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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에 전문의만 십 수명씩 들은 수 십개의 병영은, 듣기만 해선 병마도 숨이 막혀 피해갈 것 같았지만, 오히려 그들의 고령과 허약한 체력으로 말미암아 각종 질병의 경연장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 가엾이 앓는 훈련병들을 치료할 사람이 있어야 했다. 국방부에서 이 전문의들을 치료하기 위해 정해놓은 의료인은 바로 중위 군의관 한 명이었다. 자, 중위 군의관은 전문의가 아닌 인턴만 마치고 군대에 오게 된 그 역시 가엾은 친구다. 그리고 자기보다 4년이나 수련을 더 받은 전문의 몇 백명을 진료해줘야 하는 고역을 맡았으니, 그 역시 얼마나 가엾은 친구인가. 1내가 있던 논산 훈련소에는 4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공중보건의가 될 전문의들만 모아놓은 중대들이 있었다. 나도 이 틈바구니 속에서 4주간의 훈련소 생활을 했다...
2002년 월드컵 열기가 폭발하던 6월 특기병 자원입대로 논산에 입소하여 6주 동안 기름기를 쫙 빼고, 대전 군의학교에서 후반기 교육을 받으며, 간호사관학교 생도들 큰걸음으로 각잡고 쫙쫙 걸어가는 것도 보고, 방독면 쓴 상태에서 들것 들고 구보하며 피똥도 싸고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자대 배치 받은 곳이 하필이면 백골과 칠성 사이 강원도 화천에서도 민통선 안에 위치한 15사 승리부대였죠. 대성산, 적근산 해발 1000m급 고지에 겨울엔 영하 30도 이하로 내려가 온도계 알콜 눈금이 잔뜩 쫄아붙어 안보일 지경이었고. 짬까치, 짬타이거, 짬멧돼지 가끔 청솔모, 고라니와 지가 매인줄 알고 활공하는 까마귀와 군인들만 보면서 지내던 시절. 연대 소속 의무중대라 행정계원이나 작업병을 제외하고 의무 주특기 본연의 임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