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세상 모든 잡동사니 집합소 스레TV

[롤 챔프 설명,템트리,능력치,스킬,스토리] 갈리오 본문

게임/리그 오브 레전드

[롤 챔프 설명,템트리,능력치,스킬,스토리] 갈리오

스레TV 2018. 1. 30. 18:54
728x90
반응형

챔프 설명 및 템트리



챔프 능력치



챔프 스킬



챔프 스토리




아스라한 빛의 도시 데마시아의 성문 밖, 거대한 석상 갈리오가 경계의 눈을 늦추지 않고 서 있다. 마법사의 공격으로부터 데마시아를 수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갈리오는 강력한 마법의 힘이 그를 깨울 때까지 수십 년, 때로는 수백 년 동안 한자리에 미동도 없이 서 있다. 일단 깨어나면 전투의 아찔한 스릴과 데마시아인들을 구한다는 자부심을 음미하며 1분 1초도 허투루 쓰는 법이 없다.


 그러나 그가 쟁취한 승리의 향기는 결코 달콤하지만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물리친 마법의 힘이 그에게 생명을 준 원천이기에 전쟁을 승리로 장식한 후에는 다시 깊은 잠으로 빠져든다. 갈리오의 탄생 이야기는 룬 전쟁의 여파로 터전을 잃은 발로란 대륙의 난민들이 파괴적인 마법의 힘으로부터 달아나면서 시작한다. 


혹은 발로란 서쪽에서 잔인한 어둠의 마법사들에게 쫓기던 사람들로부터 시작한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무엇이 사실이든 쉴 곳을 찾아 헤매느라 지칠 대로 지친 난민들은 고대 석화림 속으로 몸을 숨겼다. 그들을 추격하던 마법사들은 이 신비한 숲에서는 마력이 통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화석화된 나무들이 자연적으로 마법을 빨아들이는 듯 숲에서 사용된 마법은 모두 쉬이익 소리와 함께 힘을 잃었다. 그제야 해 볼 만하다는 희망이 생긴 난민들은 어둠의 마법사들을 향해 검을 빼 들었고 숲에서 그들을 몰아냈다. 마법을 무력하게 만드는 이 숲에 대해 어떤 이는 신의 선물이라며 감사했고 다른 이는 그동안의 지독한 여정에 대한 당연한 보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숲을 새로운 보금자리로 삼자는 데에는 모두 뜻을 같이했다. 오랜 연구를 통해 정착민들은 이 숲을 활용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여러 물건을 발명했고, 마침내 신비한 나무에 재와 라임을 섞어 마법이 통하지 않는 신물질 페트리사이트를 만들었다. 페트리사이트는 이들이 세운 문명의 토대가 되어 신흥 왕국 데마시아의 굳건한 성벽을 쌓는 데 쓰였다. 수년간, 페트리사이트 방어벽만으로도 데마시아 국경 내에서 발생한 마법의 위협을 처리하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드물게 국경 밖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용맹한 데마시아 군이 출격해 가공할만한 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마법사를 고용한 적의 공격에는 용감무쌍한 데마시아 군대라도 대응할 뾰족한 방도가 없었다. 왕국의 원로들은 마법을 무력화시키는 성벽의 힘을 전장으로 가져갈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그들은 조각가 듀란드에게 데마시아 군을 위해 페트리사이트를 사용한 보호 장비 제작을 의뢰했고 2년 후 듀란드는 역작을 공개했다. 

 

사람들이 그리던 모습과는 조금 달랐지만, 큰 날개를 가진 거대한 석상 갈리오는 데마시아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룬테라 전체에 데마시아의 힘을 상징하는 존재가 될 것이 분명했다. 마법을 상대로 싸우기 위해 군대가 출격할 때마다 갈리오도 함께했다. 군인들은 여러 대의 도르래, 강철 썰매, 수많은 황소를 동원해 석상을 전장으로 옮겼다. 이 페트리사이트 석상은 그 존재만으로 거의 모든 마법 공격을 무력화시켰고, 덕분에 한때 마법이 두려워 도망쳤던 데마시아인들은 드넓은 전장에서 마법 공격에 당당히 맞설 수 있었다. 침략의 기회를 엿보던 많은 적은 웅대하게 솟아올라 경외감마저 불러일으키는 거대한 석상의 모습에 사지가 마비된 듯 얼어붙었다.


