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썰] 두달동안 누워있으면 자연스레 1주일 휴가 받는 꿀보직 비행대대 행정병

물론 3개월 더 기니까 그거만으로도 꿀이 아니긴 하겠지만...

나는 광주공항에서 근무했음.

147내 TO는 기수 전체 인원(1200 남짓?) 중 딱 한명 나오는 특이케이스여서

가고 싶은 곳을 지망해서 가는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그냥 찍어주는 대로 가야 했다...

일단 업무 면으로는... 비행대대는 기본적으로 인원이 적음.

육군이라고 하면 대대 인원은 500~600명 정도 되겠지만 공군은 편제 개념이 다르다.

그나마 우리 대대는 CRT(전투조종사들 최종 과정) 대대라서 유동 인원이 많은 편에 속했지만, 기본 인원은 30명 안팎.

인원 구성은 조종사 20+, 부사관 3+, 병사 9+.

그런데 그 대대를 지원하는 행정계 인원이 장교, 부사관, 병사까지 해서 5명.

자연히 업무량은 적은 편이다. 공군은 병사들도 인트라넷 메일 계정 다 하나씩 만들어지기 때문에 간부 메일 돌려쓰고 할 일도 없음.

업무와 별개로 병사는 기본적으로 간부들과 부대끼는 일이 가장 힘들고 고달프다. 특히 부사관이 잘못 걸렸을 경우.

그런데 비행대대는 병사들이 업무/생활 면에서 조종사들(소령~중위)과 직접적으로 소통하기 때문에 부사관이 끼어들 일이 별로 없음.

업무적으로 부사관을 거칠 부분이 거의 없어서 대대 내에서 부사관의 발언력이 굉장히 제한적.(매우 중요) 

대대 선임부사관의 계급이 보통 중사인 것만 봐도...

 

조종사를 직접 지원하는 작전계의 경우는 소령, 짬대위들이 병사들을 직접 커버해주기 때문에 부사관이 컨트롤 하기 힘들다.

행정계도 조종사들 일만 잘 도와줘도 잘 풀린다.

사실 비행단 전체가 비행대대의 전투기를 띄우는 걸 중심으로 돌아가는 만큼 크고 작은 부분에서 득을 보는 부분이 굉장히 많다.

대대 시설도 기본적으로 장교, 그 중에서도 공군의 핵심보직인 조종사들을 위한 곳이니만큼 쾌적한 편일 수밖에 없다.

에어컨 완비, 자체 샤워실, 비데(...), TV, 소파와 간식거리가 완비된 휴게실, 냉장고, 부엌.

특히 휴게실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 행정계 병사의 주요 업무가 바로 이 휴게실을 관리하는 것일 정도니까.

비행단의 BX(비행단은 Post가 아니라 Base기 때문에 Base EXchange)에서 간식과 음료수를 떼어와서 진열해두고, 자율판매하는 방식.

기록해두고 월말에 결산한다. 구멍이 많이 날것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다들 정직하게 기록하고 먹는 편.

그건 다 장교들을 위한거지 병사들을 위한 건 아니지 않냐고?

장교들은 일과시간만 여기서 보내겠지만, 병사들은 휴식시간도 여기서 보낼 수 있다.

특히 주말에는 감독 인원이 없다. 사관이고 뭐고...

모든 간부들이 돌아간 비행대대는 대대 병사들의 광란의 파티장으로 변한다.

주말에는 대대로 올라와서 에어컨 틀어놓고~

소파와 침대에서 널브러져서 과자랑 음료수 까먹으면서 TV 보거나 플스로위닝 하거나 PSP/닌텐도 하거나 책 보거나......

식사가 별로면 대충 먹고 BX 가서 재료 사와서 뭐 만들어먹거나 라면 끓여먹거나...

그러면서 두달 보내고 나면 1주일 정도 휴가 다녀오고 뭐 그런 식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