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잡동사니 집합소 스레TV
[군대썰] 제 군생활에서 만난 참군인 대대장님 썰 본문
전방사단 GOP에서 1년좀 안되게 대대장 무전병으로 근무를 했었습니다.
GOP투입된지 한달만에 대대장님이 바뀌었는데 새로 오신 그분은 정말 진정한 참 군인이셨습니다.....
친구들이랑 군대 얘기하며 술먹을때마다 매번 말해서 제 친구들은 아예 다 외웠네요
그 썰 몇개 풀어보겠습니다. (음슴체.....있습니다....)
1
첫인상육사 40기? 정확히 기억 안나는데 40대 였던 것 같음.
키가 185정도 되시고 어깨가 딱 벌어져 장비처럼 생기심.....목소리가 중저음이라 엄청 무서움.....
GOP는 대대장무전병을 하면 하루에 거의 12시간을 같이 붙어 있어야 합니다.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 지역이 많아 무전기(999k)가 필수인 곳이죠.
저런 장비같은 사람이랑 1년가량을 같이 있을 생각하니 끔찍하더군요.
2
참군인 썰1대대OP : GOP는 OP와 CP가 따로 있는데 OP는 철책선 바로옆에 벙커처럼 있으며 정작과로 구성되고 CP는 후방에 있으며 인사군수등이 위치
대대OP에서 처음 뵜는데 당시 OP에어콘이 고장나 병사일부와 정보장교(중위)가 전투복 상의를 풀고 있었습니다. 작전과장(소령)은 눈감아 주고 있던 상황.
갑자기 대대장이 불같이 화를 내더니 군인이 덥다고 군복을 벗냐며 작전과장과 정보장교를 얼차려줌...ㄷㄷ(팔굽혀펴기 20회 정도 시킴)
병사들이 뭘 보고 배우겠냐며 혼내고 병사들한테는 한마디도 안하심.
3
참군인 썰2병사들호칭에 반말을 안함.... 병사는 무조건 전우님이라고 부름...제 이름이 홍길동이면 홍길동 전우님이라 부름.
예시 : "홍길동 전우님 순찰 슬슬 가자~
"자기 대대원 이름을 모르는걸 엄청난 수치로 여겨서 전입온지 한 달 정도만에 전대대원 이름을 거의 다 외우는 기염을 토함.
야간 순찰하다가 이름을 미쳐 못 외운 병사를 만나면 이름을 부르며 몇 마디 얘기하고 다음 만날떈 이름을 이미 외움...머리도 좋으셨음.
4
참군인 썰3솔로몬급 일처리 능력문제발생 : GOP는 중대별로 초소가 나뉘어 있어서 많이 고립되어 있고 부조리가 생기기 쉬움.
옆초소에 연초가 떨어질때쯤 선임병들이 황금마차에서 담배를 구입하지 않고 후임병들 담배를 뜯어 피는 부조리를 후임병이 찌름.
대대장은 가해자 선임병 세명을 불러서 대대장실에서 한시간 면담하고 두 명은 울면서 나옴.
어디 다른 중대로 보내졌는지 알았더니 후임병한테 미안하다며 그렇게 힘들지 몰랐다고 후임병 다른데 가고 싶다 해도 안보내면 안되냐고 우는거였음....잘해주겠다고.
대대장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절대 화내지는 않았을 듯) 아저씨들이 먼가 감동받은거 같았음.
해결책 : 각 중대 행보관한테 흡연자 조사 지시해서 관물대 두번째 서랍을 담배서랍으로 정함.
흡연자들은 매주 월요일에 담배 검사를 할때 한 보루 밑으로 담배가 떨어지면 한 보루 이상이 되도록 무조건 담배를 구매해야 함.
(행보관이 대신 읍내 가서 구매해주고 팩디스로 통일) 전 대대 담배 얻어 피기 부조리 해결됨......실제로 옆 초소 후임병은 결국 잔류했고 군생활 잘했다고 들음.