 “마법을 먹는” 석상은 왕국에는 자신감을, 적들에게는 공포를 불어넣었다. 그러나 이 위대한 석상이 다량의 마력에 노출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신비로운 마법의 힘은 때로는 역사의 흐름을 바꾼다. 데마시아 군은 발로란 북쪽 푸른 송곳니 산맥에서 벌어진 녹서스 군과의 격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데마시아인들이 모르는 사이에 녹서스가 우수한 전투마법사들을 모아 5인조 정예 마법사 부대 ‘비전 주먹’을 조직한 것이다. 녹서스의 지상군이 데마시아 군을 깊은 계곡으로 몰아가면 ‘비전 주먹’이 마력을 담은 번개 공격을 데마시아 군에 퍼부었다. 게다가 충격적이게도 이 공격으로 인해 갈리오의 마법 보호막이 깨져버렸다.


 13일 동안 데마시아 군은 적의 맹공격을 받았고 살아남은 이들조차 시간이 갈수록 기력이 떨어졌다. 사기가 바닥을 쳤다고 느낀 그 순간, 아주 익숙하고도 신비한 폭발음이 우레와 같이 군인들의 귓전을 때렸다. 하지만 이번 폭발음은 마법사들의 공격과는 달랐다. 뒤이어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두 산맥이 서로 부딪히는 듯, 느리면서도 귀청이 터질 듯한 커다란 울림이 온 계곡을 흔들었다. 머리 위로 서서히 드리워지는 거대한 그림자에 잔뜩 겁을 먹은 데마시아 군은 곧 다가올 죽음을 예감하며 벌벌 떨었다. “나와 함께 싸워 볼 텐가?” 저 위에서부터 동굴 같은 굵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데마시아 군은 깜짝 놀랐다. 목소리의 출처는 그들 뒤에 서 있던 거대한 석상이었다. 


갈리오가 스스로 움직이고 말하고 있었다. 그동안 전장에서 흡수한 마법이 쌓여 생명을 얻은 것이었다. 멍하게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이해하려 애쓰며 넋 놓고 거인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들이 채 이해하기도 전에 남은 데마시아 군인을 없애기 위한 불꽃 덩어리가 정확하게 데마시아 캠프를 향해 날아들었다. 갈리오는 군인들 앞으로 몸을 던져 그들을 보호하고 돌덩어리 몸으로 공격을 받아쳤다. 불꽃이 날아온 쪽을 향해 몸을 돌리자 근처 산비탈에 있는 5명의 인간이 보였다. “적 마법사로군! 공격하겠다!” 갈리오가 소리쳤다. 갈리오가 산을 향해 다가가자 녹서스 마법사들은 발로란에서 온갖 돌을 녹이는 데 쓰였던 마법에 모든 마력을 집중했다. 



그러나 공격이 끝난 후 마법사들의 눈에 들어온 것은 마치 온몸으로 마법의 힘을 흡수한 듯, 눈을 감은 채 따뜻한 빛을 내뿜으며 그 자리에 우뚝 선 거인이었다. 갈리오는 곧장 맹렬한 기상으로 비탈을 올라가 비전 주먹 마법사들을 모두 바위투성이 땅으로 짓뭉개버렸다. 녹서스 군대가 꽁무니를 빼자 살아남은 데마시안 군은 승리의 함성을 내질렀다. 군인들은 목숨을 구해준 석상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려 했으나 석상은 어느새 움직임을 멈춘 채 늘 서 있던 그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고향으로 돌아온 후 생명을 얻은 석상에 관한 기묘한 이야기가 푸른 송곳니 전투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입을 통해 조용히 퍼져나갔다. 그러나 돌아오는 반응은 미치광이의 말을 들은 듯 아무런 대꾸 없는 불신의 눈빛뿐이었다. 결국 갈리오가 움직이는 것을 본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을까 두려워 입을 닫아 버렸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 이야기는 전설로 남았다. 


옛날 옛적 힘든 시간을 견디기 위해 누군가 지어낸 이야기로 여겨졌다. 데마시아 왕국의 성벽을 지키는 석상이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두 지켜보고 있을 거라 생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몸이 굳어 움직이는 못하는 동안에도 갈리오의 의식은 깨어있었고 다시 한번 전장의 흥분을 느끼고 싶은 욕망이 꿈틀댔다. 커다란 돌주먹을 적에게 날릴 때의 스릴을 잊지 못하는 갈리오에게 거대한 돌로 만든 육신에 갇혀 꼼짝 않고 서 있는 건 비극이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의 발아래를 지나다니며 자신에게 경의를 표하는 인간들을 조용히 지켜보는 일뿐이었다. 


