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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썰] 계룡에서 근무한 공군이 들려주는 흔한 계룡대 썰.ssul 본문
새벽에 모기 때문에 잠을 설쳤는데 깬 김에 글 씀. 이 새벽에 잠이 음슴으로 음슴체.
원래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갑자기 밀게에 계룡대 얘기가 몇개 보이는건 우연의 일치?
1번만 좀 길고 나머지는 그냥 짤막짤막함.
1.
본인은 계룡대 안에서도 본부, 그 중에서도 공군본부에 있었음.
다들 알다시피 공군본부 뿐만 아니라 육해공의 각군 본부가 그 안에 다 있음.
그 날도 여느때 처럼 출근해서 자리에 앉아 열심히 업무를 보다가 점심 때가 다가오자 인트라넷으로
식당 점심 메뉴를 확인하고는 별 맛이 없는 관계로 그냥 1층 음식점에서 샌드위치와 스무디로 해결하기로 함.
그렇게 점심을 먹고 좀 쉬다가 오후 일과 시간이 되어서 사무실로 올라왔는데
갑자기 나보고 어떤 서류를 주시더니 육군참모총장실에 가서 담당자한테 전해주라함.
공군참모총장실이야 여러번 드나들었지만 타군 총장실은 애초에 갈 일이 없으니 당연히 그날 처음 가봤음.
괜히 설렘ㅋㅋ
육군참모총장실에 문을 열고 들어가니 뭔가 분위기가 다름. 싸~함.
입구에서 '필승' 한번 해주고 들어갔는데 이건 뭐 아무도 반응이 없음.
'어라. 뭐지...'
아무도 못들었을리도 없는데 누가 들어왔다는것에 관심도 없는거 같았음.
방에 누가 들어오면 무슨 소린가 싶어서 무의식적으로 고개라도 돌려 볼 법한데 아무도 안그럼ㅋㅋㅋㅋ
하다못해 그들이 평소에 들었을 '충성'이 아니라 '필승'이었으니 '으음?' 할 법도 한데 미동도 없음ㅋㅋ
순간 난 정말 내가 짬밥이 쌓이며 해탈해서 드디어 투명인간이 된 줄 알았음.
원래 내가 예상했던 건 들어가면 누군가(보통은 당번하사나 당번병이 응대 담당이니)
"응. 뭐 때문에 왔니?"라고 하면 내가
"공군 어디어디 부서에서 왔는데 이걸 담당자분께 전해드리랍니다" 라고 하고 준 다음에 나오는 것이었음.
그런데 예상치 못한 무반응에 순간 당황한 나는 주위를 둘러봤음.
이걸 아무나 붙잡고 다짜고짜
"혹시 이거 담당자십니까?"라고 물어보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여~기~ 관련 담당자 계십니까~~~~~ 계시면 손!!!!" 이라고 외칠 수도 없고.
그렇게 10초가량이 정적속에서 어색하게 흘렀음. 그 동안 아무도 아는척 안해줌ㅠㅠ
결국 아마도 응대업무를 담당할 부사관 계급장을 찾아 책상 파티션들 사이로 두리번 두리번 거리는데
옆에 손님 테이블에서 차를 마시고 있던(아마 근처 사무실에서 마실나오신 듯 보이는) 준장님이
"자넨 뭐 때문에 왔나?"
아, 구원자로구나!!
"아, 네. 공군 어디어디 부서에서 왔는데 이걸 전해주러 왔습니다." 했더니
"어. 그거 일단 저쪽에 중사한테 갖다줘"
갔더니 그 여자 중사는 뭐가 그리 바쁜지 나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키보드 위를 날듯이 타이핑하던 손만
쑥 뻗더니 문서만 받아감ㄷㄷ
그러고 방문을 닫고 나오는데 무슨 토끼 따라서 토끼굴을 통해 이상한 나라에 갔다온 앨리스 느낌이었음ㅋㅋ
꿈이었나, 아니면 꿈속의 꿈? 나는 정녕 잠시 투명인간이었던 것인가.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미스테리.
2.
예하부대에서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본부에서는 일상에서 얘기할 땐 참모총장님을 줄여서 그냥 총장님이라 얘기함.
