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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빡침 레전드 - 결혼 왜 했나 싶습니다.. 본문
굳이 가지 않아도 된다면서도 출산이 얼마 안남았고 의사들도 예정일 보다 빨리 태어날 거 같다는데 출장을 꼭 가야 된다 하더라.
나도 중학교 선생님이지만 뱃속에 아가들 쌍둥이여서 그런진 몰라도 더 힘들어서 겨우겨우 육아휴직 받고 쉬고 있는데 때론 걷기도 너무 힘들다.
다리가 퉁퉁 붓고 숨쉬기 힘들어서 가슴 옆쪽에 고통이 너무 심해 병원에 가니 갈비뼈가 부러질 수 있다 하던데 말만 미안해 미안해 내가 집안일 다 하고 정말 잘할게. 그 와중에 아내로서 도리는 다 바라고 나 너무 힘들다는데. 잠도 제대로 못자고 밥도 위가 많이 작아진 탓인지 먹기도 힘들고 가진통에 엉엉 우는데 가부장적인 우리 아빠가 굳이 가야 겠냐고 물을 정도였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너무 힘들다. 지금도 치면서 손이 퉁퉁 부어있다. 출장이 짧은 것도 아니야 4개월간 나가있어야 한대. 정말 좋을 거 같더라. 회사에서 밥도 잠자리도 다 좋은 곳으로 준다니까. 애기낳고 백일동안 아프고 힘들어 하고 할동안 남편은 내 곁에 없는 거네.
벌써 부터 너무 우울하다.
이럴거면 나랑 결혼했냐고 화냈다
난 그냥 네 애새끼 낳아주는 거에 불과하냐며 그랬다.
너도 조카 있어봐서 알잖냐며 하루에 한두시간 간격으로 애는 울어대고 내 손목 나가고 지금도 너무 힘든데 왜 넌 멀쩡한데다 나까지 두고 가버리는 거야.
시댁에서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사개월이나 나가있으니 시누이가 난리가 났다 니가 지금 미친거 아니냐며 임신한 와이프 두고 어디를 가냐고 연락이 오고 어머님도 내 안부 먼저 물으시더라 괜찮냐며 아무말도 못하시더라.
그럼에도 가버렸다.
나 너무 힘든데 이혼생각 밖에 안난다며 남편인데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 전화로 어머님한테 울어버렸다. 결국 어머님 오셔서 몸에 좋다는 거 해주시는데 가진통도 이삼십분 마다 오는 느낌이라 많이 아프고 도무지 밥이 안들어 갔다.
내가 가장 힘들때 옆에 없는 남편 같은건 나도 필요 없다. 어머님이 잘해주셔도 이혼할거고 애들 얼굴 한번 안보여 줄거라 그랬다.
이렇게 배가 불러서 돈 안번것도 아니고 시댁에도 남편 부모님이라고 정말 잘했었다. 시킨거 다하고 어머님 생신상도 내가 차려드렸다. 본인은 안하면서 며느리니까 해야돼를 그래도 남편이라고 참고 있었다.
결국 애들은 태어났고 진통 15시간 동안 남편은 옆에 없었고 제왕절게를 했고 시댁에서 돈 준거 필요 없다며 돌려 보냈고 친정에서 산후조리원에 4주 정도 있었다. 이따끔 하혈 하고 극심한 허리와 갈비뼈에 통증에 병원에도 들락날락 거렸다. 그리고 산후도우미도 불러다 이주 정도 친정 엄마랑 아이를 키웠다.
잠못자서 너무 힘들고 손목이 붓고 아직도 제왕절개한 부위가 너무 아프더라. 결국 엄마 아버지 속상하게 힘들어 엉엉 울어버렸다. 남편한테는 매일 같이 연락이 오는 거에 우리 애 너무 아프고 못살겠다며 우는 데 넌 어딨냐며 엄마는 화내셨다. 그리고 남편이 왔을때 친정집에 한발자국도 들이지 않았다. 이혼하자며 말을 하자 찾아오고 열어달라며 빌고 애들 얼굴이나 보여달라며 내가 잘못했다고 하는 거에도 열어주지 않았다. 자기는 이혼 못한다는 거에 법원 가서 보자고 했지. 좋은 아빠 둘째치고 좋은 남편도 안되는 사람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싫었다.
어차피 맞벌이인데도 집안일 같이 하지도 않고 시댁에는 잘 하길 바라고 그랬던 사람인데 오히려 잘 되었다며 애써 다독였다.
미안하다고 몇 주간 찾아오더니 나 때문에 엉망으로 지내고 술마시고 그런다며 시댁에서 연락이 와서 시누이가 나같은 일 겪었으면 당장 화내실 분 아니냐며 역시 며느리의 심정 따위는 중요하게 생각도 안했다고 그랬다. 이혼소송 절차 과정에 있다.