마치 아련한 꿈을 꾸는 듯했다. 사람들을 지켜볼수록 그들에 대해 아는 건 없어도 마치 잘 아는 사이처럼 친근함이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한 명씩 사라지는 모습에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들의 자리를 새로운 육체에 깃든 새로운 생명이 대신하는 것 같았다. 익숙한 얼굴들이 어디로 사라진 건지 궁금했다. 전투가 끝나고 자신이 수리를 받았던 것처럼 아마 인간들도 어딘가로 보내 수리를 하나보다고 짐작할 뿐이었다. 어느 날 갈리오는 프렐요드 야만인들과의 전투가 끝난 후 길게 줄지은 사람들이 천으로 덮은 들것을 들고 도시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았다. 행렬이 그를 지나칠 때 덮어둔 천이 떨어지면서 한 젊은 군인의 생기 잃은 창백한 얼굴이 드러났다. 



갈리오가 본 적 있던 소년이었다. 석상은 왜 용감한 청년이 들것에 실려 돌아와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곧 그에 대한 슬픈 답을 깨달았다. 자신과 달리 인간은 겉만 다시 칠할 수 없고 손상이 생겨도 쉽게 고칠 수 없다는 것을. 인간은 약하고 유한한 존재라 자신이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이전까지는 그저 싸움이 좋아 싸우고 싶었지만 이제 그의 싸움에 목적이 생겼다. 바로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 후 갈리오가 참전한 전투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때로는 움직이지 않고 수백 년이 흐르기도 했다. 마법을 쓰는 적은 줄었고 그래서 그도 어스름한 백일몽 사이로 세상을 지켜보며 휴면상태에 있었다. 갈리오의 가장 큰 소망은 강력한 마법의 힘으로 다시는 잠들지 않는 것이다. 오로지 그때에야 데마시아의 영원한 수호자로서 자신의 임무를 완수할 수 있으리라.



단편소설


전쟁이 다가오고 있었다. 갈리오는 데마시아 군인들의 전쟁 준비를 지켜볼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마법의 힘을 느낀 게 언제인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출정은 여러 번 했지만 한 번 더 생명력을 느낄 기회는 얻지 못한 채 돌아왔다. 그러나 그의 몸이 굳어 있을 때도 그의 마음은 항상 요동쳤다.

전투의 긴장감을 온몸으로 느끼며 싸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하지만 갈리오는 그저 저 멀리에서 북방의 야만인 무리가 어수선하게 행진하는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데마시아 군대와의 일전을 위해 울레줄레 행진하는 군인들은 꿈처럼 흐릿한 감각으로 보기에도 오합지졸이었다. 갈리오는 프렐요드의 야만인들이 최근 점령지에서 저지른 만행을 수차례 들었다. 불안에 떠는 데마시아 사람들은 프렐요드인들은 누구도 살려두는 법이 없고 적의 머리를 베어 기이한 짐승들의 상아 위에 산처럼 쌓아 놓는다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야만인들은 갈리오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그는 더 큰 대상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뒤로 선 언덕만큼이나 거대한 어떤 것. 풀려나길 기다리며 성난 파도처럼 온몸을 들썩이는 요란한 움직임이 심히 기괴했다.




저게 대체 뭐지? 갈리오는 약간 들뜬 기분이었다. 저게 뭐든 간에 한 판 싸울 수 있으면 좋겠군.

그의 발아래로 완벽한 정렬을 유지한 데마시아 군인들이 승리를 다짐하는 구호를 외치며 전의를 다지고 있었다. 그들이 부르는 군가는 서로에게는 승리에 대한 자신감으로 들렸지만 이미 많은 군가를 들어 온 갈리오에게는 확신 없는 망설임으로 느껴졌다.

우리 군인들은 저 거대한 짐승과 싸우는 걸 두려워하고 있어. 내가 대신 싸워줄 수 있다면!

갈리오는 데마시아의 모든 군인을 그의 튼튼한 팔로 안아 올려 말해주고 싶었다. 괜찮을 거라고. 그가 나가 모든 적을 국경 밖으로 쫓아낼 거라고. 그러나 그 상태로는 불가능했다. 팔, 다리, 발톱, 모두 그의 모태인 돌처럼 차갑게 굳어 움직이지 않았다. 그를 움직이게 해 줄 기폭제가 필요했다. 눈 뜬 채 꾸는 꿈에서 그를 깨워 줄 강력한 마법이 필요했다.

