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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빡침 레전드 - 내가 스팸먹었다고 우는 시모 본문
참나 아침부터 폭풍같네요.
어제 시모가 병원다닌다고 잠깐 집에 눌러산다고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왔더라구요.
퇴근하고 남편이랑 저녁먹고 있다가 벨눌러서 나가보니 시모 ㅋㅋㅋㅋ
남편이나 저한테 아무런 통보도 없었구요 ㅋㅋㅋㅋㅋㅋ
남편도 시모 싫어합니다. 안하무인에 어렸을때 하도 맞고 자랐다고. 근데 이제와서 자식노릇 하라고 짐들고 왔네요 ㅋㅋㅋㅋ
오자마자 살림을 이렇게 하는거냐 저렇게 하는거냐 안된다 혀 끌끌차고.
남편은 내일 병원 다녀오고 걍 바로 집에서 나가라고 했고 자식 잘못 키웠다고 소리지르는거 무시하고 둘다 안방와서 그냥 잤어요.
솔직히 그 시간에 노인네 쫓아내봤자 좋을것도 없고해서요.
문제는 오늘 아침에 밥을 먹는데 남편은 아침밥 싫어해요. 출근길에 속 더부룩하고 차 히터때문에 멀미만 난다구요.
그냥 물한컵 이나 음료수 한잔하고 말아요.
전 아침은 꼭 먹어야해서 그냥 간단하게 밥이랑 계란이랑 이번 명절에 들어온 스팸 궈서 먹는데 시모가 도도도 달려와서는 왜 니 남편 밥 안주냐고
남편이 자기가 언제 아침밥 먹었냐고 그러는 엄마는 나 아침밥 챙겨준적 있냐고 하니까
그때는 사는게 너무 바빴다.... 내가 너 아침해줄 시간이 언제 있었냐.... 하면서 또 주절주절.
시모 전업주부였어요... 여태껏 자기 손으로 일해본적이 정말 말 그대로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예의상 제가 어머니도 아침드세요~ 하니까 반찬이 부실하다 어쩐다 불평불만 하더니 스팸 보면서
이거 우리 아들이 참 좋아하는건데ㅠㅠㅠㅠ 하면서 훌쩍훌쩍 우는거에요. 바로 옆에 그 아들인 남편 두고요.
그러면서 너는 이런거 아꼈다가 우리아들 먹으라고 주지도 않고 지 혼자만 쏠랑 쳐먹냐 못된년 심보 고약한년 먹지말고 이따가 우리 아들 챙겨먹여라. 하면서 또 말도 안되는 소리.
보다못한 남편이 자기가 언제 저런거 좋아했냐고. 자기가 스팸한번 구워달랬다가 반찬투정 하지 말라고 뺨맞은거 아직도 기억한다고 하면서 화내니까
그땐 가난했다고 또 울고....
전 그러거나 말거나 계속 그냥 밥먹었어요.
남이 앞에서 욕하고 방방 뛸때 생글거리며 웃는게 더 열받잖아요. 그냥 그러면서 밥 먹었더니
시모는 우리아들 불쌍하다고 울고.
결국 지 엄마 노망났나고 남편이 화내면서 당장 짐싸들고 나가라니까 인정머리 없다고 진짜 나갔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나가면 어디로 갈지.... 솔직히 조금 걱정은 되는데 아마 인천사는 시누이댁에 갔겠죠.
시누이랑은 사이 더 안좋은데.....
남편이 아침부터 미안하다고 진짜 피곤한 얼굴로 말하는데 제가 다 짠해지네요.
전 솔직히 말하자면 남이니 그러려니 하는데 남편은 지 엄마가 저러니 오죽 하겠어요.
시댁이 못사는 집안도 아닌데 어렸을때 길거리에서 붕어빵 먹고싶다고 했다가 그 추운 겨울날 뺨맞고 엉엉 운적도 있고 반 친구가 도시락으로 스팸 싸오는게 너무 부러워서 스팸 한번 궈달라고 했다가 뺨맞은 이야기.
초등학교때 소풍가는데 다른 친구들 다 엄마들이 이쁘게 김밥 싸주는데 자기만 혼자 천원 덜렁 쥐어준 이야기, 남편이 다 연애때 술먹고 취해 울면서 해주었어요.
생판 모르는 옆집 아이가 저렇게 부모한테 맞아도 맘이 아플텐데 제 남편이니 더 슬프고 안타깝더라구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게...