그냥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 주저리 주저리 써본다. 내가 무너지면 우리 부모님 더 힘드실테니 정신 차려야 하는데 종종 오열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가니까 기력이 없다. 그 사람도 회사에서 못된놈으로 찍혔다는 소식에 잘되었다는 생각만 든다. 안가도 되었던 출장을 임신한 와이프 두고 간 남자라 하더라. 안가도 되었던 출장이 죽어갔던 나랑 갓 태어난 우리 애기들 보다 중요했던 거겠지. 아침부터 너무 힘들다. 가끔은 이제 그냥 쉬고 싶어 나쁜 생각도 든다. 그러면 안되겠지 버텨야겠지.
++후기
후기랄 것도 없습니다.
아프고 힘든 상황에 푸념으로 늘여놓은 이야기 어떻게 썼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울고 있는 아이 달래주다 이렇게라도 털어 놓고 싶어 울면서 썼기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오타가 난 것에 중학교 선생님이 맞냐 맞춤법 보라 하는 많은 댓글을 명심하겠습니다. 앞으로 글 쓸 때에는 어느 순간에라도 가르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조심하겠습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잠시 자는 터라 이렇게 올립니다.
많은 응원 댓글들 정말 감사합니다.
조금이라도 더 버티자 힘내자 하는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게 안좋은 댓글을 남겨 주신 분들 신고했습니다.
이미 다 캡쳐 끝낸 상태입니다.
제 남편 좋은 직장에 다니는 것도 아니고 제가 돈 적게 벌어온다고 뭐라고 한 적도 없습니다.
다리가 부종이 너무 심해 휠체어 타고 있는 아내에게 제삿상 차리라 말을 하고 갈비뼈에 통증에 숨을 못쉬겠는 아내에게 어머니 생신상 차리라 말을 한 사람입니다.
본인은 하지 않았지요.
저희 부모님 생신을 물론 챙겨드리지 않은 사람입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김치녀나 충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도 안듭니다.
밥은 꼬박 차려주었고 며느리로서 도리를 다했고 돈 벌어 오는 걸로 뭐라고 한 번 한적이 없습니다.
원 글에는 적지 않았습니다.
상사가 출장 가지 않아도 된다고 직접 이야기 까지 했다는 걸요.
의사가 아내 분이 출산 도중 어떻게 되실 지 모른다며 꼭 곁에 있어달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이들 얼굴도 못보고 떠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을 했습니다.
갈비뼈도 부러질 수 있는 상황에 당시 폐와 간에도 이상이 생긴 상태였었습니다.
그럼에도 출장을 간 사람에게 전 화도 내면 안되는 겁니까?
아내가 죽을 수도 있고 아이들이 태어나는 그 상황에 가지 않아도 되는 출장을 간 사람에게 전 화를 내면 안되는 겁니까?
대체 제가 어디까지 이해를 해줘야 김치녀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런지요.
남편분들 몸이 아프심에도 아내가 친정에 와서 자기는 놀면서 남편에게 일을 당연하게 시키고 아파서 울고 있는데 괜찮아? 하며 말로 위로해 주면서 얼른 가서 돈벌어라 하는 입장이 되어 보시면 어떠실거 같습니까. 사망 가능성이 있는 수술을 앞에 두고 가지 않아도 되는 출장을 아내분이 필리핀으로 사개월 동안 간다고 하면 어떻게 하실겁니까.
제가 대체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욕을 먹어야 하나요.
지금도 눈물이 나와 제대로 쓰고 있는 건지 조차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런 댓글들을 남기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남편 필리핀으로 사개월 동안 출장을 갔습니다.
거기서 뭘 했던 신경을 쓰지 않을 겁니다.
이젠 그 사람 얼굴도 보기 싫습니다.
남편이 어딜 가서 뭘 했는지 알면서도 그냥 이번만 넘어가주면 안되겠냐고 하는 시댁은 더욱 보기 싫습니다.
시댁은 죄도 없는데 너에게 무시당하도 되냐니요.
그럼 제가 지은 죄가 어디있길래 시댁은 저에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지금은 아이들이 태어난지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흐른 상황입니다.
아직도 몸이 안좋지만 미역국 많이 먹고 견디려고 열심히 한 탓인지 그래도 많이 호전되어 좋아져 있는 상태입니다.
골반이 아프고 제왕절개 부위가 쑤시고 허리가 아프고 손목이 아프고 이 정도는 아이를 키운 어머니 분들은 다 겪으실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는데도 남편과 시댁이 싫습니다.
위로를 받으려고 올린 글도 아니고 그저 조금이라도 털어 놓고 싶어져서 올린 글들입니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리지만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욕을 먹을 줄은 몰랐습니다.
인터넷 상이라고 댓글들이라고 상처 안받는 거 아닙니다.
오히려 더 상처 받아 솔직히 지금 많이 가슴이 아픕니다.
좋은 댓글 남겨주시고 힘이 되주신 분들을 보아서라도 몸이 아픈 것도 금방 털어내고 이겨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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