이번엔 마법사가 있으면 좋겠군. 보통은 없지. 마법사가 없는 전투는 별로인데. 갈리오는 지평선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그를 끄는 소들이 탈진한 듯 콧김을 뿜어내자 그의 우려는 점점 커졌다. 모두 수십 마리나 되는 소들이 1마일마다 교대로 그를 끌고 있었다. 잠깐 동안 갈리오는 인간들이 싸움을 즐기는 사이 소가 모두 쓰러져 데마시아 외곽의 숲속에 혼자 남겨지는 상상을 했다.

그 때 마침내 그를 실은 수레가 전장의 가장자리에 도착했다. 그는 프렐요드의 야만인들이 절대 물러서지도, 협상하지도 않을 것임을 알았다. 갈리오는 조그마한 군인들이 서로의 방패를 걸어 단단한 강철 보호벽을 만드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소용없다. 저 야만인들이 데려온 정체 모를 짐승이 데마시아 군인들이 촘촘히 짠 무기를 단숨에 깔아뭉갤 것이 분명했다.

두 진영이 무기를 높이 들고 서로를 향해 돌진했다. 검이 부딪히는 소리, 도끼가 내리찍고 방패가 막는 소리가 들렸다. 군인들은 서로의 적을 베어 진창 속으로 처박았다. 갈리오가 익히 알던 씩씩한 목소리들이 엄마를 부르는 아이처럼 울고 있었다.

거대한 석상의 여린 마음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꼼짝할 수 없었다.

그러다 갑자기 눈부신 보랏빛 충격파가 전장을 휩쓸었고 많은 데마시아 군인들이 털썩 주저앉았다. 그때였다. 갈리오는 느낄 수 있었다. 손가락 끝으로 전해지는 익숙한 감각을. 차가운 석고상을 녹이는 따뜻한 정오의 햇살 같은 그 느낌을. 손가락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섬광이 한 번 더 번쩍이더니 더 많은 데마시아 군인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다시 생기를 얻은 갈리오의 감각은 놀랄 만큼 예민하게 반응했고 덕분에 무섭고 끔찍한 전투의 참상이 낱낱이 보였다. 찌그러진 갑옷 속 인간의 육신은 기괴한 모습으로 여기저기에 널려있었다. 많은 야만인들이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저 멀리 전열 뒤쪽에서 비열한 마법사가 다음 공격을 위해 마법의 구체를 굴리며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거기 있었군. 네놈 덕분에 내가 깨어났어. 네놈을 먼저 없애주지! 갈리오는 처음엔 고마움을, 그다음엔 분노를 느꼈다.

하지만 그의 관심은 다시 전장에서 가장 먼 곳에 있는 괴물 같은 형상에게 쏠렸다. 이제야 그 모습이 뚜렷하게 보였다. 두껍고 덥수룩한 털로 덮인 거대한 짐승. 그것은 강철 사슬에 묶인 채 몸부림치며 눈을 가린 커다란 두건을 떼어내려 머리를 맹렬히 흔들어대고 있었다.

갈리오는 씨익 웃었다. 내 주먹을 상대하려면 저 정도는 돼야지.

눈을 덮고 있던 가리개를 걷어내자 번들거리는 까만 눈 아래 으르렁거리는 납작한 주둥이가 드러났다. 앞을 보게 된 짐승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파괴할 거라고 선언하듯 무시무시한 포효를 내뱉었다. 조련사가 사슬을 풀자 커다란 짐승은 데마시안 보병들을 향해 달려와 잘 벼린 칼처럼 날카로운 발톱을 휘둘러 열 명이 넘는 데마시안 군인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갈리오는 충격에 휩싸였다. 쓰러진 군인들은 조그만 아이였을 때부터 그가 지켜온 이들이었다. 갈리오는 인간들이 애도하고 슬퍼하듯 그들을 위해 울고 싶었다. 하지만 냉정해야 한다. 그의 존재 이유는 애도가 아니다. 갈리오는 자신의 목표와 애타게 기다려온 싸움이 줄 스릴에 집중했다. 저 거대하고 역겨운 짐승에게 한 방 날리고 싶어 손이 근질근질했다. 생명의 기운이 그의 몸속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었다.

그래! 바로 이 느낌이야!



놀라운 생기의 감각은 그의 팔과 머리를 지나 다리를 훑고 지나갔다. 백 년 만에 다시 움직일 수 있었다. 사람들이 처음 듣는 소리가 계곡 구석구석에 울려 퍼졌다.

바로 석상 거인의 웃음소리였다.