부작용은 전역하고 복학했는데 캠퍼스에서 플래카드에 총장 어쩌고 적혀있으면
순간 '응? 아니 총장님이 왜 여기에' 하다가 1초 후에 '아, 나 전역했지. 그 총장이, 그 총장이 아니구나...'
3.
같은 부대에 있던 부대원 중 한명이 자대에 갓 왔던 신병 때
교회에 종교참석 갔다가 참모총장님이랑 팔씨름을 했었음.
웬 사복입은 중년 아저씨가 자기보고 팔씨름 하자해서 했는데 다음날 알고보니 총장님이었다고ㄷㄷㄷ
옆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총장님인거 다 알았음. 자기만 몰랐다고 함.
공군 최고 짬찌와 공군 최고참의 대결ㅋㅋㅋ
4.
이와 비슷한 일은 나도 있었음.
역시나 자대에 온지 얼마 안된 이병 시절.
복도를 걸어가는데 저쪽에서 웬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복도 양쪽을 가득 차지하고 이쪽으로 오고 있는 것임.
난 '뭐지? 웬 길막?' 이러면서 걸어가고 있었음.
좀 가까이서 보니까 소령이랑 중령들이 보이길래 가볍게 '필승'을 날린후 당당하게 복도 테두리쪽 빈 공간으로
그 무리의 사람들을 뚫고 지나가면서 무의식적으로 옆을 돌아...보는..데?
어라? 가운데 있던 사람의 어깨에 별이 딱!! 4개가 딱!! ㄷㄷ
어쩐지 총장님 옆에 같이 가던 중령님이 나를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본다했지....
역시 군대에서 제일 용감한건 이병,하사,소위.
5.
도로에 속도위반 단속기가 있어서 속도위반하면 딱지 끊김ㅋㅋ
(아 근데 얼마전에 공군 홍보자료에서 보니 비행단에서도 헌병이 속도 단속 하더군요. 타군은 모르겠음.)
6.
공본은 대위 정도가 사무실 막내(?)지만 육본은 전반적인 계급이 더 상향평준이라
복도에서 간혹 사무실 쓰레기통 비우러 나오는 육군 소령 분들을 어쩌다 만날 수 있음.
(잘은 몰라도 아마 병사나 부사관이 없는 사무실인 모양?)
7.
본부 주임원사의 위엄.
공본 복도에 참모총장님이랑 유일하게 같이 사진이 걸려있는 분이 차장님도 아니고 공본 주임원사님임ㄷㄷ
듣기로는 본부 주임원사는 실제로 각종 행사에서 예우도 장군급이라고 들었음.
아마 타군도 모두 본부 주임원사님은 마찬가지일듯?
8.
예하부대에서는 원스타라도 보면 고개가 돌아간다는데(신기해서)
본부에선 어쩌다 소위라도 보게되면 한번 더 보게 됨. 신기해서.
장군보다 훠얼씬 드문게 중위, 소위. 아마 건물내에서 손에 꼽을 수 있을지도?
9.
체련날에 사무실 사람들이랑 단체로 근처 산에 등산을 가면 옆에 지나가던 등반객이
"어디. 단체로 회사에서 등산 오셨나?" 이럼.
내가 알기론 계룡시 인구의 30%인가 40%인가가 군인이나 군가족으로 알고 있는데 그러면 유추해낼 법도 한데 의외로 못하는듯?
(머리를 봐도 모른단 말인가?!!)
10.
계룡대엔 야외 수영장이 있음. 여름동안 일정 기간 개장하는데 그 동안 평일 일과후 시간이나 주말에 자유롭게 이용 가능함.
여군인지 여자 군무원인지 몰라도 여자들도 가끔 보인다는 얘기가... 본인은 못봤음. 내가 여자여도 가기 부담스러울듯.
11.
준장이상 장군들에게는 이호지간으로 필. 승. 이라고 끊어서 경례하고 그 외엔 그냥 일호지간으로 경례함.
그래서 흔히 생기는 일이 좀 멀리서 보고 어깨에 뭐가 2개 달려있길래
중령인줄 알고 가볍게(?) 경례하고 지나가는데 가까이서 보면 투스타ㅋㅋㅋ
아니면 1개 달려있길래 역시나 가볍게 경례하고 지나가는데 보면 원스타라든지 이런일이 흔함.
대신 포스타는 헷갈릴 일이 없음. 4개가 붙어있는건 군전체 통틀어 병장과 대장 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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