남편이 결혼허락 받을적 처음 친정집에 왔을때 저희 친정엄마가 ㅇ서방 많이 먹어~ 하면서 생선을 발라 남편 밥 위에 올려 두었는데 남편이 그대로 정말 눈물 뚝뚝 흘리면서
머리털 나고 누가 자기 이렇게 생선 발라먹여 주는거 처음이다 하면서 밥을 정말 눈물에 말아먹는데 친정식구들도 그거 보면서 다같이 눈물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하니 좀 웃기네요 ㅋㅋ큐ㅠㅠㅠㅠㅠ
이렇게 보니 밥먹다 우는게 시댁 종특같네요 ㅋㅋㅋㅋ
저렇게 이상한 시모 밑에서 모난데 없이 바르게 자란 남편이 기특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남편은 종종 말해요.
자기는 자식생기면 절대로 먹는거 입히는거 뭐 하고싶다는거 다 해주고 싶다구요.
벌써부터 너무 응석 받아주면 애 버릇나빠진다고 웃으며 말했지만 그러면서 성장하는게 부부이고 가족이겠죠??
아침부터 시모때문에 진짜 폭풍이네요. 남편이 속상할거 같아 그게 걱정이에요.
오늘 저녁은 칼퇴해서 남편 좋아하는 고기나 실컷 먹자고 꼬드겨야겠어요.
그럼 여러분도 좋은하루 보내요!!
++추가
안녕하세요! 톡에 올라와있어서 진짜 심장 벌렁거렸어요 ㅋㅋㅋㅋ
댓글들 감사합니다~
생선 발라준다고 질질 짜냐 자작 아니냐 하시는데....
솔직히 신랑이 좀 많이 여려요.... ㅋㅋㅋ
얼마전 영화 코코 보면서도 옆에서 혼자 훌쩍거리면서 울고 동물농장같은거 보면서도 종종 눈물 글썽거려요.
유니세프나 소외계층 도와줍시다~ 같은 후원광고 보면 마음아파 하면서 후원하고 있어요.
자기도 그렇게 먹고싶은거 못먹으면서 컸는데 저 애들은 이 넘치는 세상속에서 또 얼마나 외롭겠냐구요....
시모.... 진짜 징글맞은분이에요. 남편한테 들은 이야기나 여태껏 한 행동을 적어 내리면 또 네이트에서 톡 올라갈수 있을 정도로 엄청나신분이에요.
시모는 어제 형님네 갔다가 점심도 못얻어먹고 쫓겨났다네요.
형님한테 점심쯤 카톡왔거든요. 올케 미안해.. 하고,
시모 병원다닌다고 한것도 거짓말이었데요...
남편한테 들은 바로는 자기보다 더 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진 않을 정도로 자기 누나도 엄청 못잡아 먹어서 안달난 사람처럼 굴었다네요.
그래도 진짜 남편은 사람은 착하게 자라줬어요.
다른 글들 보면 저렇게 자란 사람들이 식탐도 많고 남한테 양보도 할줄 모른다 더라 하는 이야기도 있던데
배려심도 많고 여태껏 식탐 부린적도 한번 없네요.
오히려 치킨을 시키면 야들야들한 살은 저한테 양보해주고 자기는 퍽퍽살로 많이 먹거나...
해물탕을 먹으면 저나 다른 사람들 먼저 큼직큼직한 덩어리로 듬뿍 덜어주고..
남편 말로는 그냥 남이 맛있게 먹는 모습만 봐도 엄청 행복하데요 ㅋㅋㅋ
아 그리고 친정에서 생선먹다 운것은 남편의 진짜 흑역사에요 ㅋㅋㅋㅋ
아직도 그 이야기 하면서 놀리면 얼굴 씨뻘개져서 엄청 창피해 하면서 막 툴툴거려요 ㅋㅋㅋㅋ
그래도 친정한번 간다고 하면 그 왜 산책 가자고 하면 제일 신나서 현관 앞에서 기다리면서 안절부절 못하는 강아지들 있죠??
그런 강아지들처럼 제일 신이 나서 엄청빨리 준비해요. 빨리가자고. 현관에서부터 빨리빨리~~` 너가 언제부터 집에갈때 화장했다고 그래~~~~~ 걍 대충 입고 나와~~~~~~ 하면서 노래를 부릅니다 ㅋㅋㅋㅋㅋ
남편이 그만큼 가족간의 애정을 많이 갈구해온것 같아 많이 짠해요.
저보다 친정을 더 좋아하고 (저 결혼하고 나서 제 방이 강아지 방이 되어서 좀 삐짐...) 저보다 더 남을 배려하는 남편을 보며 항상 배우는 중입니다.
빨리 남편 반 저 반 닮은 아이도 갖고 싶은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아 좀 속상하지만
언젠가는 우리 닮은 아이들과 손잡고 같이 맛있는것도 먹고싶고 많은걸 볼수 있을꺼야~!! 하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럼 여러분도 좋은 하루 되시구요~!!!
이렇게 보니 엄청 남편 자랑글 같지만..... 남편 자랑글 맞아용~~!!ㅋㅋㅋㅋ
그럼 모두들 행복한 나날들 보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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