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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 챔프 설명,템트리,능력치,스킬,스토리] 잭스 본문
챔프 설명 및 템트리
챔프 능력치
챔프 스킬
챔프 스토리
무기의 달인을 자처하는 잭스는 수수께끼에 둘러싸인 무술가이자, 빼어난 실력, 날카로운 독설로 이름 높은 용병이다. 세상의 거의 모든 무기를 독보적인 수준으로 다루지만 그는 가로등 같은 일상 소품을 들고 전투에 임한다. 이는 상대에게 실력 발휘할 여지를 주고 싶어서라고.
단편소설
잭스는 손잡이가 긴 창을 무릎에 걸친 채 다리 한가운데 앉아 있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때와 비교해 데마시아는 거의 변한 것이 없었다. 데마시아는 국경 수비에 철저했고 그 덕에 꽤 쓸만한 전사들을 배출했다. 잭스는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읊조렸다. “흥! 모두 쓸데없는 짓. 조금만 기다려라. 부드럽게 빛나는 내 가로등에 묻은 너희들의 피를 닦아내 줄 테니!” 그러고는 비에 젖은 난간을 툭 치며 전투복 주머니 안으로 손을 넣어 삶은 달걀을 꺼내 들었다. 그날만 벌써 세 개째였다. 잭스는 계란을 돌다리에 톡톡 두드려 단번에 껍질을 벗겨냈다. 그때, 맞은편에서 전사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잭스와 다음 대결을 이어갈까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잭스는 마스크를 위로 휙 올린 채 계란을 덥석 베어 물었다. “후우.” 숨을 한 번 깊게 몰아 쉬고는 너른 지평선으로 뻗어있는 데마시아의 광활한 대지를 바라보았다. 잘 익은 곡식들이 바람결에 일렁이고 있었다. 잭스의 표정은 이내 시무룩해졌다. 탄식이 베인 깊은 숨을 한 번 더 몰아 쉬었다. 평화로운 왕국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고향을 향한 그리움이 진하게 밀려들었다. 이케시아, 그곳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왕국이었다. 잭스는 애써 그 기억들을 떨치려 했다. 옛 생각은 정신만 산란하게 할 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잭스도 잘 알고 있었다. 입고 있는 전투복은 무게가 엄청났다. 아무리 강렬한 태양빛도 이 전투복을 뚫을 순 없다. 얼룩덜룩하여 다소 흉물스러운 잭스의 살갗은 철저히 옷 아래에 가려져 있다. 어떤 부분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잭스조차 자기 피부가 어떤 모습인지 잘 알지 못했다.
북쪽의 눈 덮인 산맥으로 매서운 칼바람이 휘몰아치자 저 멀리 광활한 대지와 마을 위로 세찬 비가 쏟아졌다. 잭스가 지나온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깨끗했다. 그러니 이 폭우는 아마 남쪽에서 시작했으리라. 진원지가 어디든 비가 내리면 다리의 돌 바닥이 무척 미끄러워진다. 대결을 앞둔 잭스에게 이는 분명히 위험 요인이었다.
상대에게도 마찬가지겠지. 하지만 악재라 할 정도는 아니었다. 잭스는 오늘 데마시아의 괴물들을 상대하려면 이 정도 위기쯤은 너끈히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갑옷이 덜거덕거리는 소리와 함께 휙 하고 칼날이 공중에서 날카롭게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잭스는 남은 계란을 한입에 우겨 넣고 손가락 하나를 세워 들었다. 츄르릅, 입술을 가볍게 핥아낸 뒤 걷어 올린 마스크를 다시 쓰고는 바로 앞의 데마시아 전사를 올려다 보았다. 상대는 위협적일 만큼 건장한 체구를 자랑했다. 넓은 어깨는 물론 양팔 역시 무척 단단해 보였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강철 갑옷으로 무장한 그는 길다란 양날 검을 들고 있었다.
칼 놀림이 무척 능숙해 보였지만 잭스는 동요하지 않았다. 그 정도는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봐, 자네 아주 힘이 넘쳐 보이는데? 강철 자작나무 숲을 몽땅 작살내고도 선술집에 쳐들어가 난투극까지 벌일 수 있겠어!” 잭스가 비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데마시아 전사가 받아 쳤다. “쓸데없는 소리로 시간 낭비는 그만 두시지. 이 괴물 같으니라고!” 그가 이렇게 거리낌없이 내뱉은 것은 잭스를 보통 상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잭스는 한심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자신에게 덤비다 나가떨어진 열다섯 명의 패전 용사들로부터 아무 언질을 받지 못한 상대가 안쓰러울 뿐이었다. “괴물?” 잭스는 가볍게 몸을 일으키며 실소를 뱉고는 말을 이어갔다. “그렇다면 진짜 괴물의 위력이 어떤 건지 똑똑히 보여주지! 그런데 이걸 어쩌나. 다른 자들에게 자네가 본 것을 전하려면 명줄을 꽉 붙잡아야 할 텐데……그건 좀 힘들 것 같아서 말이지.”
잭스는 가로등을 좌우로 흔들면서 어깨 근육을 가볍게 풀었다. 그럴 필요까진 없었지만 이미 다른 상대들과 네 시간 넘도록 전투를 벌인 후였다. 데마시아 전사는 이 사실로 미루어 잭스를 비교적 수월하게 제압할 수 있으리라 예상했다.
