거고 그래도 남편이 가장이니 건강해야 하니까 몸에 좋은거 골라서 제가 다 해서 쳐먹였죠.
여긴 한국 반찬가게 없으니 모든걸 제가 다 만들어 먹고 김장도 혼자 하구요.
밥 먹으려 하면 설거지 하나도 안되어 있으니 제가 다 했고, 집안에는 먼지 풀풀 날리니 제가 못참아 청소기 돌리고 수건질 했죠.
남편 좀 건강하라고, 좀 더 편하라고, 돈 아끼자고 했던게 이젠 이딴 소리나 쳐듣고 있네요 저는.
자기는 일주일에 한번 요리 하면서 엄청 생색내고.
다시는 요리, 설거지 하지 말랍니다 자기가 다 알아서 먹고 산다고.
이젠 부담스럽고 불편해서 제가 뭐 해줘도 목에 넘어가질 않을테니 저도 이제 집에 오면 그냥 쉬래요.
난 이렇게 스트레스 받고 나만 집안일 하려고 결혼한거 아니다, 이젠 너한테 막말까지 들으니 왜 이러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소리질러버렸어요. 그러니 남편이 자긴 최선을 다 했다고 이혼하재요.
소리 지르고 문 쾅 닫고 출근하더니 아침 내내 자기가 말 너무 심하게 해서 미안하다, 진작 집안일 같이 해야했는데 미안하다 이러면서 연락 오는데 다 씹고 있어요.
저에게 소리지르며 퍼부은 말들 하나하나 다 생각 나면서 분이 안풀려요.
이게 이혼하자는 말이 나올 상황인지 너무 어이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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