전장으로 뛰어든 갈리오는 조잡하게 만들어진 적의 공성 무기들을 한 방에 저 멀리 날려버렸다. 최전방을 향해 돌진하며 길을 막는 건 모두 박살 내는 거인의 모습에 아군, 적군 가릴 것 없이 모두 멍하니 입을 벌린 채 쳐다보았다. 갈리오는 군인들이 싸우는 아수라장을 벗어나 광분해 날뛰는 괴물에게 달려갔다. “반가워, 큰 짐승” 깊게 울리는 소리로 그가 말했다. “내가 널 박살 내도 되겠지?”

괴물은 마치 도전을 받아들이겠다는 듯 커다란 머리를 뒤로 젖히며 울부짖었다. 두 거인은 땅이 흔들릴 정도로 맹렬히 서로에게 덤벼들었다. 짐승은 어깨로 갈리오의 복부를 향해 돌격했다. 하지만 곧 쇄골을 움켜잡은 채 땅으로 쓰러져 고통에 찬 신음을 내질렀다. 갈리오는 바닥에 뻗은 상대를 밟고 섰으나 벌써 놈의 숨을 끊어놓고 싶지는 않았다.

“자, 너무 기분 나빠 하진 말고. 시도는 좋았어. 이제 한 번 더 날 쳐봐.” 간절한 손짓과 함께 갈리오가 말했다.

천천히 일어난 짐승의 두 눈은 분노로 이글거렸다. 짐승은 모든 힘을 그러모아 갈리오를 쳤지만 발톱으로 갈리오의 머리 부분을 할퀴는데 그쳤다.

“내 왕관을 깨뜨렸군." 갈리오는 제대로 된 싸움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들떠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갈리오는 주먹을 곤봉처럼 흔들며 온 힘을 실어 짐승을 향해 날렸다. 페트리사이트로 만들어진 주먹이 짐승의 살에 부딪히자 짐승의 뼈 으스러지는 소리가 났다.

짐승은 눈을 감은 채 울부짖으며 이리저리 휘청거렸다.

갈리오는 짐승의 척추를 부러뜨리려 거대한 돌덩어리 팔로 짐승의 허리께를 잡고 몸통을 비틀었다. 하지만 짐승은 몸을 구부리며 갈리오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곤 조심스럽게 주위를 빙빙 돌며 서서히 뒤로 물러섰다.

“기다려! 우리 싸움의 끝은 봐야지” 갈리오가 고함쳤다. 그는 짐승이 다시 돌아오길 기대하며 놈을 쫓아 육중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그때, 멀리서 데마시아 형제들의 희미한 울음소리가 바람에 실려 들려왔다. 갈리오는 수백 피트나 짐승을 쫓아가는 바람에 어느새 전장에서 멀어져 있었다. 짐승과 싸움을 계속하고 싶었지만 데마시아 군에겐 그가 필요했다.

갈리오는 아쉬움을 담은 눈빛으로 커다란 짐승이 절뚝거리며 멀어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여기서 헤어져야겠군. 큰 짐승.”


몸을 돌린 갈리오는 쏜살같이 전우들에게 달려갔다. 절반도 넘는 군인들이 바닥에 쓰러져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한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갈리오는 즉시 그 힘의 정체가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마법과 같은 것임을 알았다.

갈리오는 사악한 마법사를 처리하러 가기 전, 군인들의 얼굴에 어린 공포를 보았다. 그는 자신이 할 일과 그것이 불러올 결과를 잘 알고 있었다.

높이 뛰어 올라 마법사에게 돌진해 그의 주문을 멈추고 놈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남은 적들은 공포에 질려 무기를 버리고 이리저리 도망갔다.


마법의 힘이 사라지면서 갈리오의 마음속에 여러 감정이 오갔다. 그를 움직이게 만들었던 생명의 힘이 몸에서 빠져나가고 있었다. 수많은 생명을 구하고도 언제 끝날지 모를 잠 속으로 다시 끌려가고 있었다.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살아있는 것이라면 모두 가지고 있는 생명의 힘은 왜 자신에게만 없는 걸까? 어째서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걸까? 그의 창조주가 의도한 결과일까? 온몸을 마비시키는 차가운 어둠의 포옹이 그를 다시 덮치고 있었다. 그 순간 그는 깨달았다. 비록 짧은 경험이었지만 생명은 그 자체로 신비로운 것이며 위대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이 깨달음은 그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지킬 것이다. 마지막 날까지. 그의 단단한 주먹으로 세계의 모든 마법사를 없애버리는 날까지. 그래서 데마시아의 석상 파수꾼이 더 이상 깨어날 필요가 없을 때까지.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