“데마시아를 위하여!” 우렁차게 기합을 넣은 양날 검의 적수는 힘차게 잭스를 공격해 왔다. 한 손으로 검을 휘두를 만큼 상대는 제법 날쌔고 강했다. 허나 잭스도 상대를 훤히 꿰뚫고 있었다. 너무나 뻔한 패턴이었다. 첫 번째 공격은 물론 연이은 두 번째, 세 번째도 손쉽게 막아냈다. 이어서 상대편 가드 쪽으로 돌진하여 팔꿈치로 전사의 헬멧 측면을 가격했다. 그러자 갑옷의 금속 장신구가 힘없이 떨어져 나갔다. 적수는 고통에 찬 신음을 토하며 한쪽 무릎을 구부린 채 쓰러졌다. 잭스는 상대에게 시간을 주었다. 데마시아 전사는 투구를 벗어 강물 아래로 휙 던져 버렸다.
전사의 머리 일부가 피로 흥건했다. 그런데 이런 공격을 당한 순간에도 전사는 침착하게 분노를 다스리고 있었다. 잭스는 여기에 깊게 감명을 받았다. 데마시아인은 규율에 엄격한 것으로 유명하다. 변함없는 그들의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상대는 차분히 숨을 고르더니 다시 한 번 잭스를 향해 돌진했다. 상하좌우로 긴 검을 공중에 그으며 거침없이 공격해왔다. 잭스는 가로등을 자유자재로 휘둘러 이 모든 공격을 막아냈다. 날아드는 검의 방향을 바꿔버리는가 하면 상대의 팔과 다리를 향해 반격을 가했다. 왼쪽으로 공격하는 척, 상대 다리에 가로등을 걸어 완전히 넘어뜨렸다. 그 순간 잭스가 가로등의 뭉툭한 끝으로 적수의 배를 찔렀다. 전사는 곧바로 훅 소리를 내며 웅크리더니 거칠게 몰아 쉬었다.
“어때, 이 정도면 충분하지?” 잭스가 물었다. “원한다면 손의 위치 정도는 바꿔줄 수 있지.”
“천만에. 난 데마시아 전사다! 적의 도움을 받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했으나 특유의 기개만큼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굳은 절개도 잭스의 공격 앞에 산산이 부서질 참이었다. 엄격한 규율과 빛나는 기술을 가졌대도 속수무책이었다. 머리 쪽을 향한 전사의 공격에 잭스는 홱 수그린 채 재빨리 가로등을 한 손으로 잡았다. 곧이어 상대편 칼날 밑으로 원을 그리며 가로등을 힘껏 던진 후 전사의 손목을 비틀었다. 그러자 데마시아 전사의 양날 검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뒤틀린 채 공중으로 휙휙 돌아갔다. 잭스는 재빨리 그것을 잡아챘다.
“키야, 이거 한손에 쏙 들어오는 게 아주 괜찮은데?” 검을 공중에서 빙빙 돌려가며 그가 덧붙였다. 칼잡이 달인이 보여줄 법한 놀라운 기술이었다. “보기보다 훨씬 가볍네.”
데마시아 전사는 단검을 꺼내어 잭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잭스는 전사의 무모함에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고는 검을 다리 밑으로 힘껏 내던지면서 상대의 맹렬한 찌르기 공격을 날렵하게 피해갔다. 잭스는 연이은 공격에 고개를 숙이는 척하며 오른쪽 손바닥으로 상대의 왼쪽을 향해 마지막으로 치명적인 일격을 날렸다. 데마시아 전사는 이내 강물 쪽으로 나가 떨어졌다.
“수영을 할 줄 알아야 할 텐데.” 상대의 손목을 비틀며 잭스가 말했다. 그 다음 양발을 들어올려 몸체를 뒤집어서 난간 밑으로 홱 던졌다. 전사는 순식간에 강 아래로 추락해 버렸다. 상대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잭스는 가로등을 바닥에 내려 놓았다.
“다음은 누구 차례지?” 잭스가 물었다.
“저인 것 같군요.” 다리 너머로, 낯선 여자가 잿빛 말을 내려오며 대답했다. 말의 옆구리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었고 그녀의 망토는 먼지로 가득했다. 바람을 가르며 거침없이 달려온 듯 보였다. 실버강으로 된 흉갑을 걸친 채 엉덩이께에는 칼집에 싸인 긴 검을 차고 있었다.
그녀는 이내 잭스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 과하지 않도록 절제된 동작과 완벽한 균형감에서 강한 자신감이 보였고, 다소 여윈 체구는 어두운 진홍빛 머리칼와 어우러져 귀족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그러나 그 눈빛만큼은, 누구도 용서하지 않을 것처럼 매서웠다. 오직 상대의 죽음만을 경고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넌 누구냐?” 호기심에 사로잡힌 잭스가 물었다.
“난 로렌트 가문의 피오라.” 무엇이든 단번에 베어버릴 듯한 은빛 칼날을 꺼내 들며 그녀가 대답했다.
“한 가지 더. 이 다리는 내 구역이지.”
잭스는 마스크 아래로 희미하게 웃음을 흘렸다.
드디어 싸워볼 만한 상대가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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