5
참군인 썰4장교의 자세소대장 중대장 인정작군교과 장교들한테 대대장은 거의 악마였음......
CP(GOP후방부대)의 장교, 부사관들이 밥 먹고 식판을 매번 안 닦고 일어나서 식후 봉사 하다 못견딘 병사들 중 누군가가 찌름.대대장 CP장교 부사관 전부 일요일 오전 내내 군장 돌림......
그리고 장교들은(CP장교 5명쯤 됨) 3주간 전 CP인원(50명쯤 됨) 식판 닦게 함...
6
참군인 썰5형같은 대대장GOP는 대대장 무전병과 후반야 쯤에 섹터 하나 두개 정도를 순찰하는데 무전기가 무거운것도 있지만 대대장님이 키가 크고 체력이 좋아서 당시 22살 젊었던 나도 따라가기 힘들었음.....
그럴때마다 길동아 형이 매줄게 이러면서 무전기를 가져감. (저와 둘이 있을 때는 홍길동 전우님이라 안하고 그냥 제 이름을 부르며 본인을 형이라고 지칭함.)
무전기 번갈아 매면서 순찰하면 덜 힘들어서 정말 좋았었음....
야간초소에 접근하면 병사들이 수하를 하는데 대대장이 자꾸 북한말투로 얘기하라고 시킴 ㅋㅋ
병사들 어떻게 하나 보자고.혹시나 병사가 눈치채고 수하 제대로 하지 않으면 왜 수하를 FM으로 해야 되는지에 대해 10분은 설명하고 넘어감.....
한 두 달쯤 되니 우리 대대 수하는 완전 FM이었음...
7
마지막 인상GOP철수를 한달 앞두고 전역을 하게 됨. 말년휴가를 복귀하고 동기들과 전역 신고를 함.....
대대장이 이제 너네 지휘관으로서가 아니고 인생 선배로서의 조언이라며 이런저런 얘기를 들려주는데 동기들 하나 둘 울음 터뜨리고 나도 움......
근대 대대장님도 울었음...... 무전병하면서 전역신고후 면담 때 우는 병사들은 많이 봤는데 대대장이 우는건 처음 봄 (아마 일년간 붙어 다니며 정든 저 때문일수도...)
나중에 친구들한테 물어봤더니 전역신고때 대대장이랑 면담하고 울었다는 애들은 한 명도 없더군요.
참 힘들고 지겨운 군생활이었지만 육사 4x기 박xx중령님 덕분에 당시 우리 대대원은 몸은 힘들어도 참된 군인의 자세를 배웠고 최전방 GOP 경계에 보람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동기들이랑 전역하고 동서울 터미널에서 삽겹살을 먹으며 이런얘기를 했었습니다. "우리 대대장님이 별 못달면 우리 나라 육군은 인재가 넘쳐나거나 뭔가 문제가 있는거라고......"
요새 가끔 네이버 인물검색에 대대장님 이름을 쳐보고 있습니다 ㅋ
'썰 전용 모음소 > 썰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취준 썰] 될 놈은 된다. 면접관에게 질문만 해대던 제가 지금 하는일은? (0) | 2019.02.03 |
---|---|
[군대 썰/15금] 당직부관 근무 서다가 들은 자살의 총소리... (0) | 2019.01.19 |
[군대썰]병사랑 부적절하던 여 소대장부터 어린 꼰대 중대장 썰 (0) | 2019.01.19 |
[군대 썰] 서울 출신이라고 가혹행위 당해서 의가사 제대한 썰.. (0) | 2019.01.13 |
[해병대 썰] 해병출신이 푸는 해병대 훈련에 관한 루머... (0) | 2019.01.13 |
[수능 레전드] 수능보려고 8개월 절 들어갔다가, 수능도 못 보고 경찰서 잡혀간 썰 ㅋㅋㅋㅋㅋㅋ (0) | 2019.01.13 |
[군대 입대 썰] 흔한 지잡대생의 군 입소기 (feat. 조교빌런) (0) | 2019.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